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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평점 :
1.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돈으로 사는 순간. 순수한 목적은 퇴색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형의 추상적인 것들의 아름다움. 정의로움에 대한 공정성을 흐리게 하고, 부패하게 한다.”는 것이 마이클 샌델이 이 책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즉,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에서 돈이 끼어드는 순간 상황이 시장논리로 급격하게 바뀌어버리고, 그것을 초월한 어떤 것을 추구하고자 했던 순수한 목적들이 훼손된다고 한다. 책에서 예로 든 지역에서 주최하는 셰익스피어 연극 공연이라는 공공재에 대한 암표상인의 극성스런 활동은 무료로 공연을 관람하게 하는 본래의 목적을 변질시킨다는 말이다.
여기서 돈이란 우리가 땀 흘려 일해서 번 돈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주의 시대의 부산물들. 쉽게 말해서, 주식투자나 부동산투자로 벌어들이는 자본. 불로소득처럼 얻는 돈의 의미에 더 가까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책에서는 이런 부분을 간과한 채. 바로 시장과 도덕에 대한 대립각을 세우니 <허삼관 매혈기>에서 매혈로서 아비의 마음을 담아낸 돈의 의미와 경제위기 때 불거진 버블의 의미가 상충한다.
2. 그는 다수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공리주의에 부합하더라도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사서 이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도덕적으로 옳은 행위면서 그것이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만 거래는 성립한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공자의 <논어>에서 이야기하는 군자의 모습과 마이클 샌델의 이상적인 인간상이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3.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행위는 성장률만 바라보는 국가의 정책 기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국가성장률이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퍼센트로 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우리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 재화로 변모시킨 후, 소득을 창출해낼지를 궁리하기에 바쁘다.
책에서 예로 든 생명보험 전매제도의 사례처럼 인간의 목숨을 파생상품으로 둔갑시켜 누군가가 죽으면 생명보험의 채권을 사들인 채권자들의 통장에 돈을 입금시키는 현실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인간의 얼마 남지 않은 목숨까지도 누군가의 부를 창출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를 민주당의 박선숙 외 14명이 2010년에 발의했다고 한다.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생명보험금을 더 이상 납부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돕기 위한 취지라고. 웃기지도 않는 개소리다.
또한, 명명권이라는 이름 하에 새로운 부를 창출하려는 시도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프로야구에서 명명권이라는 제도를 받아들인 넥센 히어로즈가 성공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상황을 대부분 분의 사람들이 긍정적인 발전모델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스포츠에 대한, 야구에 대한 관점. 같이 누려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자본의 무분별한 잠식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것들이 바로 성장률의 늪. 실적에 허덕이는 보험사 실적을 쌓기 위해. 수익에 허덕이는 프로야구 구단이 성공적으로 구단을 운영하기 위해 내놓은 기발한 방법이다. 이와 같은 예처럼 비도덕적인 방식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팔 수 있는 방식을 짜내고, 짜내고, 짜내서 자본을 부풀리는 것이다.
그런데 솔직하게 생명보험 전매제도나 각종 파생상품의 범람에는 반대하나. 프로야구 중계방송 화면 속에 잡히는 간접광고들 역시 반대하나. 야구단이 살기 위해서 기업체로부터 명명권을 파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옳은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샌델은 명명권까지 반대하지만 말이다.
4. 어쨌든 간에 결국, 우리 사회는 땀 흘려 벌어들인 긍정적인 돈과 살 수 없는 것들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둔갑시켜 만들어낸 부정적인 돈이 동등한 가치를 지닌 돈이 되어.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행위 역시 부패하게 된다. 이것이 결론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