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돌콩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0
홍종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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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누구도 태어나길 원치 않았던 존재임을 의미하듯. 일요일에 태어났다고 지어진 '공일'이라는 이름에는 그에 대한 가족의 어떠한 소망도 기대도 담겨있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움츠러들었던 존재는 동급생의 폭력에 시달렸다. 

 

학교 폭력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다마스 차량을 훔쳐 탄 무면허 운전자 공일은 자신을 그렇게 만든 가족이 그리 대단치 않은 가족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허술해 보였던 가족이라는 이름의 울타리는 범죄자라는 낭떠러지에서 공일의 손을 잡아 끌어낼 여력이 충분했다. 

 

왜냐하면 <달려라 돌콩>의 공일에게는 비록 씨가 다른 아버지의 자식이지만 핏줄 모두를 보듬는 버팀목이 되려고 노력하는 형이 있었고, 유난스럽게 패악을 떨지만 차마 마지막 궁지에까지는 몰아넣지 않는 형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토록 엉망진창인 공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공일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을 던질 무언가를 찾길 진심으로 바라고 동시에 요구하는 공일보다 2살 많은 조카가 있었기 때문이다. 

 

2. 그런가 하면 학교라는 정글을 벗어난 넓은 공간에서 그를 기다리던 또래집단은 그에게 우호적이었다. 동갑이지만 누나 같은 푸근함이 매력적이었던 금주. 학교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영태. 그에게 처음으로 이성적이며 이채로운 관심을 보인 아영. 그런 이채로움의 눈길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은 그가 쥐고 있던 말 채찍이었고, 그녀의 한마디 말로 인하여 공일의 진로가 결정된다. 사랑의 힘이랄까? 그보다는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근본적인 욕망이랄까?

 

한편, '공일'에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친구는 자신과 빼닮은 모습(아무에게도 선뜻 등을 내주지 않던) 때문에 공일과 똑같은 이름을 얻게 된 '우공일'이라는 소가 있었다. '우공일'은 오직 공일에게만 마음을 여는 소였다.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돌콩들(제주도 조랑말)도 있었다. 제주도에 있던 실제 '돌콩'과 주인공은 아영에 의해서 동일시되기도 한다. 

 

108. "작다고 얕보지 마라. 내 안에도 천지의 모든 기운이 들어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녀린 줄기라고 안타까워하지도 말아라. 한번 잡으면 내 몸이 끊어지기까지 놓지 않는다. 너희는 언제 이렇게 목숨 걸고 무언가를 잡아본 적이 있는가? 이렇게 단단하게 익어본 적이 있는가?"

 

3. 제주도 조랑말의 겉모습. 그리고 오공일과 우공일의 겉모습. 그 둘을 연결하는 돌콩의 겉모습은 작고 약하고 볼품없는 존재를 의미하나, 반대로 그 속에 숨어 있는 단단한 알맹이를 의미하며, 그 알맹이가 영그는 성장의 소설이 바로 <달려라 돌콩>을 정의한다.

 

4. 다만 소설을 읽으면서 살짝 아쉬웠던 점은 학교와 바깥을 너무 상반된 공간으로 풀어낸 점. (그로 인하여 학교 바깥의 의지력있고 당찬 아영의 모습과 버스에서 소똥 냄새가 난다며 다짜고짜 채찍을 뺏어들고 동급생을 향해 휘둘렀던 아영의 모습 간의 괴리감) 

 

감정을 긴 호흡의 문장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비속어나 의성어로 짧막하게 표현한 점.

 

기수가 되기 여정에서 외형적인 면에서의 작은 존재라는 틀을 강조한 점. (이 부분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분명 인간의 외형적, 내형적인 다양한 개성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 하고 싶었겠지만 그럼에도 외형적 틀에 맞춘다는 느낌이 많이 전해졌다는 점) 정도가 있었다. 

 

물론, 공일이 자기오 있는 동물과의 높은 친밀감은 마음을 열지 않았던 우공산이 마음을 열었던 점으로 증명할 수 있지만, 기수가 되길 반대했던 이유는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좀 가벼운 느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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