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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카니발 ㅣ 율리아 뒤랑 시리즈
안드레아스 프란츠 & 다니엘 홀베 지음, 이지혜 옮김 / 예문 / 2012년 12월
평점 :
1. 율리아 뒤랑이라는 매력적인 여성 형사 캐릭터를 보유한 추리소설가 안드레아스 프란츠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후, 그의 팬이자 동시에 소설가인 다니엘 홀베가 이어서 이야기를 매듭지은 율리아 뒤랑의 12번째 시리즈 <신데렐라 카니발>.
<신데렐라 카니발>을 완성하고, 프란츠 재단의 인정을 받아 13번째 뒤랑 시리즈의 집필에 착수했다는 후일담이 흥미로웠다. 이 책에 따르면 ‘절반’은 프란츠가 나머지 절반은 홀베가 집필했다고 하는데, 내게는 책의 뒷부분이 술술 잘 읽혔던바. 미망인과 프란츠 재단의 선택은 틀리지 않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2.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가 12번째 시리즈였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 율리아 뒤랑이 지난 시즌 겪었던 끔찍한 사건과 후유증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책의 구성상 12째 작품이라면 굳이 부연해 설명하지 않았어도 될 법한 문장들이 눈에 밟혀서 살짝 아쉽긴 했다. 지독하게 철저하게 서술한 풍경묘사(이건 프란츠의 특성이었을 것 같은.)도 개인적으로는 약간 과하게 다가왔다.
그러한 단점이 있었던 반면에 여성 경관을 주인공으로 삼은 효과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남성을 주인공으로. 이처럼 시리즈로 나온 작품들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자면 고전 쪽의 아르센 루팡이나 셜록 홈스. 그리고 일본의 가가 형사. 미타라이 탐정. 등이 있는데,
이들 작품이 가지는 분위기와 비교했을 때, 이 작품에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지닌 본질적이면서도 섬세한 분위기가 접목되어. 그녀의 생각이 닿는 사회의 부조리가 더 아프고, 따갑게 느껴졌다. 다시 말해서 율리아 뒤랑의 여성성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로 읽히는 한계를 넘어서 사회의 문제를 가까이 체감할 수 있게 도와준다.
더욱이 율리아 뒤랑이 지난 작품에서 잔혹한 범죄자에 의해 피해자들이 겪을 법한 상황을 직접. 온전히. 더 참혹하게 겪었고, 그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완벽히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벌어진 사건이었기 때문에. 비록, 3인칭의 시점이긴 하지만 그 시선이 율리아 뒤랑의 불안한 심리 상태. 즉 피해자의 입장에서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심리적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3. 그러한 여성의 불안한 심리적 투영을 담아서 비판하고자 했던 사회 부조리는 남성의 그릇된 성적 욕망과 문명의 이기인 IT 기술이 접목했을 때, 얼마만큼 잘못된 방향으로 사회가 변할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고, <신데렐라 카니발>은 그 답의 임계치를 가정한 상황을 그려낸 작품이었다.
IT 기술의 발전으로 각자의 방에서 PC 음란사이트를 손쉽게 방문하여 입맛에 맞는 성인 동영상을 내려받아 보며 풀었던 성적 욕망의 충족도는 더 강한 것을 원하는 결핍의 상황에 이르고, 좀 더 실제 상황 같은. 날 것의 무언가를 갈구하는 변태성욕자는 점점 늘어나고 또한 요구한다.
이러한 현실을 예측·판단하여. <신데렐라 카니발>은 성범죄와 살인을 실제로 저지르는 순간. 공포에 일그러지는 여성들의 모습을 포착한 스너프 비디오를 통해 음지의 변태 성욕자들을 충족시켜주고, 그 대가로 돈을 버는 자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대표적인 인물을 단죄한다.
단죄의 방식에 반전이 있어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잘못된 실행을 옮긴 자들은 그들이 저지른 대가를 치른다. 하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율리아 뒤랑의 섬세함이 캐낸 것처럼 돈을 번 자 뒤에 숨어. 처벌받지 않는 음지의 검은손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