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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마음이 한 뼘씩 자라는 이야기
사색의향기문화원 지음, 이영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난이도 : ★
1.
제법 부피감이 있는 책이다. 부피뿐만 아니라 무게도 묵직하다. 솔직히 말해서 부피감과 무게감 때문에 제법 긴 시간 동안 책을 방치해두었다. 실제로 마음먹고 읽는 데는 단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나더러 왜 이 책을 한 시간에 다 읽고선, 사색하지 않았느냐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이 책의 출간목적이 스마트 폰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떼어놓는 데 있다고 하니... 책이라는 물성과 그 속에 담긴 내용을 곁에 두고 읽고 사색하기 위해서는 핸드북 타입의 책자가 더 낫다는 생각이다.
2.
이 책에 담긴 내용뿐만 아니라 책에 실리지 않은 많은 글은 사색의 향기에서 발간하는 향기메일을 통해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 게다가 내용 검색도 손쉽게 할 수 있어서. 원하는 글이나 주제를 쉽게 찾아서 읽을 수도 있다. 자신의 의식에 딱딱하게 얼어있는 살얼음을 깨뜨리길 원하는 사람들은 이곳에 가입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 책의 출간의의는 지금까지 무사히 달려온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혹은 책에 담아낸 고급스러움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향기메일이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딱히 지금의 형태에 대해서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자신들의 업적을 알리는 것보다 독자에게 조금 더 다가서기 위해서라면 다음번엔 한번 고려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
이 책의 내용을 기억해보면 대부분의 내용들이 자신에게 다가온 시련을 견디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하길 응원하는 바람이 가득 들어 있다. 또한, 무언가라도 우선 시작하기를 권한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었다는 마부작침의 고사성어도 인용되기도 하고, 칼 융의 외면과 내면을 동시에 갈고 닦으라는 메시지.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이야기했었던 알을 깨고 나오는 새의 이야기를 통해 바람직한 인간의 완성을 이야기한다.
4.
인간의 완성에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주위 사람과의 소통과 사랑도 필요하다는 점 또한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깨끗이 하는 것은 자신의 평판을 유지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방법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5.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몇몇 모범답안도 등장한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대한민국 삼대 파락호 중에 한 사람으로 알려진 경북 안동의 양반 김용환의 이야기였다.
그는 일제강점기시대 자신의 모든 재산을 탕진한다. 알려진 것만 180억이라고 하는데, 남들에게는. 심지어 가족에게까지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비밀에 부친다. 겉으로는 술집과 기생집에 드나들면서 돈을 탕진한 것처럼 보이도록 철저히 위장한다. 그렇게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대대로 이어져 온 가산을 탕진한 파락호라는 치욕을 감수한다.
하지만 그의 파락호 생활은 일제의 눈을 피해 독립군에게 자금을 전달하기 위한 눈속임이었다고 한다. 그는 전 재산을 독립운동을 위해서 바친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그의 행동에 담긴 엄청난 집념과 인내력.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올바른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결단력을 읽을 수 있다.
6.
고정관념을 깨준 꼭지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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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가 묻자 직원이 대답했다. "그러면 우리가 할 일이 없어지는 거 아닙니까?" 그러자 그는 상상을 초월하는 해답을 제시했다. "손님이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하려면 청소를 하면 됩니다.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는 건 버려도 되는 환경을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이니까요."
- 가마타 히로시, '내가 하는 일 가슴 설레는 일' 중에서 -
청소는 더러워졌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네요. 더럽힐 수 없을 정도로 깨끗이 하면 버리는 걸 주저하게 된다는 글을 읽으며 사후수습에 길들여진 습관을 돌아봅니다. 일이 벌어진 후에야 대책을 세우는 일이 허다합니다. 먼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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