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 공지영 앤솔로지
공지영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 나는 유독 베스트셀러라고 불리는 작품. 특히 우리나라의 작품과는 담을 쌓고 지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고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책이기 때문에 시대의 정신을 잘 드러내는 책이 바로 베스트셀러인데지금까지의 나는 의식적으로 나만이 가진 다름을 드러내고자? 개발하고자? 베스트셀러에 저항해왔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의 아포리즘을 접하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나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제각기 '나는 달라'라는 생각을 가진 채. 살려달라며 허우적대는 사람 중에 끼어있는 한 사람이 어쩌면 나는 아닌지혹은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우리에게 건네준 위로들과 똑같은 해석을 손에 쥐고 사람들 앞에 나타나서는 드디어 찾았소이다라고 외치는 돈키호테의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2. 읽으면서 한 페이지 두 페이지페이지 끄트머리를 접다가순간 그런 페이지를 접는 행위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첫 장으로 돌아와 접힌 페이지를 원래대로 펼치는 수고스러운 작업을 지금껏 책을 읽으면서 처음 해봤다공지영 작가의 25년이라는 세월의 문학인생에 대한 믿음을 표하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당연하다고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에 담긴 현실적인 글귀에 있었다. 그것은 꿈과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현실을 이야기하는 글이었지만 이상하게 나에게는 유토피아로 다가왔다.이 책에서만큼만이라도 유토피아의 의미를 바꾸고 싶었다. 실현 가능한 현실에 대한 꿈으로. 그리고 이 책의 작가를 꿈의 전도사로.

 

이러한 실체감을 느꼈기 때문에 나는 분명히 이 글이 작가의 경험에서 얻은 글들일 것이라고 쉽게 판단내렸다.(책의 중간에 살짝 그녀의 노트가 공개되는데, 그 사진 속의 비뚤어진 글자에 새겨진 단상의 느낌이 아직도 따뜻한 온기처럼 잔존한다.) 하지만 이 글이 향하는 의미가 다소 공통된 방향성을 띄었던 것은 살짝 아쉬웠다.  

 

작가 특유의 각도에서 사물에 대한 다양한 단상을 담은 글을 기대했었기 때문에, 이런 문장을 더 많이 포함시킬 수도 있었을텐데라고 아쉬움의 입 맛을 다져본다나는 365라는 숫자를 보면서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처럼 하루에 한 문단씩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깨우려는 목적을 가진 책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한꺼번에 읽었을 때 찾아오는 피로감도 한 번쯤은 고려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내용에 대하여 살짝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그녀의 소설 제목처럼고난과 역경을 피하지 말라고난을 성장의 거름으로 삼고 극복하라고독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그리고 그런 주위의 모든 것을 사랑하라그리고 붙잡을 수 있는 오늘에 충실하라그렇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을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그렇다고 자책하지 말라.무엇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인생론적인 메시지가 많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러한 의미를 어떤 문장으로 썼는지에 따라 더욱 와 닿거나 그렇지 않거나 할 터이니 백번 정리하는 것보다 진짜를 한 번 읽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어쩌면 그녀의 전작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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