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녀는 몸으로 말한다 - 마음을 읽는 몸짓의 비밀
제임스 보그 지음, 전소영 옮김 / 지식갤러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1. 이 책에서 제시한 사회 심리학자 앨버트 매라비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사소통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 조건 중에서 절반이 넘는 55%가 제스처나 자세나 얼굴표정 같은 시각적인 몸짓 언어에 영향을 받고, 38%가 목소리의 어조나 높낮이나 빠르기 같은 말의 전달방식에 영향을 받으며, 나머지 7%가 말의 내용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사용하는 텍스트 위주의 서비스들(예를 들면. 트위터, 페이스북,카카오톡, 블로그)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친목질은 인간의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7%만을 사용하여 상대방의 성향을 해석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2. 원서의 제목인 Body Language는 7%에 집중하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93%에 해당하는 각종제스처나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 톤과 같은 몸짓언어를 어떻게 가다듬어야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책인 동시에, 상대방의 93%의 몸짓언어에서 드러나는 여러 가지 메시지를 올바르게 해석함으로써 미리 처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야릇한 연애개론서로 짐작했던. 어리석게도 거기에 낚여서 집어든 <그녀는 몸으로 말한다>라는 한국어 제목은 책의 핵심을 포함한 많은 부분에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읽어볼 만한 한 책을 남성과 여성의 성을 구분 지은 것 같은 "그녀는"의 주어로 포지셔닝을 했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3. 마치 수학 공식처럼 나열한 여러 심리학적인 증거들. 즉, 이러한 행동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는 식의 결론을 무작정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저자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주장은 항상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마따나 상대방에 대해서 올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우선, 평소에 자주 하는 행동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후에 어떤 행동이 일어난 상황(context), 행동에 대해 설명하는 말과 몸짓이 일치하는지의 조화(congruence), 그리고 그 설명 속에서 읽을 수 있는 하나가 아닌 여러 제스처들(cluster)을 통해 그 사람이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4. 예전에 XTM에서 방영했었던 <그녀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대부분의 남성 출연자가 그녀의 진실된 몸짓(?)을 파악하는 것에 실패하고선 머리 위에서부터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이한다. 따라서 과연 이 책에서처럼 집중적으로 몸짓언어를 해석한다고 해서 우리가 상대방을 완벽히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에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바로 전에 읽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토니 웹스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토니가 곁눈질로 본 베로니카. 더 나아가 그녀의 전처 마거릿의 몸짓언어에 대한 토니의 추측은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 100%의 조건을 완벽하게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기에 토니가 생각하는 그대로였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결과는 달랐다.
5. 이런 예들은 작가가 주의하는 부분들(3의 부분)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할 수가 있다. 가령 출연한 여자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 그녀들의 습관을 잘 알지 못한다. 게다가 밑도 끝도 없이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 처럼 말이다. 하지만 예로든 프로그램과 소설은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영리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므로 저자의 반박에 대한 반박이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