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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디비전 1 ㅣ 샘터 외국소설선 10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 / 샘터사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1. 에피소드 구성의 아쉬움
<휴먼디비전>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은 주군의 태양이나 굿닥터 같은 드라마에서 즐겨 사용하는 에피소드 방식이다. 이 구성 방식은 벨크로를 붙였다 뗐다 하듯이 이야기 뭉치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다루기 편하다. 게다가 사건의 해결 과정을 통해서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 (인물의 성장이나 성격이나 능력. 그리고 관계 회복)을 충실하게 전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라한 장점은 앞에서 언급한 드라마처럼 에피소드의 초점을 주인공에 맞출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런데 <휴먼디비전>은 주인공 시점의 에피소드 사이에 작가가 배경으로 설정한 미래 환경. 지구, 개척행성, 콘클라베 간의 권력 구조. 누가 저지른지 알 수 없는 음모 등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는 욕심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가 단절되는 면이 있다. 또한, 불필요한 설명을 위해서 등장인물 간의 대화가 낭비되어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2. 제국주의의 연장
이 소설은 지구와 개척행성에 존재하는 인류, 그리고 외계인 연합 콘클라베의 힘겨루기가 가장 큰 갈등 구조로 존재한다. 그것에 선행하여 지구와 개척행성 간의 관계가 착취인가. 아니면 근대화인가라는 논쟁이 개별적으로 다루어진다. 그래서 개척행성 -> 지구< - 콘클라베 이런식으로 대립한다.
이 구조를 보면서 과거 영국과 미국의 모습이 엿보였다. 구대륙 영국, 새로운 개척지 아메리카 대륙. 그곳으로 떠나는 이주민들과 제 3세계의 노예들. 넓은 땅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미국이 발전함에 따라 세계의 권력이 유럽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 시점.
그러한 상황에서 찾아오는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위상은 점점 추락하고, 반면에 미국은 전쟁 때 쌓은 군사력과 무기 개발을 위해 쏟아부은 과학의 발달과 자본주의를 등에 업고 팍스아메리카나를 주도하게 되는 세계 권력 지도의 변경. 그리고 이 후. 미국과 주도권 싸움을 하게 되는 소련.
3. NEXT
소설의 절반을 읽었지만, 절반의 분량이 배경과 갈등에 기초한 부분으로 덮여있는 터라. 1권만 읽어서는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음 권을 읽기 전에 궁금한 부분을 몇 가지 남겨둔다.
작가는 제국주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은데. 앞으로 지구와 개척행성 관계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개척행성의 기밀을 빼돌려. 콘클라베 연합에 가입하지 않은 외계의 세력과 힘을 모으려는 계획을 막으려는 내부의 적은 누구인가.
개척행성에 대한 지구인들의 불안을 맹목적인 찬양으로 바꿔놓은 계략을 짠 인물은 누구인가.
지구에서 생을 보내다 개척행성으로 이주한 뒤, 힘겨루기 한 가운데 투입된 주인공 윌슨의 활약상과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그의 활약상은 어떤 철학으로 작동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