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융 영혼의 치유자 - 눈으로 보는 융 심리학
클레어 던 지음, 공지민 옮김 / 지와사랑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1. 이 책은 카를 융의 평전이다. 이 책은 그의 사상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카를 융이라는 한 인간의 삶에는 어떤 고난들이 있었는지. 그러한 고난을 경험하면서 한 사람의 인간에 존재하는 아주 상반된 성향이라는 뜻을 지닌 '대극'을 발견했고, 발견에 그치지 않고 그 둘 사이의 통합을 연구함으로써 자신을 극복했던 외로운 학자의 업적을 기려냈다. 그리고 그 외로운 뒷모습을 지켜봤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첨부해두었다. 

 

2. 대표적인 심리학자인 융과 프로이트는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친밀하게 지냈다(그들이 생각하는 사상 간의 격차는 처음부터 존재했지만 융은 그것을 체계적으로 부수지 못했고, 경험의 부족을 토로한다.)고 한다. 그렇게 인연을 맺어오다가 결국, 융은 꿈에서 나타나는 무의식의 산물은 프로이트의 "억압된 성욕"이라는 견해에 반대함으로써 갈라서게 된다. 

 

만약, 프로이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화는 단지 억압된 성욕이 표출된 병적인 결과라는 것인데, 융은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카를 융의 평생의 경험을 따르면 꿈이 알려주는 상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근원적이고, 원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물리학으로 따지자면 꿈은 원자와 같았다. 철학 사상으로 보자면 꿈이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플라톤의 동굴에서의 그림자가 아닌 존재(이데아)의 측면이 강했다. 

 

플라톤이 주장하는 이데아와 카를 융의 원형의 차이점이라면 플라톤의 '존재 너머'에는 '선' 만이 존재할 수 있었고, 그것을 모방하여 원래의 존재를 유혹하고 변질시키는 예술을 멀리함으로써 선의 추구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것에 반해서. 융의 원형은 선과 악을 모두 인정하고, 양극단(대극)을 전부 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에게는 온화한 천사 같은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차갑고 냉정하며 잔인한 악마의 요소도 함께 지니고 있음을 주장한다.

 

3. 그는 여러 나라의 신화, 영지주의, 신비주의. 그리고 연금술. 그리고 동양의 사상과 종교 같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인용하자면. 그리스도살로메땅의 영혼인 Ka[고대 이집트인이 생각한 사람 혹은 신의 혼], 만다라,  파네스[오르페우스 밀교 신화의 자웅 양성을 지닌 개벽의 신], 중국의 연금술서인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 주역 등) 정상 학문과는 다소 거리가 먼. 

 

그 당시에는 명맥이 희미하게 유지되고 있었던 분야를 깊이 공부했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이유는 유럽인들의 제국주의적인 행태에 염증을 느낀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을 한계 짓던 '유럽인'이라는 틀을 깨고, 다양한 인류 속의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기 위해서 동양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깨달음을 통해 자신이 어릴 때부터 품어온 의문점(외향적인 제1 자아와 내향적인 제2 자아)을 풀어줄 도구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4. 그가 말하고자 하는 영혼과 그 너머의 세계는 이미지로만 상상하기에는 상당히 다채롭고 화려한 모습이다. 깊이 파고들기에는 어려운 주제인 동시성이라는 그의 사상은 물리학의 양자역학과 관계되고, 차원 이론과도 관계있는 상당히 생각할 여지가 많은 부분이다. 그러나 그처럼 현실 생활과는 다소 먼 주제는 일단 제쳐 두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내린 그의 결론만 놓고 보면 그는 사람들의 개성화. 즉, 각각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정확히 파악한 뒤, 그것에 맞추어 충실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지난번에 읽었던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라는 책이 환상적이고 다차원적인 요소가 배제된 책으로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추천할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 책에서 주장하는 바도 한결같다.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어서서. 대중의 한 사람으로 만족하지 말고, 개인의 목적을 위해 애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카를 융의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징한 삶의 권유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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