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갈릴레오 총서 3
사이먼 싱 지음, 박병철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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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ⁿ+yⁿ=zⁿ :n이 3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 옮기지는 않겠다.`(91쪽)

17세기 초에 살았던 아마추어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는 자신이 증명해낸 문제들을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를 던지듯이 그렇게 풀어보라고 던져놓으면서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고 하는데, 위에 서술된 이 문장도 그가 남겨놓은 수많은 문제들 중의 하나였다.

이것을 증명해내기 위해 수많은 학자들이 도전을 했고, 실패하면서 300년이 흘렀고 이 문제는 수학자들에게 있어서 뭐랄까 마치 에베레스트산 등정과도 같을까? 아니 그보다 더 어려운 과제가 되어있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것은 물리학에서 원자의 세부구조를 규명한 것과 생물학에서 DNA구조를 규명한 업적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345쪽)

위대한 발견이라고 일컬어지는 원자구조의 발견과 DNA 구조의 발견과 맞먹는다고 설명하는 이 난제를 드디어 오늘날에 이르러서야 풀어냈다고 하는데, 그 주인공은 영국의 수학자 앤드루 와일즈였다. 그는 초등학생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문제를 접하고 거기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어쩌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기위한 운명을 타고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어쩌면 승자의 한마디가 아닐까? 이 문제에 도전했던 역사상의 수많은 인물들이 야심차게 도전했고 운명이라고 생각했지만 스러져간 그 현장에서 그와 같은 말을 하고도 의심을 받지 않은 인물은 승자 앤드루 와일즈가 아닐까?

어쨌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처음에는 사실 수학자들이 분류해 범주에 따르면  ‘중요한 정리’ 축에는 속하지 않았다. 단지 “나만큼 똑똑한 수학자가 있으면 한번 나와보라구 그래!”라는 페르마의 도발에 당당히 맞설 수 있다는 매력이 존재했을뿐…….

그렇게 수학자들에게 단지 매력적인 것에 불과했던 이 ‘정리’는 본의 아니게 수많은 수학적 업적을 낳는데 기여한다. 오일러라는 수학자는 n이 3일 때의 조건을 만족시켰는데,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탄생시킨 허수의 개념은 현재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 후 n의 자리를 정수로 풀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그것과 관련된 풀이법은 고스란히 현재의 수학적 기술로서 발전되어나갔다. 그러나 여전히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해결은 불가능해보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던 19세기의 끝자락에서 논리수학자들은 숨고르기를 위한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지금까지의 수학적 논리를 엄밀히 새로 증명해보고 재확립시키는 작업이었다.

그러던 중 버트란트 러셀이라는 수학철학자는 공리가 참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참이 될 수 없는 역설을 발견해내게 되고, 괴델은 완전하고도 모순 없는 수학체계를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론을 제기하면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도 이 범주에 포함되어 증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그 사이 일본에서는 획기적인 발견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수학적으로 거리가 멀다고 생각되는 두 분야가 원래는 하나라는 가설이 제기된다. 그 두 분야는 타원방정식 분야와 모듈분야였는데, 타원 방정식의 해를 쉽게 구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E-급수와 모듈의 대칭성을 설명하는 M-급수가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이라고 일컬어지는 이것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크게 인정받지 못하지만, 여러 수학자들의 세계에서 이것을 증명한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서 다른 이론을 제의하는 것이 발전시킬 만큼 엄청나게 중요한 이론으로 부상한다.

그리고 게르하르트 프레이라는 수학자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타원 방정식으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을 증명하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증명된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y2 = x3 + (AN - BN)x2 - ANBN

그 당시 타원을 전공했던 앤드류 와일즈에게 이 사실은 또 한 번의 운명을 확신하는 사건이었으리라. 마침내 그는 수수께끼를 풀기위한 대장정에 돌입한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7년 동안 이어졌다.  

