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많이 그리울 겁니다 - 바보 대통령 노무현 추모집(노무현 추모시집)
신경림.송기인.박노해.유시민.안도현 외 지음 / 트임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2009년 5월 23일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그날이다. 아무도 그의 서거소식을 믿지 않을 정도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집중된 각종 비리의혹의 기사가 물밀듯이 쏟아져 나온 이후. 그리고 그런 의혹들과 예전에 그가 입버릇처럼 내뱉던 부패척결이라는 단어를 뒤섞은 기사가 나온 이후. 그를 지켜주는 언론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각종 전략ㆍ전술들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전략이라고 일컬어지는 도덕성에 흠집이 난 그는 씻을 수 없는 불명예의 방망이로 육체 속에 숨겨져 있던 서민을 위하던 그 투명하고 맑은 영혼이 피곤죽이 될 정도로 격한 정신적 타격을 입으셨다. 그렇지만 그 순간에도 그는 아무에게도 죄를 묻지 않으시고,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신 채 훌쩍 떠나버렸다.

그 후 오랜 시간동안 우리들은 패닉상태에 잠겨들었다. 그리고 그를 추모하는 발걸음이 연일 이어졌다. 그리고 각종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서적들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책들 가운데 그런 죄스러운 마음을 한군데 고스란히 그리고 정성껏 담아낸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집 또한 마주할 수 있다.

‘바보 노무현’을 그리는 많은 인물들의 글을 담은 <당신이 많이 그리울 겁니다>. 나는 책 제목처럼 우리들은 당신이 만들어준 그늘이 너무나도 그리울 것 같고, 그런 그늘을 또 다시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불제’를 통해서 꾸준히 지불해나가야 한다는 암울한 생각을 또 다시 해보게 된다.

책에 실린 글 한편, 시 한편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역시나 한결 같은 목소리가 이 책에서 울려 퍼진다. 그가 떠나고 나서야 그가 씨앗을 흩뿌린 풀뿌리 민주주의를 깨닫게 되고, 작금을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야 그때의 자유가 소중했었구나…….라는 후회 섞인 한숨들.

그렇지만 그가 뿌리고 간 씨앗은 비록 그것을 부정하는 자들에 의해 짓밟혔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직 씨눈을 틔우지 못했던 수 많은 불량종자는 그 격렬한 짓누름을 통해서 마침내 씨눈을 틔우게 만들어 주었다. 마치 척박한 토지에 쟁기질을 한 것처럼 그렇게 우리들은 새로이 눈을 뜨게 되었다.

나도 그랬고 당신도 그랬고 모든 이들이 그랬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모두 ‘정치’라면 그저 머리 아픈 것쯤으로 치부해버리고서는 아무나 뽑혀도 그저 잘해주기만을 바랄뿐이고, 또한 후보자가 가진 도덕적 인품은 무시한 채 그저 경제만 살려주기를 바랄뿐이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이 정치라는 골치 아픈 녀석을 관심 있게 지켜본 이들은 그저 신문에 실린 기사들에만 초점을 맞추었고, 그 기사들의 내용만을 재생산 해내기에 급급했던 아둔했던 우리들이었다. 이리 쏠린다 싶으면 이쪽으로 우르르. 저리 쏠린다 싶으면 저쪽으로 우르르. 지난날의 우리들을 기억한다면 모두가 고개 숙여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쪽의 균형 그리고 믿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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