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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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이도 : 


1. 잊혀진 이야기

 

이 소설은 현재 사람들에게 잊혀진 도시 평대를 터전으로 삼아 삶을 꾸려 나갔던 노파, 금복과 애꾸눈, 춘희. 이렇게 삼대에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2. 큰 것에 대한 동경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주인공, 주변인물 모두 대부분 정상적이지 않다. 그들은 커다란 것에 굶주려 있다. 많을수록 좋고, 힘이 셀수록 좋고, 클수록 좋았다. 제목처럼 고래를 동경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업가 기질과 바람기가 다분한 금복이 오랜 방랑 끝에. 겉과 속이 모두 남자로 변해버린 것으로 봤을 때, 이들은 그 시대 남성이 가지고 있었던 가부장적 권력을 동경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3. 큰 것을 동경함에 대한 경고

 

남성의 가부장적인 권력. 그것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존재를 인정받았던 사람들. 노파의 남자.( 반편이), 금복의 남자. (생선장수, 걱정이, 칼잡이. 엿장수 아들), 춘희의 남자. (트럭 운전사), 감옥 안의 남자. (교도소장, 무당벌레, 그 외 간수들과 미장이 그 외 남성 죄수들). 장군.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자가 된 금복. 소설 <고래>에서는 이것을 하나씩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성보다는 본능에 충실했다는 점. 그 본능이 거대한 욕망으로 향하게 했다는 것이고, 따라서 그것의 완성인 <고래> 소설 내부의 고래 모양의 극장은 '마초를 지향함'이라는 상징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4. 

 

<고래>의 고래는 마초를 지향했을지언정. 소설 <고래>는 그것을 지향하지 않는다. 그것은 文의 존재 때문이다. 심사평이나 인터뷰나 다른 사람의 리뷰를 훑어봐도 文의 이야기는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文을 <고래>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바라본다. 文이 있었기 때문에 춘희가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춘희는 금복의 강함(본능)과 文의 여림(이성)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고래>의 모든 남성과 차별화되는 이 남자의 이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이 아닌 한지. 文으로 등장한다. 결국, 한자의 뜻이 그 사람을 성격을 규정하는 셈인데. 文은 쉽게 말해서, 3에서 이야기한 가부장적 권력과 완전히 반대의 개념이고, 본능보다는 이성에 더 치우친 개념을 상징하는 존재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독하게 굶주린 상태에서 먹이를 찾듯이 권력으로 배를 채우면서 남성화되는 금복을 대신하여 춘희에게 여성성을 불어넣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잊혀진 도시 평단, 잊혀진 노파의 저주, 잊혀진 사람. 노파와 애꾸눈, 금복과 춘희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文의 철학이 새겨진 붉은 벽돌 때문이었다. 

 

5. 간단 요약

 

이 소설은 한국 사회를 이끌어왔던 가부장 제도의 비판이자. 페미니즘의 남성 권력 지향이라는 쏠림에 대한 경고다. 이러한 권력을 반대하며, 작가는 장인정신을 추구하는 文의 철학이 앞으로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소설 속의 시멘트. 이것은 완벽을 추구하는. 하지만 결코 완벽할 수 없는. 의 판단 착오이지만, 시멘트라는 것이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왔는지 보여주는 상징인 것 같다. 따라서, 고래 = 시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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