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누와르!
나서영 지음 / 심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71. 큰 가게는 주둥이가 큰 황소개구리야닥치는 대로 잡아먹지황소개구리가 득실대는 저수지는 곧 씨가 마르게 돼송사리고 개구리고 붕어고 잉어고 전부 먹힌단 말이야아가리가 너무 크니깐 다 처먹어버린단 말이지아마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할 거야그냥 흘려들어.

 

1.

당신의 집 근방몇 분 거리 내에 있는우리에게 편리함과 찝찝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대형마트의 진실을 논하는 문학작품은 그리 흔치 않다보통 우리들은 찝찝함의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로서의 편리함에 취해그 뒤편에 감추어진 어둠을 외면하기에만 급급하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찝찝한 어둠 속 공간을 직시하는 나서영 작가의 눈은 그래서 더욱 빛났다.그곳을 선명하게 비추는 밝음으로 빛날 때도 있었고불의를 다잡으려는 뜨거움으로 빛날 때도 있었다어떨 때는 그들에게 섬뜩한 경고를 건네는 당돌함으로 빛나고 있었다그리고 이웃과 가족을 위하는 따스함으로 빛나고 있었다.

 

2.

느와르(noir)는 불어로 `검다`는 뜻이다. 어둡고 냉소적이며 비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는 영화에 대해 프랑스 영화 비평가들이 붙여준 용어라고 하는데, 보통 `필름 느와르(film noir)`라 하면 범죄와 폭력의 세계를 다룬 영화를 말한다. 그리고 '부패' '배반' '냉소주의' '환멸' 등이 기본 줄거리로 다루어지고 있다.

 

탐욕스런 용진마트의 대항마로 처음부터 거칠은 형제를 내세운 것은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론인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악이 클수록 그것에 대항하는 모양새도 똑같이 극단적으로 설정되어야 한다)에 따르면 매우 타당한 설정임에 틀림없다.

 

이 설정은 작가로서도 불가항력적이었을 것이다왜냐하면, ‘누와르로 이야기를 지어내지 않고서는 모든 상황이 지지부진 했을 터이고, ‘누와르’ 덕분에 형제 6이 용진마트의 부조리를 제거하는 과정과 심씨 형제를 없애버리지 않으면 부질없는 노력이 될 것이라는 결말을 무사히 도출해낼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분명한 사실은 누와르를 위해서 현실을 조작한 것이 아니라현실이 이따위로 흘러가고 있으므로 어쩌면 누와르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라는 저자의 대안적 물음과 그에 따른 답변을 듣고서도 우리들이 제대로 반박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게 바로 누와르!>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의 반복이고어쩔 수 없기 때문에 투쟁에서의누와르가 필수적인 조건이 되어야 한다. <이게 바로 누와르!>에서 여섯 형제 각자에게 부여된 (마름모 꼴의 해결방식사정과 그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투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본다면 누구라도 아마 이제는 더 이상의 촛불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약간은 위험한 생각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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