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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일구
시마다 소지 지음, 현정수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1. 일본 문화는 스파이더맨, 배트맨, 슈퍼맨과 같은 미국의 영웅주의와 다르게‘스페셜리스트’를 참 좋아하는 모양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렇다. 모든 부분에서 특별하지 않아서. 오히려 볼품이 없음에 가까운.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이 단 한 부분을 특화시켜서 성과를 얻어내는 그런 이야기들을 여러 번 접한다.
그런 의미에서 절박함으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다케타니 료지가 던진 <최후의 일구>는 삶을 대하는 자세가 남달랐던 한 인간의 포기하지 않았던 일생. 그 값진 노력으로 얻어낸 ‘스페셜’이었고, 자신을 이류라 칭했던 스페셜리스트의 일구에 담긴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주는 놀라운 카타르시스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순간이 바로티핑포인트였다.
2. 그야말로 모범이 될 만한 인물의 고백록이었다. 만약, 다케타니가 앞서 읽은 <괴담>의 이들처럼 나약함을 겉으로 풍겨내면서 열등감과 시기심을 폭발시켰다면 다케타니는 다케치의 손을 잡아 이끌고 뒷문 으슥한 곳에 자리한 연못에 가서 사진을 찍자고 했을 것이다. 자신이 남아있기만을 간절하게 원하면서…….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을 초월하는 재능을 가진 동료를 인정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내가 가야 할 길을 선택했다. 그 선택에 질투와 시기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괴담>과는 사뭇 다른 길을 선택한 용기있는 생각과 행동은 말은 쉽지만 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큰 인물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위치에 위축되지 않고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3. 일본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도 대부업이 문제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일본계 대부업체가 굳건하게 뿌리를 내렸다. 어린아이들이 이들의 로고송을 흥얼거려 도마에 오르기도 했었다. 최근에 뉴스를 보니 산와머니가 6개월 영업정지를 당했다는 뉴스를 접하긴 했지만, 산와머니 말고도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볼 때마다 등장하는 대출광고에 신물이 날 지경이다.
요즘은 중국에 진출했다면서 생뚱맞게 한국에서 무이자 행사를 한다고 떠들어대던데 참 어이없는 논리다. 중국에 진출했으면 중국 대출금리 행사나 할 것이지 대체 왜???
일본도 프로야구 중계에 대부광고가 판을 치는지 모르겠으나 프로야구와 대출광고 그리고 승부조작은 최근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강타한 큰 사건의 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담아낸 <최후의 일구>는 지금 한국의 상황에 잘 어울리는 야구소설이라고 생각한다.
4. <최후의 일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처럼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의 시리즈로 구성된 책 중의 한 권이다. 가가형사와 미타라이를 비교해야 함에 마땅하나 <최후의 일구>만 가지고는 미타라이의 인물 됨됨이를 알아낼 만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부족한 정보를 토대로도 느낀 점은 있다.
가가형사처럼 미타라이도 선한 사람이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정도. 다만 가가형사는 행동과 분위기에서부터 선함을 겉으로 풍겨내는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미타라이는 좀 더 내성적인?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사람처럼 비밀스럽다고 치밀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족한 결론이나 가가형사가 감성적인 인물이라면 미타라이는 이성적인 인물에 더 가깝지 않나 싶다. 이것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다소 회의론적인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