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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드세요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오가와 이토의 소울 푸드는 <어린왕자>의 길들여짐과 유사하다. 소중한 가족, 연인과 함께했던 추억.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기억. 음식을 나눠 먹었던 행복감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음식과 함께했던 사람들을 친밀해지도록 도와준다. 이것이야말로 음식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이라고 여겨진다.
<따뜻함을 드세요>의 다양한 음식들은 글을 읽는 우리에게는 그다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지만, 주인공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 음식이 차가운 팥빙수일지라도 팥빙수는 세상 어떤 것보다도 훨씬 특별한 음식이다.
왜냐하면, 팥빙수는 할머니와 손녀 사이에만 알아들을 수 있는 암호와 같은 의미이며, 팥빙수에는 그것을 함께 먹으며 싱글벙글 웃고 떠들었던 추억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차가운 팥빙수의 이면에는 따뜻함이 깔려있다.
이처럼 <따뜻함을 드세요>의 단편은 일곱 가지 음식 이야기지만 그보다는 어떤 음식을 사랑했던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에 관심이 쏠렸다. 소중한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맨홀을 쉽게 뛰어넘어선 사람들)은 소중한 이가 좋아했던 음식과 함께 그를 기억하며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연료를 지닌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따뜻함을 드세요>를 내려놓은 후. 저절로 찾아온 생각들에 공복감과 포만감을 동시에 느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이런 음식들을 좋아했었지...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