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의 연필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6
마누엘 리바스 지음, 정창 옮김 / 들녘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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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누엘 리바스의 <목수의 연필>을 읽게 된 이유는 귄터 그라스의 나는 에스파냐 내전을 역사책이 아닌미누엘 리바스의 <목수의 연필>을 통해 더 많이 배웠다.”라는 추천사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패자의 기록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소설을 읽고 나면 스페인 내전 당시의 희생자들이 어떻게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소시민의 역사이고, 교과서에는 다루지 않는 패자의 기록이다.

 

2. <목수의 연필>은 역사책같은 소설은 아니었다. 즉, 논픽션스럽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렇게 느낀 가장 큰 이유는 <목수의 연필>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소설처럼 비현실적 현상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라던가 <9월의 빛>을 보면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도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 그림자처럼 주인공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감추곤 한다.

 

<목수의 연필>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스페인 내전의 잔혹성에 대하여 고백하는 주인공 에르발. 그리고 에르발에 의해 목숨을 잃은 화가(프랑코주의자들의 학살로 희생당한 많은 사람 중 한 사람그러나 프랑코주의자 에르발이 유일하게 직접 살해한 사람)의 관계(두 사람의 대화)가 환상적인 느낌으로 서술되고, 그 대화가 내전 이후. 그 당시 에르발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토대로 이 작품을 마술적 사실주의라고 일컫는다현실과 비현실이 적절하게 섞였다는 점을 인정한다

 

3. 한편, <목수의 연필>은 독자로 하여금 우회로를 걷도록 배려한다작가는 내전 이후. 반대파의 숙청을 직접 서술하기보다는 산책이라는 단어처럼 그들의 은어로서 사건을 은유하고은어를 듣고 난 후의 사람들의 소멸을 통해서 소리 소문도 없이 학살당하는 장면을 상상해야만 했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 읽어낸 사회주의의 참혹함과는 정반대의 개념에서 벌어진 민족·국가주의의 참혹함을 읽어낼 수 있었다

 

4. <목수의 연필>은 이처럼 전쟁의 기억을 다루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특이하게도 사랑’이 아주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전쟁과 사랑을 다룬 <닥터 지바고>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 다르다.

 

그것은 에르발이 마리사에게 느낀 짝사랑의 감정이며마리사와 의사 다 바르카의 초월적인 사랑이다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르발이 털어놓는 이야기에도 그들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 바르카라는 인물이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로. 그리고 마리사는 매혹적인 인물이지만. 여러 시점이 혼합되고, 이야기가 뒤죽박죽 엉켜버려서 그 인물이 가진 매력의 온전한 부피만큼 주목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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