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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 역사를 관통하고 지식의 근원을 통찰하는 궁극의 수수께끼
짐 홀트 지음, 우진하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1. 자꾸만 책을 고르는 기준이 내 능력을 벗어난 책을 기준으로 삼는 것 같다. 나를 냉정하게 몰아대는 것 같다. 재미와 가독성이라는 측면보다는 나는 대체 어디까지 읽을 수 있을지 시험해보려는 욕구가 꿈틀댄다. 원래대로라면 평생 만나보기 어려울 책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일부러라도 찾아서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2. 더딘 독서에 대한 자기 위안과 변명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은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에 관한 답을 얻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얻어낸 대답은 많지만, 그것이 정말 확실하다 할만한 답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존재의 확실성에 관한 맹신은 한쪽에 젖혀두고 세상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산책하듯이 읽어내는 것이 현명하게 이 책을 대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3. 어떻게 보면 왜 존재하는가? 에 대한 물음보다는 세상이. 그리고 내가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덜 고민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이 책도 그런 측면을 보인다. 초반에는 상당히 형이상학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무한의 세상이라는 관점. 그리고 '신'이 개입했다는 생각을 가진 학자와의 대화를 통하여 세상에 관하여 접근하지만.
그 언덕을 넘어가면. 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자들의 양자이론의 관점을 통해 초반의 형이상학적인 모호함에서 다소 합리적인 논의로 이동한다. 그리고 마지막. 형이상학적인 관점에서도 불가사의하고, 합리성을 추구하기 위한 통합이론도 자라나지 않는 상황에서 '왜'라는 질문에서 '어떻게'라는 질문으로 이동한다. 그 동시에 세상에 관한 질문에서 나 자신의 의식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끌어안는다.
4. 개인적으로는 플라톤의 동굴처럼 세상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그것 완벽하게 볼 수 없는 한정된 경험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있는 가진 실존에 근거한 인간이라는 관점. 양자이론의 불확정성의 원리처럼 인간은 시간과 에너지를 완벽하게 관찰할 수 없다는 관점. 그리고 양자론의 개념으로부터 분산하는 과정이 다중우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관점을 지지하고 있다. 그래서 또 다른 지구에 살고 있는 나와 똑같은 나의 현재도 궁금해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런 불완전한 인간이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세상을 이해하려는 이유는 살아가는 동안 어디에도 없는 곳에서 무로 향하는 수많은 길로 이어지는 한 가지 방향을 걷는 과정이 바로 철학이므로 삶에서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다양한 길 가운데 자신만이 걸을 수 있는 하나의 길을 선택하기 위함일 것이다.
5. 작가가 이 세상을 이해하려는 이유는 이러했다.
"세상에 무가 존재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아무런 법칙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법칙도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 법칙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허용될 것이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면, 무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무가 존재한다면, 무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무는 그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엇인가가 존재해야 한다. 증명 끝." - 프롤로그-
이 책에는 프롤로그 이외에도 그들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를 아주 많이 하는데. 그와 관련한 서적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6. 책을 살펴보면 처음에 추천사가 상당히 많이 적혀있다. 앞서 읽은 기브앤테이크도 그랬었는데, 이 책에 대한 추천사도 한 둘도 아니고, 너무 빼곡해서 주의 깊게 읽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 만약 추천사를 넘겨서 읽는 분이라면 책을 읽고 난 뒤. 반드시 추천의 글을 다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처음에 느낀 허공에다가 손을 휘젓는 느낌과는 달리 책의 내용이라는 실체가 확립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