그는 귀납법을 통한 증명을 하기로 가닥을 잡고, 프랑스의 비운의 수학자 갈루아의 군론을 차용하는 동시에 그것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기 위해서 처음의 몇 년간은 자신이 사용할 수학적 스킬의 연마에 집중한다. 그리고 풀리지 않아서 고민하여 학회에 참석했을 때 알게 된 <콜리바긴-플라흐의 방법>또한 적용한다.

“저는 계산을 시작하면서 어떤 패턴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무작정 계산만 할 것이 아니라 계산 자체가 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제가 염두에 두고 있는 특별한 수학 분야에서 그 동한 통용되어 왔던 개략적인 개념에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조화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많은 책을 읽어야 했지요. 그러다 보니 기존의 개념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하나씩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개념은 약간의 수정만 가하면 문제점들이 해결되었지만, 개중에는 전혀 쓸모없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완을 해나가던 중 저는 무언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64쪽)

“막다른 길과 마주치거나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지루한 수학적 사고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려면 한 문제에 완전히 집중한 채로 엄청난 시간을 인내해야만 합니다.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그 문제만 생각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완전한 집중, 그 자체지요. 그런 다음에 생각을 멈추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 무의식이 서서히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때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게 되지요. 완전 집중 뒤의 휴식- 이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264쪽)

“자나 깨나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저는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과 함께 살았습니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제 마음 속에는 계속해서 동인한 과정이 되풀이되고 있었지요.”(268쪽) 

“풀리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에 제가 어떻게 그토록 집요하게 매달릴 수 있었는지 의아해하실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저 이 문제와 싸움을 벌이는 그 자체가 즐거웠어요. 완전히 몰두했던 거지요. 제가 생각하는 방법을 초지일관 밀고 나가면,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이나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하지 못한다 해도 결국엔 무언가를 증명하게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가는 길은 분명 막다른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훌륭한 수학이었고, 또 항상 그래왔습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결국 증명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292쪽)

나는 그가 말하는 비결을 한 문장도 놓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학생들도 서울대 수석합격자의 비결(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을 듣는 것보다 앤드류 와일즈가 이야기하는 바로 이것이 훨씬 더 값어치가 있을 것이다. 앤드류 와일즈. 그는 비로소 전 세계에 자신이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했노라 발표하지만 하나의 증명오류로 인하여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야만 하는 지경에 이른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사람이란, 증명의 ‘대부분’을 완성한 사람이 아니라 증명을 ‘끝낸’ 사람을 뜻한다. 오류를 수정하지 못한 채로 세상에 공개한다면 전 세계의 수학자들이 벌 떼처럼 모여들어 와일즈에게 질문을 퍼부을 것이 뻔했다. 그렇게 되면 와일즈는 사람들을 일일이 상대하느라 문제에 집중할 수 없게 되고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와일즈가 투자했던 7년의 세월을 공짜로 버는 셈이 된다.” (331쪽)

위기에 직면하였고 도무지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근본적으로 왜 틀렸는지 확인해 보았다던 그 순간에 그는 자신이 오래전에 폐기처분했던 한 수학이론을 적용했고 마침내 그의 눈 앞에는 모든 진실이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처럼 그토록 기다리던 답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9월 19일 월요일 아침이었지요. 저는 책상에 앉아 콜리바긴-플라흐의 방법을 검토하고 있었지요. 저의 증명을 되살려낼 자신은 없었지만 적어도 그것이 ‘왜’ 틀렸는지는 알아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졸지에, 모든 것이 제 눈앞에 확연히 드러나더군요.” (339쪽)

그는 체념한 생태에서 자신에게 무엇이 틀렸는지 고민하던 그 순간 또 다시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렇게 그는 300년간의 지루한 싸움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이 적용된다는 가정 하에 이루어졌던 많은 증명들을 살렸고, 조만간 그가 개발해낸 새로운 계산법 또한 유용한 사용처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서로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했던 모듈과 타원의 일치성을 증명함으로써 대통일 수학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빅뱅으로부터 생겨난 모든 우주상의 물질들 그것의 기원과 연관된 단 하나의 통합적 이론을 찾기 위해 수많은 물리학자, 화학자, 생물학자 그리고 앤드류 와일즈가 소속된 수학자들이 끊임없이 연구하는 상황에서 이루어낸 값진 성과였다.

