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의 정석 -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나루케 마코토 지음, 최미혜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이 책은 나루케 마코토라는 이름보다 <책, 열 권을 동시에 읽어라>라는 책이 더 유명한 작가의 책장의 관리 비결을 담은 책이다. 만약, 내가 이 가가 <책, 열 권>을 쓴 작가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고, 책 열 권을 동시에 읽는 것을 즐기는 독자였다면 이 책을 더욱 환영했을 텐데. 동시에 열 권을 읽어 적이 없는 독자라 이 작가가 그 책을 쓴 작가라고 해서 그렇게 대단하다 생각하지는 않았다. 사실 그 사실보다 직관적으로 책장관리 자체에 궁금한 점이 있어서 읽기 시작했으니…. 그 이력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2.


작가 나루케 마코토에게 책장이란 단순히 책을 저장하거나 쌓아두는 곳이 아니었다. 그에게 책장이란 책장의 주인이 어떤 사람인가에 관한 정보를 담은 곳이었다. 나루케의 말에 따르면 그 정보(당신의 관심사)를 책장을 보는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했다면 좋은 책장이고, 이 정보가 몇 년째 변하지 않는 책장이라면 그 책장은 좋지 않은 책장이었다.


만약, 당신이 경제나 사회나 과학 그리고 역사 분야의 최신 트렌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고 치자. 그렇다면 당신은 가능한 한 최근에 나온 서적들. 그중에서도 목차의 내용이 훌륭하거나 존경하는 번역가나 작가의 서적을 구입하여 책장을 채우고. 그것을 읽은 후, 승부수가 될 만한 책을 3가지 용도로 나눈 책장 중에서 '메인 책장'에 저장. 당신의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삼아 꾸준히 책장을 업데이트 해야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3. 현대 사회를 살아남는 데 필수 조건은 '유익하고 신선도 높은 정보를 얻는 것'과 '얻은 정보를 활용하는 곳'이다. 예전에는 '정보를 많이 얻는 것'이 유리했을지도 모르지만, 인터넷이 보급된 지금은 누구나 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는가, 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책장을 편집할 수 있다면 인생을 편집할 수 있다"는 표지 문구는 이러한 저자의 생각을 잘 표현해주는 문구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굉장히 실용성을 추구한다.

  

3.


메인 책장 얘기가 나왔으니 나머지 2가지 용도의 책장도 설명해둔다. 어떤 책이든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신선한 책장' 이 나머지 두 가지 책장의 이름 가운데 하나다. 이 책장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읽고 난 후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메인 책장'을 옮기기 전. 당신의 손에 들어온 모든 책의 집합소다. 이 '신선한 책장'을 훑어보면 당신의 최근 관심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당신의 작업에 직접적인 효율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타워 책장'이다. 이 책장은 작업하는 공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놓아두는 것을 권하는데, 이 책장에서 반드시 빠지지 않는 서적 중에 명언집이 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 이유는 명언집의 문장을 인용하거나 변형하여서 더 매끄러운 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 책장을 꾸릴 때, 당신이 가진 모든 책을 '신선한 책장'으로 모은다. 그 이후, 읽은 책 중에 좋은 책은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분류별로 '메인 책장'에 80% 정도로 담는다. 이렇게 구성된 '메인 책장'의 책 가운데 당신이 현재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책들은 '타워 책장'으로 옮긴다. 그 책을 참고하여 새로운 저작물을 만들어내고, 다시 '타워책장'을 해체하여 '메인 책장'으로 보낸다. 다른 주제의 책을 다시 '타워 책장'에 담는다. 그걸 반복하는 동안 '신선한 책장'과 '메인 책장'의 활발한 이동은 지속한다.


그렇게 '신선한 책장'에 들어온 책 가운데 '메인 책장'으로 보낼 책은 다시 보내고 '메인 책장'에 있었지만 좀 오래된 책은 처분하기 위한 공간으로 이동시킨다. <책장의 정석>의 책장정리 비법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4.


네이버 책 문화 메인에 걸린 이 책의 소개글 일부 챕터에 작은 논쟁이 발생했다. 작가가 "베스트셀러를 읽지 않는다." 고 말한 내용(44. 베스트셀러만 가득 찬 책장은 시시하다.) 이 유난히 도드라지게 부각된 탓이었다. 이러한 의견에 반대하는 댓글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의 효용성과 시대정신에 관한 논쟁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베스트셀러와 일반 서적을 고의로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작가가 베스트셀러를 피하는 이유는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베스트셀러의 논쟁에 대한 작가의 진정한 견해는 당신의 책장에 꽂힌 책을 모두 베스트셀러로만 채우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일 테다. 즉, 베스트셀러만 읽어서는 다른 사람과 다른. 책의 표현대로라면 승부수가 될 만한 것을 얻지 못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베스트셀러를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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