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균과 젊은 그들의 모험 - 조선 엘리트 파워
안승일 지음 / 연암서가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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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은 갑신정변을 일으켰으며, 우리에겐 ‘삼일천하’라는 단어로 친숙한 인물이다. 안승일의 <김옥균과 젊은 그들의 모험>은 조선 말기를 살았던 개화파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서, 그들의 탄생배경에서부터 성향과 실패의 원인을 분석한 책이면서 또한 김옥균을 중심축으로 개화파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열전같은 책이었다.


유명한 조선의 학자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의 세력을 기반으로 조용하게 시작된 개화의 움직임은 김옥균이 성장하는 시기에 이르러 상당한 발전을 이룸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서양의 문물을 접하고, 외국문화를 다룬 청나라의 서적을 필사하여 강대국들의 문물을 면밀히 공부했으며, 신분차별 없는 평등사회와 강력한 군사력에 감동하여 급진적으로 개화를 서두르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개화의 움직임이 그들만의 리그로 매우 한정적으로 치러진다는 것에 있다. 개화파는 청나라의 군사가 감소하는 틈을 타서, 일본의 도움을 빌어 민씨 세도세력을 축출하는 데까지는 성공하는데, 이 정변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 정변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도성을 지키는 군사들은 청나라의 반격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개화파들을 배신하고, 지방의 선비들은 위정척사 정신을 위배하고 있는 그들을 규탄하고, 또한 서양열강과 청나라와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불안한 시국에 정변을 위해 일본을 끌어들인 그들에게 쏠린 반일 감정은 개화파의 자리를 더욱 위태롭게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위로부터의 개혁이 성공한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 개혁이 사회적인 합의가 없이 갑자기 이루어졌다면 더욱 성공확률은 희박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과신하고 젊은 혈기로 일을 벌였지만, 돌아오는 보답은 일본으로의 망명생활이었고, 이 개혁에 가담한 인물은 대부분 암살당하거나, 살아남은 몇몇은 나중에 친일파에 가담하게 된다. 서재필만이 그나마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긴 한데, 그 역시 미국시민으로서 철저히 계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이 책은 서술한다.


책을 읽으며 어제의 선거결과를 되짚어보니 지금껏 떠들어왔던 모든 구호에 사회적 합의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나꼼수로 대표할 수 있는 SNS 속에서 우리들은 우리들을 향해서만 진보를 부르짖은 것은 아닐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6.25 남북전쟁을 직접 겪은 분들. 전쟁 후 황폐해진 나라 꼴 때문에 가난하게 살아야만 했던 그분들의 처지를 이해해야만 했다. 결국, 우리의 개혁의지는 그들까지 감싸 안아야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면 남녀노소 가리지 말고, 잘 살 수 있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개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론은 급진적인 개혁과 진보는 이유없는 반대를 불러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다. 급진개화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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