나는 비록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수많은 수학적 이론들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을 증명해나가는 수 천년의 역사 속의 수학자들의 삶에 밀착하면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함께 나눠볼 수 있었다. 그리고 더불어 수학의 역사에 대하여 조금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었고 이 책을 통하여 또 다른 흥미로운 책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아직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말고도 수학자들에게 남겨진 미해결 과제는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나는 특히 ‘4색 문제’ 나 ‘케플러의 추측’이 눈에 들어왔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재료공학의 조직학과 결정학과도 연관되어 있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 책은 한 분야에 최대한 몰입했던 한 수학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이야기를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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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눈부신 탄생 - 새로운 나로 재부팅하라
김필수 지음 / 살림Biz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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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뜨거운 마음으로 자기계발을 할 것을 전 사원들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사원들더러 하루에 자기계발서를 한권씩 읽으라하고, 하루에 한 강의씩 자기계발의 특강을 들으라고 했으며, 출근할 때나 일을 할 때나 수시로 읽기를 권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자기계발의 내용을 담고 있는 CD를 손수 그의 육성으로 녹음하여 사원들에게 전달해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내가 말한 것 100번쯤 비디오를 틀어놓고 들으면 귀가 뚫리고 행동으로 옮겨질 것이다.”

그는 원했던 것이다. 그는 지위고하를 막론하여 전 사원들이 성공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정보에 끊임없이 노출됨으로써 기업 내에 긍정적인 분위기와 열정만이 존재하는 그런 회사로 변화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시사하는 것일까? 아마도 자기계발서의 내용이 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왜 이건희 회장은 비슷한 내용이 담긴 성공학 서적들을 수십 차례 읽고 100번이나 들어야 귀가 뚫리고 행동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했을까? 

무의식의 단련

그것의 비밀은 바로 ‘무의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리셋>의 저자 김필수씨는 나에게 ‘무의식’이라는 것의 또 다른 사용의 예를 보여주었다. 핵심은 우리가 학습을 하면서 의식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이해했다고 하더라고 자신에게 내재되어있는 숙달되지 못한 ‘무의식’이라는 것이  마음속에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유발시켜 우리가 당연히 옳다고 여겨지는 행동이나 생각들을 막아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건희 회장은 사원들이 옳은 감정들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더 나아가 개개인의 내면에 고착화시키기 위해서 그토록 철저하게 자기계발서를 몸에서 떼지 말라고 주문했던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반복학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 우리들은 이와 같은 반복학습을 통해서 여러 가지의 것들을 몸으로 체득했다고 설명한다.

“말하기, 읽기, 쓰기부터 시작해서 걷기, 줄넘기, 자전거, 운전, 젓가락질, 타자, 수영, 스키, 노래, 피아노, 춤, 게임 등 우리가 당연히 여기고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들 중 어느 것 하나 반복하지 않고 익힌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바라는 멋진 삶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게 하려면 멋진 생각을 반복하여 최고의 정서를 지속적으로 일으키고 그것이 무의식에 녹아들게 하면 된다.” (253쪽)

리셋은 어떻게 하는가?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들을 반복하여 저절로 내면에 긍정적인 감정이 흘러넘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은 100권의 책을 읽어서 누구나 다 되는 것처럼 간단한 것은 아님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윽……. 나는 “간단한 것은 아님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바로 이것이 내 안에 머물러있는 부정적인 감정이요. 저자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꾸짖는 바로 그것이다.

정말로 저자의 말처럼 리셋을 하길 바란다면 나는 100권을 읽으면 긍정적인 감정이 흘러넘칠 것이라고 미리 확신을 가지면서 책을 읽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간에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는 성공한다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그것을 확인해나간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을 진행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지각을 했더라도 ‘나는 지각을 좀 하지 않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나는 시간을 잘 지켜.’, ‘나는 늘 약속 시간에 여유 있게 도착해’ 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 이유는 지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 속에 부정적인 상황이 떠오르고 그 감정이 무의식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는 좋은 남편이 되고 싶다.’, ‘나는 좋은 남편이 되겠다.’ 라고 말하는 대신에 ‘나는 좋은 남편이야.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언제나 아내를 배려해!’ 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되풀이해서 말한다.

