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인생 -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大로망
우석훈 지음 / 상상너머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불혹이라는 단어를 잔인하게도 ‘혹시는 없다.’로 정의하시는 우석훈 선생님의 <1인분 인생>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혹시는 없는’ 마흔의 삶을 주제로 하는 수필집이다. 그리고 그 속엔 일상생활의 친숙함과 명박시대 대한민국의 난감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내가 그리는 미래의 한국은, 좌파도 우파들에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우파도 좌파들에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그래서 훌륭한 사람들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 결국 그렇게 힘을 모아 행복이 넘쳐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52p-

 

자기 주변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서로서로 돌보는 나라다. 자기 골목, 아파트 같은 층, 최소한 그 안에서 굶는 사람들이 없도록 서로를 돌볼 수 있는 나라,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정서적으로 빈곤하지 않고, 아무도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는, 그런 나라. -159p-

 

우 선생님께서 바라는 미래의 대한민국의 모습은 지금의 상황으로 추측했을 때는 상상할 수조차도 없는 굉장한 유토피아적인 사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라는 ‘필승카드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면 세끼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요. 아내와 자녀의 미래를 행복하게 고민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는 것은 비단 그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꿈이리라.

 

마흔이 되면, 사실 우리는 이제 누군가에게 나무가 되어 주어야 한다. 정신적인 것이든 물리적인 것이든, 이제 받아야 할 것보다 주어야 할 것이 더 많아진다. 그런데도 무엇인가를 계속 받으려는 소년처럼 게걸스럽게 손에 쥐려고만 하면, 정말 추한 꼰대로 늙어갈 뿐이다. -27p-

 

그런데 이 꿈이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예순이 되어도 탐욕스럽게 부를 탐하고 비리를 저지르는 시대의 기득권. 스크루지 무리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 그들은 어린이에게 꿈을 꾸어라 면서, 막상 그 어린아이가 성인이 되면 눈높이를 낮추라고만 한다. 그리고 맞는 곳이 없으면 알아서 창업을 하라고 한다.

 

<88만원 세대>를 읽고, 짱돌과 바리케이트를 준비하고 있는 절박한 처지에 우석훈 선생님의 신간이 당연히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으리라 착각하고 읽기 시작한 것은 독자인 내가 책임져야 할 몫이지만, 이 책의 어디를 둘러봐도 40대를 위한 책이라는 포지셔닝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점(심지어 갑남을녀라고 표현)은 출판사에서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이 책을 마흔이 넘은 분들이 읽는다면, 어떤 평을 남길까.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하기 때문이다. 나는 머리로는 -털털한 편한 복장으로 1,600cc 해치백을 몰고 회의에 참석하려다가 입장을 거부당하자 쿨하게 “그러지요.” 라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우 선생님의 일상에 주목하면서도 손으로는 윗세대에 대한 강력한 반감을 드러내려는 어쩔 수 없는 심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 수긍해버리고 나면, 마치 내가 불혹의 나이를 넘겨버린 애늙은이가 되는 이상한 기분이 들게 될까 두렵기도 하고, 실제로도 그런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보다는 미래의 나를 위해서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다. 좋은 말을 다른 곳에 많이 옮겨 적어놨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적 피부에 끼어 있는 때를 벗겨 내고, <조선일보>의 루틴. 즉, 조선일보가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의심 없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의식을 버리자는 우 선생님의 제안을 같은 연배의 삼촌이나 이모나 고모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참으로 궁금하다.

 

[네이버 북카페 서평이벤트를 통해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