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들의 도시 - 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 집단 진실 은폐까지 가려진 공모자들
표창원.지승호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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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 ★★

 

 

1. 매년 초 사람들은 이웃들에게 덕담으로 부자가 되라고 말한다. 요즘에는 부자보다는 대박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사람들은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승진을 위해 처세술 서적을 탐독했다. 그런데 그 어떤 누구도 이웃에게 정직하게 혹은 정의롭게 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우리 주위의 풍경이다. 

 

2. 이 세상이 정의롭지 않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을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표창원 씨가 불만을 표시하는 한국 검경의 부조리한 실태를 읽지 않더라도. 최근 언론에 등장하는 일련의 사태들(재벌의 솜방망이 처벌, 국정원에 관련한 사건, 스포츠 계의 파벌논란, 부실공사가 빚은 참극)이 가리치는 바늘 끝은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정의롭지 않다는 곳에 닿아 있다.  

 

3. 이 책보다 쉽고 간단하게 우리 사회의 풍경의 온도를 파악하고 싶다면 최근에 종영한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된다. 그 공간에 모인 지니어스들은 정정당당하게 게임으로 실력을 겨루기 보다는 반칙과 편가르기가 난무하는 불합리한 권력 싸움을 서슴지 않고 벌인다. 이 모든 것은 막대한 상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우승자가 되기 위한 여정이다.  

 

4. 이와 같이 만연한 부조리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어내어 마이클 센델의  저서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버렸다. 이 책을 읽거나 소장한 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현실의 부조리를 바로 잡기 위해서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은 원래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있다. 세상은 카오스이며, 지구 상의 어떤 물질도 완벽히 순수한 상태로 존재하지 않음을 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 세상을 그저 그렇게 버텨냄으로써 자위한다.

 

5. 가수 신화의 해결사(1998)라는 노래 가사가 아주 흥미로워서 그대로 가져왔다. 

 

어쩌다가 이 사회가 이리됐을까. 이젠 그 누구에게도 보장 받던 삶은 갔어 주머니 속의 빈곤은 곧 따뜻했던 가슴속의 빈곤들로 이어지고 그 누구도 믿을 수가 없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 줄 수도 없어 나 하나가 잘 살기도 힘든 세상이니까 다 욕심이 넘쳐 욕심이 넘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모두 사라지고 착한 너의 목이 조여지고 있어 맥 없이 다들 맥없이-공든 탑의 무너짐을 바라보았어 모든 게 다 하나같이 혼돈의 수렁 속에 깊이 잠겨 있어 우린 누군가가 필요해-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결사를 원해 

 

가사에 담긴 메시지는 이러하다. 우리 사회는 정의롭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 받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결사.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결사라. 과연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해결사가 존재할까?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했던가? 그런 엔딩은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없을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의 기준을 잡고, 정의롭지 않은 행동을 벌이는 집단이나 개인에 대해서 감시하는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바로 <공범들의 도시>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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