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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어떤 동화 ㅣ 세계문학의 숲 19
조지 오웰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2년 5월
평점 :
11. 우린 왜 이런 비참한 환경에서 계속 사는 걸까? 우리의 노동이 생산하는 산물 거의 모두를 인간들이 빼앗아 가기 때문일세. 동지들, 우리의 모든 문제의 해답이 바로 여기 있네.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어. 인간. 인간이 우리의 유일한 진정한 적일세. 인간을 없애면 배고픔과 과로의 근본 원인은 영원히 사라지는 거야.
1. 1900년대 초. 전 유럽은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간 계급투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이 틈을 타서 먹물 좀 심하게 빨아 드신 식자들은 모두가 잘사는 사회. 유토피아의 이상을 구현하려는 야망을 드러냈다. 그 야망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러시아 대륙의 혁명을 바라보며 그들은 대리만족을 느꼈다.
방금 읽은 <행복의 추구>에서 계급투쟁의 소용돌이가 미국에까지 퍼졌음을 발견했다. 조지 오웰과 동시대를 살았던 새러의 오빠. 에릭 스마이스는 그의 삶 가장 푸르렀던 시기에 발발했던 사회주의 흐름에 동참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전개와 결말에 염증을 느끼고 단체와의 인연을 정리한다.
이 소설에서 에릭 스마이스와 사회주의 단체가 결별케 한 텍스트 외부에서 떠도는 실망스러운 이유( <행복의 추구>에서는 사회주의 단체를 나온 이유에 대해서 상세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그저 오래전에 떠난 단체일 뿐이다.)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으로 풍자한다.
2. 과거. 나는 <동물농장>을 인간의 추악한 본성에 관한 보고서로만 읽었다. 이러한 본성은 “호랑이가 떠난 자리에 여우가 왕 노릇을 한다.”는 속담과 같은 구조를 이룬다. 호랑이가 떠난 왕좌를 차지한 여우처럼 <동물농장>에서는 인간(부르주아)이 떠난 자리를 돼지가 차지하는 속담처럼 누군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악한 본성을 참지 못하고 표출할 것이다.
돼지들(볼셰비키)의 우두머리이자. 모든 동물(프롤레타리아)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나폴레옹(스탈린)은 동료 스노볼(트로츠키)을 거짓 모함으로 쫓아낸 후, 감언이설로 복서와 다른 동물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희생으로 얻은 열매(풍차, 알)를 독점한다. 혁명 때 내세웠던 규칙을 몰래 수정하기도 한다. 이것에 반대하는 이들은 처참하게 제거(대숙청)한다. 나는 이것을 추악한 본성의 발현으로 읽었다.
3. 이번에 <동물농장>을 시공사에서 펴낸 판본으로 다시 읽었는데, 속에 포함된 <동물농장>의 출간에 관련한 편지글, 작가 서문은 이 작품을 다시 보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시공사의 부록들은 텍스트 외의 것. (특히, 시대적 배경과 조지 오웰이라는 인간의 단면)을 다뤄서 입체적으로 작품에 접근하게 한다. 번역한 문장은 약간 이것과는 반대의 흐름이지만, 원문과 유사한 형태로 번역한 노력( 문장의 구조와 소설에서 괄호로 표현한 내용까지 비슷하다.)은 충분히 엿보였던 것 같다.
작가 서문과 기타의 다른 글을 통해 조지 오웰이 히틀러의 반대편에 있는 스탈린 좌파 전체주의의 사회상의 부조리에 대한 경고를 영국의 지식인로 하여금 똑바로 보게 하려고 이 책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극우의 반대편인 극좌 역시 안전하지 않음을 경고하는 것이다.전체주의라는 이름 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