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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번째 법칙 - 역사상 가장 대담하고 냉혹한 성공의 기술 ㅣ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4
로버트 그린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살림Biz / 2009년 10월
평점 :
그가 돌아왔다. 타인들은 ‘부활한 마키아벨리’라고 칭송하는 로버트 그린. 내가 생각하기에는 매우 도발적이고 겁이 없는 로버트 그린. 드디어 그가 <50번째 법칙>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보따리를 등에 업고 우리를 찾아왔다.
나는 일전에 <전쟁의 기술>을 읽으면서 그의 독설에 흠뻑 빠져들었다. 나는 이 책에서 또 하나의 채찍과 동시에 당근을 기대하고 있다. 얌전한 척. 좋은 것만 말하는 착한 책이 아니라 나쁜 것은 나쁘다고 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나쁜 책. 그렇지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나쁠 때는 나빠야 한다고 말하는 나쁜 책.
그의 책은 나쁜 책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것을 읽는 우리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과거의 위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도록 심사숙고하여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거친 단어들에서 시작하여 강렬하고 단호한 말투의 매듭까지…….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그의 이야기에 굶주려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는 과거의 저서들인 <전쟁의 기술>,<권력의 기술>등과 차이를 보이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현재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어떤 인물을 그의 이야기 속에 포함 시킨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그의 평전이라고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로버트 그린은 피프티 센트라는 인물의 이야기와 자신의 권력술을 <50번째 법칙>에 함께 버무려 놓았다.
시작은 피프티 센트
나는 미국 힙합을 좋아한다. 쿵쿵 거리는 강렬한 비트.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진 못하지만 가슴까지 전달되는 거친 목소리들. 그렇지만 아쉽게도 고등학교 졸업 이후 팝송을 그리 즐겨 듣지 않았기에 힙합음악으로 유명하다는 피프티 센트라는 이름은 나에게 생소한 이름으로 다가왔다.
피프티 센트. 책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과거사들은 어두운 단면을 연출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고 빈민가에서 홀로 살아야했던 피프티 센트. 보통사람이었다면 자신이 머물고 있는 그 자리를 돌아본 후 체념하고 말겠지만 피프티 센트에게는 그곳을 벗어나고야 말겠다는 정신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정신력은 아이러니하게도 내버려졌던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인해 길러졌다.
우리는 모두 두려움이라는 요소를 가슴 속에 얼마쯤은 품고 있다. 그래서 무언가를 시작하기가 두렵다. 또한 현실에 안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렇지만 피프티 센트에게는 무엇인가를 두려워할 여유가 없었다. 거친 빈민가 소굴에 홀로 남겨진 그에게 편안함을 제공해줄 수 있는 따뜻함은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성공이든 실패든 간에 무엇이든 해야만 했다.
그렇게 처음 시작한 것이 마약판매상이었다. 허슬러로서 무수한 암투를 승리로 이끌게 되었다. 허슬러로서 돈을 모으게 되자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 빈민가를 떠나 힙합가수로 변신했다. 그는 힙합이라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암울했던 삶을 토로하고 부익부빈익빈을 만들어낸 모든 체제를 비판하면서 대중과 소통한다.
순조롭게 흘러가나 싶었던 어느 날, 그에게 갑자기 날아든 아홉 발의 총알은 그의 음악인생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아홉 발 중 한 발의 총알이 그의 턱을 관통했지만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그와 계약했던 음반회사가 떠났다. 그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시대의 흐름을 쫒아가지 못하는 거대한 몸뚱이의 기획사에서 만들어진 노래보다는 그의 노래를 부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관통한 총알로 인해 구멍 난 혓바닥은 자꾸만 쇳소리를 내서 그의 노래를 방해했다. 이것이 진짜 위기상황이었다. 여기서 성공하는 이들의 모든 특징적인 요소 ‘역발상’이 피프티 센트의 머리를 강하게 때린다. 그는 입에서 나는 쇳소리까지 노래에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그의 상처는 빠른 랩은 하기 어려웠으나 그 소리가 내는 거칠음은 그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누구도 그의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없었다. 턱에 총알을 얻어맞지 않고서는 말이다.
그는 기획사도 없었던 환경에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공짜마케팅을 벌인다. 또한 인터넷의 바다에 떠돌고 있던 디지털 해적들을 그의 편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음악은 아무런 대가없이 해적들의 손에 의해서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동시에 그는 홈페이지를 개설해서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었으며 재빠르게 반영했다. 그는 거대 기획사가 할 수 없는 새로우면서도 접근성이 뛰어난 방법으로 피프티 센트만의 비즈니스 제국을 창조해냈다.
마무리는 로버트 그린
세상에 눈을 고정시켜라(강렬한 현실주의), 자신의 진짜 주인이 되어라(자주성), 수세를 공세로 전환하라(기회 창출), 예측 불가능한 전략가가 되어라(계산된 추진력), 투쟁하고 저항하라(공격성),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라(권위), 네트워크에 접속하라(접속), 목표에 열중하라(숙달), 내면을 강화하라(자신감),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숭고)
로버트 그린은 피프티 센트의 이야기를 통해서 위에서 나열한 10가지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어떤 메시지에는 단계별로 접근하기도 하고, 어떤 메시지는 통합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거기에다가 이해하기 쉽게 과거 권력자들의 일화를 곁들여주면서 살을 덧붙이면서 법칙을 공고히 한다.
이를 두고 옮긴이는 10가지 메시지를 ‘모든 두려움을 넘어선 완전한 대담성으로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창의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삶의 방식’ 이라고 간단하게 요약한다.
<50번째 법칙>이 내게 준 것
삶은 투쟁의 연속이요. 죽음을 인정해야 삶을 충실하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저자는 오늘날에 이르러서 죽음이라는 것이 TV나 인터넷의 뉴스로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삶과 죽음의 경계가 멀어지고 때문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절박함이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삶이라는 것이 그렇게 치열하지 않는 간접적인 것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간접적인 삶의 의미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점차 능동적인 인간에서 수동적인 인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 같다. 스포츠의 감동을 중계방송을 통해 느끼고, 사랑의 감정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느낀다. 모험과 여행은 온라인 게임으로 느낀다. 그리고 커뮤니티는 온라인 채팅으로 대신한다. 그리고 이 모든 지식은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받을 수 있게 되었다.
피프티 센트는 그리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모든 위인들은 환경에 내던져졌고 스스로 그것을 극복하면서 성공했다. 때로는 그 삶이 죽을 만큼 힘들었어도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견뎌내면서 작은 걸음을 내딛었다. 그들은 간접적인 삶이 아니라 직접적인 삶을 살았다. 철저히 현실과 싸워나갔다.
이런 삶을 고스란히 접하면서 나는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나는 이 세상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알고 싶었고 준비하고 싶었고 준비 중에 있었다. 준비하지 못한 나에게 몰아닥칠 거센 파도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조금 더 공부한다면 나에게 몰아닥칠 파도를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파도는 아직도 내 머리 위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나를 덮칠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것을…….
나의 잠재력은 우주의 그것과 같다는 말은 현실과 부딪혔을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삶이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라는 말도 역시 현실과 부딪혔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머릿속에 가득히 담아놓은 교훈들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일 테다. 지금이야 말로 망각의 힘이 필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