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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아프리카 모험
마크 트웨인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세계사 / 1999년 12월
평점 :
<톰 소여의 아프리카 모험: Tom Sawyer Abroad>은 앞서 읽은 두 권의 모험과 연결되는 속편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다. 시간상으로 <톰 소여>, <허클베리 핀>, 그리고 다음이 바로 이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허클베리>의 마지막을 함께했던 톰과 허클베리. 그리고 짐이 고락을 같이한다.
제목이 톰 소여로 시작되는 이유는 모든 사건의 원인 제공을 톰 소여가 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모든 이에게 주목받길 원했던 톰 소여가 눈엣가시 우체국 직원 냇 퍼슨즈를 따돌리고 명실상부한 최고 모험가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 또 일을 저질러버린 것이었다.
대책없는 톰은 이번에도 선심을 쓰듯이 자신의 모험에 헉핀과 짐을 데리고 가겠다고 하고, 헉핀은 그런 톰을 좋은 일을 함께하자고 선뜻 손을 내미는 친구로 생각하니 이들은 어쩔 수 없는 영혼의 단짝일 수밖에 없다.
그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모험의 시작에 걸맞게 스케일이 전편에 비해 엄청나게 화려해졌다. 미시시피 강 유역에서 뗏목의 노를 젓는데 만족해야만 했던 그들은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처럼 열기구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아프리카 대륙까지 건너간다.
솔직히 말하자면, 교수가 발명한 열기구와의 동행은 그들을 영국 런던으로 데려다 줄 것으로 생각했으나. 대서양 상공에서 폭풍우를 만나면서 벌어진 사건(?) 때문에 흘러들어 가게 된 곳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조차 없는 사하라 사막이었고, 이집트의 피라미드였으니 그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목적지에서 벌어진 여행이었다.
생경한 것을 바라보면서 시작되는 세 사람의 의견다툼은 말장난 식으로 꾸준히 이어지는데, 이 다툼을 요모조모 뜯어봤을 때, 톰은 전의 작품보다 훨씬 더 다양한 지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지금껏 쌓은 지식을 맹신하며 그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이라면, 헉핀은 문제의 대부분을 직접 눈으로 본 경험에 의존하여 해결하고, 경험에 따른 직관으로 판단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리고 짐의 경우에는 대체로 헉핀에 동조하는 입장에 서있었다.
톰은 교육을 통해 배운 것을 앞세우면서 헉핀과 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비난하지만, 톰도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깜냥에서 우러나는 직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고 헉핀은 생각했다. 그렇다고 헉핀의 직관만을 인정하고 따를 수는 없었다. 모험에서 톰의 지식은 상당히 유용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양비론적인 접근법으로 수렴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두 생각의 조화를 추구한다.
책에서 그려지는 이 조화는 톰의 지식이 열기구를 움직이고 낯선 곳의 위치와 시간을 파악하고 출발지로 되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헉핀과 짐의 통찰력은 톰의 무모한 성격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로 이루어진다.
이 조화는 남들의 눈에 유명한 모험가로 보이기 위해서 시작한 이 모험이 인간의 어리석음을 설명하는 훌륭한 사례면서. 동시에 이러한 과시욕은 인간의 능력을 계발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극과 극의 견해를 상호보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소설이었다. 톰과 헉핀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