그렇게 그는 우리들이 긍정적인 생각과 미래의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가득 채워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도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웃음과 명상을 추천한다. 저자는 시험을 치를 때 볼펜을 옆으로 물고 치르면 웃을 때 움직이는 근육이 같이 움직이는 현상을 일으켜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궁금증이 동하여 한번 해보았으나 흘러넘치는 침덕분에 오래 유지할 수 없어서 얼마 못가서 그만두었다.

더 높은 차원에서의 삶이란?

저자는 우리의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양자물리학을 토대로 우리의 세상도 전부 양자물리학이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무슨 소린가하면 우리는 고전물리학이 만들어낸 고정된 3차원의 시각으로 모든 사물을 바라보는데, 이것을 양자물리학의 불확정성이론을 바탕으로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은 세상으로 새롭게 바라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저자는 3차원은 눈으로 보는 물질세계라고 하고, 정해지지 않은 세계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자신을 비추는 마음을 통해서 우리에겐 무한대의 상상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기꺼이 그 힘을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즉, 우리는 육체의 한정된 힘에 의존하는 인간이 되는 것을 초월하여 명상을 통하여 전 우주까지 생각의 힘을 떨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간으로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우리의 미래는 돈이나 물질의 소유욕에 얽매여 좀 더 좋은 차를 원하고, 좀 더 멋진 물건을 계속적으로 추구하는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진정으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미래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솔직히 지금 현재의 나는 이 책이 이야기하는 너무나도 광활한 가능성에 마주앉아 혼란스러움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쉽게 얘기해서 무한한 가능성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지 그가 이야기하는 우주를 초월하고 신과 같은 위치에서 바라보라는 주장에 지금껏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는 절대자에 대한 무의식적인 경외심과 자신을 그것에 동일시하라는 저자의 요구사항은 그렇게 쉽게 융합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에서 나는 앞으로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보다는 나는 이미 그것이 되었다는 마음가짐으로 즐기면서 일을 하라는 저자의 가르침은 감사히 받을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차츰 줄여나갈 것이다. 왠지 나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앞으로 계속해서 조금씩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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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의 진로를 바꾼 40가지 위대한 실험 - 그들의 실험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김기태 지음 / 하늘아래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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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에 의하면 인류의 과학발전사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패러다임이라는 것은 정상과학을 향하여 나아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상과학이라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는 과학적 사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우주의 빅뱅이론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같은 사상들처럼 지금까지 발견된 것들 중에서 가장 유력하게 인정되고 있는 학설을 일컫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사용하는 모든 교과서나 교과과정은 이 정상과학을 가장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군더더기는 제거한 지식들을 제공해준다. 이와 같은 방법은 우리들이 정상과학을 배울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장점은 있지만, 그 틀에 갇히게 되어 자유로운 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힘을 잃어버린다는 단점 또한 존재하고 있다.

<물리학의 진로를 바꾼 40가지 위대한 실험(이하 : 위대한 실험)>의 저자 김기태 씨는 현재의 교과과정이 가진 단점에 주목한다. 그래서 그는 정상과학에 편중되어 있고 기초과학이 홀대받는 한국의 과학계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금은 정상과학이지만 그 당시에는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40가지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틀에 같히지 않는 사고방식을 요구한다.

저자는 이 책을 미적분, 일반물리학, 전자기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으면 충분히 이해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는데, 재료공학을 전공한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이 책의 전체를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현대물리학을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 같고,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어야 전체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보았다.

