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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의 비극 ㅣ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평점 :
1. <Y의 비극>은 세계 3대 미스터리 중의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이라고 한다. 요크 헤터의 자살을 기록한 프롤로그를 거쳐, 본격적인 살인 사건을 전개하는 1막이 시작된 후, 초반 5장의 전개를 지켜보면서는 솔직히 그렇게 대단하다는 느낌을 못 받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사건과 그것을 예상하는 죽은 자의 소설.
하지만 보기 좋게 죽은 자의 분노와 욕망을 비껴서 지나가는. 그 욕망에서 잉태한 마치 돌연변이 같은 또 다른 욕망의 상승이 불러오는 반전 덕분에 뒤로 갈수록 눈알이 움직이는 속도가 상승했다. 상승 와중에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는 범인의 붉은 눈동자는 무섭기도 했고 말이다.
이러한 소설 내부의 욕망을 모두 인지하고 있었던 드루리 레인의 마지막 진실이 담긴 "무대 뒤에서"의 끝을 넘기며 세계 3대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충분히 불릴만한 몰입감과 긴장감이라는 기분 좋은 감옥에서 석방될 수 있었다.
367. " 이 사건은 실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이것은 죄와 벌의 문제만으로 간단히 처리해버릴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이 사건 속에는 병리학이나 이상심리학, 사회학이나 윤리학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2. <Y의 비극>은 이처럼 사건 동기에 관한 다양한 관점에서 생겨나는 문제의식과 그것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보기 좋게 매듭지으려는 전개와 작가의 철학이 돋보인다. 하지만 그 전개는잔혹하게도 오로지 드루리 레인이라는 초인적 판단 능력을 지닌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소설 내내 남겨둔다. 드루리 레인 = 엘러리 퀸의 공식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Y의 비극>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몇 가지 있긴 한데, 그중에서도 가장 주의 깊게 생각해 볼 부분은 귀머거리이며, 전직 연극배우이자 탐정인 드루리 레인이 내린 판단의 근거와 내용이다.
3. 그러한 근거와 결론에 대해서 수긍하는 편이다. 레인의 명석한 두뇌는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 했지만, 애석하게도 원하지는 않았던 모습의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탐정이기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어쩔 수 없이 치부를 밝게 드러내야 했다.
하지만. 레인이 생각하기에는 그 진실의 이면에는 위험한 요소(특히, 인본적인 부분)가 많았기 때문에 공개하길 원했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그들 스스로 헤쳐나오게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과 동시에 돌연변이가 남을 해치게 방관할 수도 없었고 말이다.
작가도 말하지 않는가?
408. "그의 공적을 부정하려거든, 전체적인 관점에서 냉철하고 사려 깊게 판단한 다음 그렇게 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외가 쪽 가문 사람들의 방탕한 과거를 상징하는 그것. 도리스 레싱의 소설 <다섯째 아이>의 갈등의 발단이 된 그것.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오랄라>의 비극과도 궤를 같이하는 그것을 나쁘게만 해석하는 것은 작위적이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Y의 비극>의 이 부유하나 불행한 가문의 사람들 성격을 괴팍하게 만들어버린 것. 그것 말이다. (고전 소설의 소재 가운데 이런 소재를 차용하는 경우가 예를 든 것만 세 작품인데 이러한 이유는 무엇이며, 이것은 어떤 상징을 가졌는지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