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밥이다 - 매일 힘이 되는 진짜 공부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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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의 목차를 차례대로 훑어보면 철학/ 종교/ 심리학/ 역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정치/ 경제/ 환경/ 젠더. 총 12가지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접하고 나면 대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읽을 때는 좋은데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는 참 고통스럽다.

 

일단 개중에서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을 살짝 나열해보자. 철학, 종교, 심리학, 역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정치, 경제, 환경, 젠더... 죄송...   

 

2.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과거 학자들의 사상을 한 단어로 (소크라테스의 질문, 플라톤의 이데아, 유일신으로서의 기독교,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찰스 다윈의 다윈주의, 케인스 주의, 신자유주의) 단순화시켜 받아들이는 것에서 생각을 확장하여. 그들이 사는 세상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살펴보고, '왜' 그들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보려는 넓은 시야에 있다고 생각한다. 

 

비교할 책 몇 권의 제목이 떠오르는데, 그 책들은 읽을 당시에는 꽤 유용하게 받아들였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인문학은 밥이다)을 그 책과 비교해보면 과거의 그 책은 어떤 사상가의 사상은 어떠했는지만을 간단히 설명하는 것. 그것이 목적이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3. 여기서 다루는 12가지 학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흘러왔다. 그리고 이 책은 학문들의 큰 줄기만을 붙잡아둔다. 그것을 토대로 파악하건대, 학문과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은 절대적인 존재에 기대어 존재하는 인간에서. 존재의 힘으로 스스로 일어섬으로써 자신의 개성을 자각해왔고 그것을 표현해온 인간으로 발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책의 미술 부분의 이야기를 보면 미술의 발달이 재현미, 표현미, 인식미로 진화됐다고 설명되어 있다. 이것은 과거에는 실물처럼 보이게 그린 작품을 좋은 것으로 생각했던 시대 (재현미), 미적 기준이 사물을 '재현' 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능력을 통해 아름답게 '표현'되는 것을 으뜸으로 생각했던 시대(표현미), 그리고 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 각각에 의해 새롭게 받아들여지게 되는 시대(인식미)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이 사조의 변천사는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고낭사자초로 줄여지는 시대사조. (고전 - 낭만 - 사실 - 자연- 초현실)의 이름. 고전에서 초현실주의로 갈수록 무언가를 모방하기보다는 자기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인식의 힘'이 중요하게 생각된다. 

 

음악도 그러했다. 과거에는 귀족들에게 헌정하기 위한 음악이었고, 그들의 지원 아래에서 작업을 했던 음악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양한 장르. 혹은 시대에의 외침을 목적으로 음악을 생산한다. 

 

종교 역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많은 신들을 추앙했던 다신교에서 권력을 옹립하려는 기득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유일신의 기독교가 발전했고, 그 이후의 세계는 여전히 신성을 믿는 인간과 인간을 종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대립으로써 흘러오게 된다. 

 

철학도 그러했다. 인간이 알 수 없는 진리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던 플라톤의 이데아에서부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던 데카르트의 철학의 발전과정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의식이 엿보인다. 

 

4. 결국, 인문학이라는 것은 과거 누군가가 내놓은 생각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았던 억눌린 세상을 부수기 위해서 탄생한 생각이었고, 우리는 그 생각을 엿봄으로써. 지금 이러한 위기에 직면하여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공부하는 것이라는 이해에 마주하게 된다. 

 

그러한 공부가 쌓이면 제목처럼 밥이 될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물질과 물질로서의 치환의 의미가 아니라.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게 하는 유용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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