나 같은 경우는 전자재료를 공부하면서 얻은 양자역학의 지식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재료공학의 같은 경우엔 보통 이론에 대한 수식의 접근까지는 대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현상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이해하기는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위대한 실험, 실험 물리학자들의 이야기 

내가 알기로는 물리학의 계통에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크게 이론 물리학과 실험 물리학으로 나누어진다고 알고 있다. 쉽게 말해서 이론 물리학자는 가설을 주장하는 사람이 라고 할 수 있고, 실험 물리학자는 지금껏 알려져 있는 가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실험 물리학자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빛의 빠르기가 일정하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핵융합의 이야기로 끝나는 40가지의 실험 물리학자들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는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전자 재료를 공부한 적이 있고, 박막공학을 공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초전도 현상에 대한 이야기와 트랜지스터의 발명의 이야기 그리고 집적회로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흥미 있게 다가왔다.

어딘지 부족한 듯한 책의 구성

그러나 내가 부족해서 이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이 책 한권만 가지고는 어렵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하나의 챕터가 넘어가는 동시에 생소하다고 느껴지는 전문용어들이 각주 없이 빼곡히 등장하고, 책 속의 수학적 정의에 대한 설명이 존재하지 않고 그저 결론 부근의 부분만을 강조하기 위해서 표시해놓았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나는 영어원문을 그대로 가져온 것에 대하여 약간의 불만을 표하고 싶다. 영어가 중요시되는 사회이긴 하지만 저자가 영어원문을 그대로 실었다는 점에서 정성의 문제가 의문시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독자를 위해 조금 더 쉽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없지 않았나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이나 표를 어떤 책에서 인용했는지 상세하게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점수를 낮게 주고 싶다. 보통 기술서적 같은 경우엔 출처를 표기하게 하여 의문이 드는 사항이 있으면 원문을 보면서 이해를 할 수도 있는데, 이 책의 경우 참고문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부분을 찾아볼 길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특히, 내가 지난 번에 핵융합에 대한 이미지를 찾아서 구글에 어렵지 않게 등장하고 있는 그 사진이 이 책에 고스란히 실려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그러한 정성의 문제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활용법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활용법에 대한 내 생각은 언제라도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한번 들추어보는 정도로 도움을 받는 정도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기존의 교과서에 등장하는 지식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져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와 같은 당연한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서 어떤 사람이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어떤 복잡한 증명을 통해 밝혀내었는지 알아보는 선에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그리고 40가지의 목차가 간략히 정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해당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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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해라 - 자아를 실현하는 위대한 삶을 향한 로드맵
앤드류 매튜스 지음, 노혜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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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예쁘고 잘생긴 이들에게 주목한다. 그들이 사는 세상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면 그들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데 재벌이 되어있고, 즉흥적인 감정에 만사를 제쳐두고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으며, 그렇게 제멋대로 임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모든 것을 이루어 나간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은 그들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켜 대리만족을 얻는다.

과연 이것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의 삶이 현실세계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것일까? 어쩌면 드라마를 통해서 나타나는 허구의 생활을 실제라고 우리들은 오독하는 것은 아닐까? 다음과 같은 물음이 나타나게 하는 근원적인 드라마 속 현실을 나는 매체의 선정성, 폭력성보다 훨씬 더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제기해본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는 '씨앗의 법칙'을 명심하라!

이렇게 각종 허구의 세상으로 인하여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우리들에게 <마음 가는대로 해라>의 저자는 ‘씨앗의 법칙’이라는 재미있는 예를 가지고 한가지의 성공 뒤에는 무수한 실패와 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일러준다.

씨앗의 교훈은 ‘수확을 거두려면 일을 하라’ 는 것이다. 흙을 파고 씨앗에 물을 주고(노력) 한동안 기다렸다가(인내) 그러고 나서 열매를 따는 것이다. 노력+인내= 결과! (42쪽)

내 생각에는 우리들이 무슨 일을 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노력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즉, 몇 개월 단위의 노력은 노력도 아니요. 어쩌면 몇 년 단위의 노력. 아니 평생에 걸친 노력이 현실의 세계에서 자신을 우뚝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마음 가는대로 해라>라는 의미에 대하여…….

