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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가 간다 1 - 100만 명을 먹여 살려라!
이창욱 지음 / 들녘 / 2012년 6월
평점 :
경제 무협소설. 스쳐 지나가는 눈길을 고정시킨 책 소개 문구와 같은 의미로서소설 <야수가 간다>의 장르는 느와르다. 이 책은 경제(저축은행, 분양사기, 재개발) 비리와 무협 (요즘 시대의 어두운 뒷골목. 조직폭력배 세계)을 다루고, 여기에 대한민국의 뿌리 깊은 학연, 지연 위주의 사회를 골든게이트 그룹으로서 형상화한다.
무협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절대 고수처럼 <야수가 간다>에서는 보통사람과는 완연히 다른. ‘야수’ 스러운 남자 이광서의 엄청난 능력을 목격할 수 있다.엄청난 능력 중에서도 단연 그의 사람 다루는 능력이 돋보였다. 그는 포기를 모르는 야수였기 때문이다.
37. “오빠는 다른 남자들이랑 달라. 진짜 남자. 오빠는 진짜 남자야.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 안 할 사람. 난 알아 오빠가 우뚝 일어서리라는 거. 오빠는 야수거든. 잠시 웅크렸다가 다시 일어서서 이빨을 드러내는 야수”
어쨌든 <야수가 간다>의 모든 이야기는 이광서라는 한 남자의 삶. 과거 그리고 현재의 에피소드를 뒤섞어 놓은 채. 흘러가는 구조로 서술하기 때문에 이광서의 초인적인 능력을 보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남성스러운 어둠. 무협 세계의 요소만을 살리기 위해 다른 중요한 부분을 포기한 소설은 결코 아니다. 남성스러움을 잘 살리면서 그 분위기의 배경을 만들어내는 경제비리에 관한 세밀한 서사에서 저자의 부동산 개발시행회사의 CEO를 역임했던 이력의 깊이가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골든게이트의 꼼수 A to Z를 완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실 이해하려 애쓰지는 않았다. 가독성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최상열. 1권까지만 읽고 감상을 쓰는 중이라 확신할 수는 없으나 왠지 엄청난 비밀을 감추고 있는 인물이라는 예감이 든다. 나는 이 최상열이라는 서울대 출신의 수재가 서울대 동문들을 이용하고, 무협세계를 이용하고, 학창시절. 상열의 아버지로부터 나중에 상열에게 큰 도움이 되어줄 친구라는 칭찬을 들었던 이광서까지 이용하는 초절정 악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이유는 돈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이라면 금상첨화일 테고…….
353. “광서야, 나인 볼도 인생과 마찬가지야. 앞만 보고 가다 보면 저렇게 3번 볼이 변수로 작용하고, 3번 볼을 넣지 못하면 적들에게 결국 4, 5번이 연결되어 지게 돼 있어. 게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승부에서 비겁이란 게 어디 있니? 광서 넌 생각이 너무 얕아. 앞만 본다니까? 항상 그 다름 수를 생각해. 빠져 나갈 구멍이 있어야 한다는 거야.”
이것은 포켓볼. 나인 볼이 과거 방황했었던 광서에게 전달한 인생의 진리다. 광서는 이 진리로서 그의 앞에 놓인 난관을 풀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