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야나 아시아클래식 3
R. K. 나라얀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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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마야나>. 제목만 본다면 지독스럽게 난해한 책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기원전 4세기경에 지어졌다고 추측되는 이 인도의 서사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군신화를 아는 것처럼책으로는 삼국지를 읽는 것처럼 인도사람 대부분이 <라마야나>의 줄거리를 알고 있다고 한다.

 

인도인들에게 이토록 대중적이라는 말은 엄청나게 다양한 <라마야나>의 판본이 일반인에게 이해하기 쉽게 씌어진 이야기라는 사실을 증명한다그리고 대중적이라는 의미 속에는 혼란스럽던 시대법과 규칙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았던 고대 인도인들에게 모범적인 도덕적인 기준을 제시하려는 목적도 숨겨져 있었다그리스의 고전들처럼 말이다.

 

2. <라마야나>는 정말 재미있었다. 재미있는 이유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의 원조이기 때문이다악의 근원 라바나에게 지배당하는 세상전설의 악마를 라마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이 처치하고 이 세상에 평화를 뿌리내릴 수 있다는 오래된 예언. 

 

인도의 3대 신 브라마시바비슈누 중. 비슈누의 환생(이야기의 시작은 비슈누의 환생이라고 하는데 이야기의 끝에 보면 그보다 더 높은 존재의 환생 같기도 함)인 라마는 인간이 지녀야 할 모범적인 성품을 모두 지닌 절대적인 존재였다.

 

라마는 시바의 활을 부러뜨림(활을 부러뜨리는 자가 시타의 남편이 될 것이라는 예언)으로서 전생에 부부였던 시타와 현세에서도 연을 이어 나가고악마의 탐욕에 잠시 홀리기도 하고그리고 시타를 구출하기 위해서 라마와 어울리지 않는 다소 무리한 행동을 벌이기도 한다. 이것은 예견되는 시련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깨닫고 이 땅의 악을 처치하고,사랑하는 여인을 구하는 동시에 이 세계에 평화를예언자의 예언을 현실화하는 줄거리이 단락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찬찬히 씹어보면 우리 시대의 거의 모든 작품이 <라마야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라마야나> 이야기 중에 등장하는 원숭이 하누만으로부터 서유기의 손오공이 태어났다고 하니. 이 작품의 파급력은 능히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이상이다. 그러므로 인도인들이 <라마야나>에 가질 긍지 또한 상상하기 어렵다.

 

3. <라마야나>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라마의 모범적인 성품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중에 타인에게 도달하는 첫 번째 무기는 아름다움이었다는 것이다아름다움은 성스럽고, 추함은 악하다는 편견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일는지 모르겠다. 

 

물론이 아름다움은 내적인 면과 외적인 면의 혼합으로 이해할 수 있겠으나. ‘악의 존재’. 라바나의 누이가 라마에게 첫눈에 반해서 일을 벌인 것으로 봤을 때 외적 아름다움만으로도 권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상당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도 자신들의 유전자를 가진 종의 번식을 위해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여 이성을 유혹하기도 하는데이렇게 따져보면 역시 인간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존재(이성보다는 본능에 의존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또다시 느끼게 한다.

 

4. 이걸 좀 더 해석해본다면 외적인 아름다움 정도에 눈이 멀어버리는 이들은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존재이면서, 라바나()의 기운이 깃든 존재일 테고라마와 시타그리고 라마가 들려준 시타의 인상만을 가지고 정확히 시타를 찾아낸 원숭이 하누만은 <라마야나>가 그리는 유토피아에 적합한 존재들로 파악할 수 있겠다.

 

이러한 결론에서 동물이 악의 범주에 포함되는 오류를 잡아낼 수 있겠으나, <라마아냐중에서 원숭이 왕 발리에 관한 내용을 읽어보면 <라마야나>가 생각하는 악의 기준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행하는 본능에의 탐욕에 한정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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