시중에 범람하고 있는 자기 계발서에 비하여 이 책의 장점을 꼽아보라 한다면 나는 이 책을 어떤 책보다 쉽다. 그리고 단순하며, 어떤 책보다 유쾌하다. 이  세가지를 장점으로 들고 싶다. 저자는 단순한 단어들을 나열하면서 우리들을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내면이 제시하는 길을 따라 가라고 소리친다.

여기에서 우리는 모든 일의 실패에 대하여 내면에서 ‘내 탓’ 이라고 외치는지 아니면 ‘네 탓’ 이라고 외치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즉, 우리가 현재의 비관적인 상황을 맞게 된 원인이 직장 상사나 친구나 부모들과 같은 내가 아닌 타인들의 영향 때문일까? 아니면 모든 일의 실패의 기저에는 자신이 부족함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모든 것이 ‘내 탓’ 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자신을 괴롭게 하는 이들을 벗어나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고 말할 때, 저자는 다른 곳으로 가봤자 당신이 변하지 않으면 똑같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당면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마음속으로 생각해보고 나오는 답을 향해 움직이라는 이야기인 것이다.

물론, 정말 직장 상사나 주위 사람 중에 분명히 평균적으로 생각했을 때 기준 이하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에서 모든 최적의 조건을 우리 스스로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닥쳐온 위기를 싸워서 넘어뜨리기보다는 최대한 그것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하여 그 속에서 생겨나는 지혜를 발휘하여 넘어가자는 논리를 가지고 이야기 하고 있다.

자. 또 여기에서 우리는 보통 ‘내 탓’ 을 하는 사람과 ‘네 탓’ 을 하는 사람들의 속성을 살펴보자. ‘네 탓’ 을 하는 이들은 오히려 이 사회를 살아나가기에 쉬운듯하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까지의 단계까지는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우월함(?)을 바탕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끝까지 ‘네 탓’ 을 하는 이들의 종착지 중의 하나가 바로 국회에서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싸우는 그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내 탓’ 을 하는 이들의 보편적인 성향은 어떨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내 탓’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회에서 밖으로 답을 찾아서 돌기보다는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안으로 자꾸 수그러드는 사람이 아닐까 예측해본다. 왜냐하면 모든 일들을 자신의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감을 잃고 자기를 비관하면서 오랜 슬럼프를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 탓’ 을 요구하는 저자 앤드류 매튜스는 자신을 비관하는 ‘내 탓’ 보다는 지금의 상황에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할 줄 아는 ‘내 탓’ 을 원한다. 그리고 자신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고 가꿀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의미는 간단히 말해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다. 우리가 여태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의미이다. 자신을 죄인으로 몰아가는 일을 중단하자. 완벽하려고 하지말고 발전하려고 노력하자. 자신의 단점에 대해 용서하면 우리와 같은 단점을 가진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용서하게 된다. 타인은 우리 자신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다.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면 우리가 성숫하기 위해 필요한 메시지를 받게 된다. 즉, 우리 자신에게서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244쪽)

내 스스로가 오랜 기간 동안의 슬럼프에 빠진 경험이 있는지라 더욱 저자가 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게 되었다. 그 시절의 나는 막중한 해방감에 벗어났다는 기분으로 자신을 돌보지 않고 무분별하게 방치했고, 그렇게 이유 없이 무기력해져 감을 느껴만 갔었는데, 저자의 “마음 가는 대로 해라” 즉, “끊임없이 자문하여 나오는 그 길을 걸어가라.”라는 메시지를 조금 더 빨리 접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쩌면 다른 이들은 이 책을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겨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은 책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 기대하면서 살피지 말고, 내가 먼저 책 속에서 그나마 건져낼만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살펴 나가는 게 아닐까한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이 책을 통해서 마음 가는 대로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나는 감히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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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라는 돛을 활짝 내보이는 이 책은 <공부>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는 <공부>라는 제목 때문에 독서일기 시리즈로 유명한 장정일 씨가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독서법을 공개해 주는 책이 아닐까 싶어서 덜컥 구입했지만 실상을 접하고 난 뒤에 나는 완전히 헛다리를 짚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그는 이 책의 제목을 <공부>라고 이름 지었을까? 그 이유는 <장정일의 공부>는 저자가 수많은 책을 탐독하면서 얻은 지식과 더불어 그만의 생각이 혼합된 단 하나밖에 없는 독서와 사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라는 의미로서의 <공부>라고 생각한다.

