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형제 교육법 - 엘리트 삼형제를 키워 낸 자녀교육 리얼 스토리
에제키엘 이매뉴얼 지음, 김정희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난이도 : ★

1.

이 책은 표지에 보이는 삼형제 중에 맏형인 에제키엘 이매뉴얼이 쓴 한 유대인 가족의 회고록(?) 같은 책이다. 책의 내용은 전혀 딱딱하지 않고, 글 솜씨도 훌륭하고, 익살스럽기까지 해서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유대인의 형제 교육법>이라는 한국어판 제목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잠시 잡아끌 선물 포장지 같은 기능만 할 뿐이다. 유대인의 형제 교육법의 네 단어. '유대인', '형제', '교육' ,'법'은 한국인이라면 혹할 만한 단어다. 그러니 이것들을 아무렇게나 조합해보자. '유대인 법의 형제 교육' 혹은 '형제 유대인의 법 교육' 그것도 아니면 '형제의 유대인법 교육' 혹은 '교육 유대인의 법 형제' 이건 좀 이상한가??

아무튼, 보다시피 다 그럴듯한 조합이다. 그러니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책의 제목은 큰 의미가 없다. 이 포장지를 벗겨 내면 예상하지 못한 재미난 내용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2.

유대인에 대하여 생각나는 것을 말해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KBS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 덕분에 알게 된 장면이다.

교회 같은 장소인데, 그곳은 보통의 교회와는 달리 아주 시끄럽다. 시끄러운 소리에 눈과 귀를 집중시켜보면 그곳에는 기다란 의자가 마주 놓여있다. 그리고 그곳에 앉은 사람들은 코란을 앞에 두고 격렬하게 무엇인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처럼 유대인에게는 자기의 주장을 펼치고, 남을 설득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장면이다. 남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계속 공부해야 한다. <유대인의 형제 교육법>의 이매뉴얼 가족 또한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 정치, 사회 같은 문제에 대하여 부모와 자식이라는 벽을 넘어 격 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집을 방문한 사람들 역시 그들의 격렬한 토론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러한 활동은 유대인들의 계율을 기초로 한다고 한다. 그것은 마치 플라톤의 이데아(코란의 계율)를 인간이 알 수는 없지만, 그 이데아에 대하여 나름대로 해석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공부하고. 소크라테스처럼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은 행위와 유사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질문들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가족과 친구와 선생과 같은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3.

책을 읽고,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나? 조기교육? 선행학습? 스마트 폰? 명품? 유학? 같은. 쉽게 말해서 돈이면 되는 것들?

<유대인의 형제 교육법>는 부모의 의무는 자식들에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유대인>에서 그려지는 유대인의 아픈 과거사와 '디아스포라'로 살아가는 유대인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는 자식들에게 'ABCD'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인식시키고, 자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게 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공동체 정신과 정체성을 깨우쳐주기 위해서 가장 훌륭한 교과서는 에제키엘의 부모가 그들에게 지워진 편견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고 살았었는지 이야기해 주는 것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유대인의 형제 교육법>을 통해 읽을 수 있고, 내 것을 찾으려면 지금 바로 부모님에게 여쭤봐야 한다.

'아프니까 청춘' 이라는 관용어 속. 청춘에게 찾아오는 '아픔'은 냉혹한 사회에서 부모의 그늘 아래 학습을 핑계로 유예해왔던. 미처 준비하지 못했기에 찾아오는 시련이고, 이것을 청춘의 시기에 느낀다는 것은 사회의 정체를 어릴 적부터 경험할 수 있게 하지 못한 부모의 책임도 일부 있다고 본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 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
모두다 같은 아마추어야

라는 가사처럼 아마추어라고 위안하기엔 세상은 너무나 잔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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