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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특별한 재수강 - 자네, 참삶을 살고 있나?
곽수일.신영욱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7월
평점 :
난이도 : ★
1. 책을 읽으면서 책 한 권이 생각났다. 작년에 위즈덤하우스의 소셜평가단을 하면서 알게 된 <하워드의 선물>이라는 책이다.
그 책의 소개를 옮겨본다.
어떻게 후회 없는 삶을 살 것인가?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하워드의 선물』. 40년 넘게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한 미국 경영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최고의 교수인 하워드 스티븐슨이 수많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갈팡대는 독자들에게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12가지 지혜’를 전해준다.
하워드 스티븐슨을 인생의 또 다른 아버지로 여겼던 제자 에릭 시노웨이와 하워드가 수년 동안 함께 나눈 대화를 통해 에릭이 느낀 감동뿐만 아니라 그가 노교수에게 전수받은 인생의 지혜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스스로 원하는 성공을 정의하고 후회 없는 만족스런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실용적이며 실질적인 조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정말 비슷한 구석이 많은 책이다. 한국 경영학계의 노스승 곽수일 교수. 남들이 보기엔 성공했고,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성공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행복까지 누리기를 원하는 제자 신영욱. 서울대에서 생사관리라는 별명으로 악명 높기로 소문 난 수업이 시간이 흘러 다시금 이어진다. 그렇게 스승은 가르침을 전해주고, 제자는 또 그것으로서 나름의 깨달음을 얻고….
<하워드의 선물>이 그것을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주고자 했다면, <어느 특별한 재수강>은 그것을 수강이라는 이름으로 경청하고 또 받아들였다. 준다는 것과 받는다는 것. 문화적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2. 작년에 <하워드의 선물>을 읽고 쓴 리뷰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그것을 보면서 그때 느꼈던 기분을 상기해보면 뭐랄까. 그저 미친듯이 마구 달리고 싶었다고나 할까? 지금까지 멈춰 있었는데 또 다시 느긋하게 여유를 부릴 수는 없다. 그러므로 지금은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었다.
사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아직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나는 올해도 미친듯이 달려야 하고, 향후 몇 년은 달려야 한다. 블로그의 서평 개수는 현저하게 줄었으니... 블로그에서는 잘 해왔다고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그렇게 이 책은 책의 내용과 관계없이 과거의 나를 현재의 나의 앞에 데려와 비교하고, 강제로 반성하게 만들었다.
3. 그럼에도 이 책은 앞에서 언급한 책보다 확실히 낫다고 생각한다.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은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는 것'과 '스마트 폰이나 기타 다른 편리한 것에 의해 소외'되어버린 한국인의 고질적인 문제를 파헤친 부분이다.
우리와 같은 시간과 그 시간 안에서 끊이지 않고 메아리치는 절규가 이어지는 세상에서 공생하기에.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꿰뚫어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고 단호하게 제공한다. 그리고 그 답에 반박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수강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만약, 내가 <하워드의 선물>을 알지 못했다면 평가는 달라졌을것이다. 독창성이라는 부분에서 과감하게 별 하나를 삭제했지만, 내가 어떤 책을 두고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인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4. 요즘 다시금 블로그에 올리는 책에 관련된 출처를 밝히라는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 핵심만 말하자면 돈을 주고 사보면 진짜 리뷰고, 공짜로 받아서 보면 가짜인 것이라는 얘기인데.
까놓고 얘기해서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돈 주고 사서 읽는 책을 읽으면 그 시간은 책을 읽는 시간이고, 공짜로 받은 책을 읽은 시간은 책을 읽은 시간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아니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왜 이 책을 읽고 싶었고, 이 책을 읽기 위해 어떻게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단 말인가? 대체 왜 책 이야기 하기도 모자란 시간에 그런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아야 하는가?
돈을 주든 안주든 상관없이 그 책이 관심이 생기고 읽고 싶으면 읽는 거고. 책을 주겠다고 아무리 말해도 관심이 없는 책은 읽지 않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나 같은 경우엔 오히려 이런 출처를 명시하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좋은 책은 좋은 책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