그는 서문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무지를 극복하기 위함임을 말하면서 지금껏 중용을 취하는 자세가 학식있고 점잖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취해야 하는 자세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중용의 사람’이 되고자 했던 노력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자 했기 때문도 맞지만, 실제로는 무식하고 무지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렇다. 어떤 사안에서든 그저 중립이나 중용만 취하고 있으면 무지가 드러나지 않을 뿐 더러, 원만한 인격의 소유자로까지 떠받들어야 한다. 나의 중용은 나의 무지였다. (5쪽)

이럴수가……. 나는 이 문장을 보는 즉시 지난번에 내가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고 나의 무지함을 사람들에게 폭로하면서 썼던 글이 뇌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것을 또 다시 끄집어내어 비교해보았다.

나는 가만히 있으면서 이등을 하는 사람보다는 이의를 제기하고 모르는 것은 끝까지 질문하고 설사 그것이 틀리더라도 엉뚱한 대답을 하면서 꼴찌가 되고 싶다. 그래서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알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끝내는 일등이 못되더라도 이 사람은 결코 꼴찌는 되지 않을 것이 아닌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중용을 지키려고 했던 자신의 행위가 무지에서 온 결과라는 의미심장한 발언과 나의 생각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즉, 자신이 아는 사람이거나 몰라도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알거나 혹은 모르는 쪽’에 서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만 중용을 추구하는 사람은 무지함이 드러나기 원치 않기 때문에 조용히 남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이 사람은 나와 비슷한 사람일 거라는 들뜬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 마음을 품으면서 책을 읽어내려 갔다. 하지만 책 속에 들어있는 내용은 그리 호락호락한 내용들이 아니었다. 서문의 또 다른 글에서 저자는 “원래 공부는 ‘내가 조금 하고’ 그 다음에는 ‘당신이 하는 것’이라고 하더니……. 그런 말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나는 책을 통해서 그가 이야기 하는 372페이지 분량의 지식들에 대하여 그저 읽고 생각하면서 그것들을 받아들이는데 급급한 내 모습에 만족해야 했고 그래도 이해를 해나갈 수 있음에 ‘그 동안 마구잡이로 독서를 했던 것이 아주 그른 것은 아니었구나’ 하고 감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 책을 쓰면서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여 주제와 관련된 여러 권의 저서를 읽고 그것을 토대로 책 한권에 대한 서평이 아니라 책들이 목표로 하는 단 하나의 주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리는 서평들을 보면서 마구잡이로 읽어나가고 있는 내가 가장 시정해야 할 점이 아닐까 자문해보았다.

그렇게 이 책은 그 안에 인용된 내가 찾아서 기록한 것 만해도 66권이나 되는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현재와 근대화의 역사에 대해서 성찰하고, 뿐만 아니라 미국의 과거와 미래를 조명하고, 유럽의 과거(절대왕정, 나치즘)와 우리나라의 근대화(이승만, 박정희)를 연관짓고 있으며, 유럽과 동양의 철학적 기원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있었다.

공부는 이어하는 것이라면서 그는 우리들에게 자신이 이야기 한 책의 내용과 우리가 스스로 학습한 결과를 비교해보라고 요구한다. 아니 비교하기 보다는 그의 생각을 참고하면서 스스로 관련 주제와 책들을 읽고 그것에 관해 확실한 입장을 정리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보통 책에서 등장하는 저서들은 그냥 포털사이트의 위시리스트에 담아버리고 생각이 날 때마다 찾아내서 읽었는데 이 책에 관련된 책들은 그렇게 하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장정일의 공부>연계 리스트를 따로 만들어서 관리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리스트에 담겨 있는 책들을 하나씩 읽어볼 생각이다. 그가 주문했기 때문에 읽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책의 내용이 궁금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난 원래 누가 시키면 죽어라고 안하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조금 다를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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