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접시
다쿠미 츠카사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1. 만화 같은 소설이다. 드라마 파스타가 생각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문장이 경쾌하고인물묘사도 간결하다개성이 잘 살아난다독특한 플롯 없이 그저 묵묵히 정방향의 서사를 이어가는 소설이지만그 속에는 밝음과 유쾌함그리고 진지함이 넘쳐난다.

 

주인공 히로의 방황에서 그 나름의 고민과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삼총사>의 달타냥처럼 뭔가 술술 일이 잘 풀린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그게 단점일 정도랄까?

 

북폴리오를 통해 내게 온 책 가운데단연유독가장 오래도록 기억될 책이 <무지개 접시>라고 확신이 들 정도로 인상 깊게 읽었다다시 말해서 북폴리오 하면 떠오를 책이 <무지개 접시>가 되었다는 소리다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능동적인 힘. 조지프 나이가 역설한 소프트 파워. 의 세계를 고스란히 살려낸 성장소설이 탄생했다.

 

2. 히로가 '감'을 단련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런 도제식 길들이기는 분명 악덕 사업주에게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생각을 하긴 했다. 사회적 경험이 적고 젊은 당신을 미친듯이 부리면서도. 그것이 바로 너를 프로페셔널하게 만들기 위한 가장 좋은 훈련이라는 당근을 던져주는 따위의 유혹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프로가 되기 위한 고난일 수도 있다.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오직 당신 자신의 몫일 것 같은데. 나는 프랑스 레스토랑의 도제식 수업법을 무턱대고 옹호하진 않지만, 정말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더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셰프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3.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요한 멘토링의 방법은 본질에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다. 곧, 기본기의 수련이며, 지속적 반복을 통해서, 예측하는 즉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스파르타식이지만 훈련의 목적은 타성에 젖어있던 우리의 감각에 충격을 던지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무지개 접시>의 훈련법은 우리가 쏟아붓는 시간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 줄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가치의 측정은 시간을 부은 총량이 아니라노력으로 탄생시킨 결과가 전문가의 눈에는 전문가의 방식으로, 어린아이의 눈에는 어린아이의 방식으로.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결과로 증명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지 못하면 궤도를 수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고행의 반복이다. 왜 그런가 하면, 인간은 자가적인 타협을 통해 편한 방향으로 수렴하는 종족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신년에 그토록 많은 계획을 세웠더라도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오랜 시간을 결심대로 보내더라도 큰 덩어리째 완성시켜야 할 무언가에 균열이 가고 조금씩 흩어져나가는 것이다마치 모래를 한 움큼 쥔 손아귀에서 모래가 빠지듯이 말이다.

 

4.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에 감명 받아 요리를 포기하고 소설가가 되었다는 다쿠미 츠카사라는 작가요리를 소재로 한 <금단의 팬더>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대상이라는 성과까지 거둔 다쿠미 츠카사라는 작가는 분명 <무지개 접시>의 셰프 혼마가 요구하는 극한의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즉, 감각이 몸에 배어있는 작가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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