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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론 - 백산신서 52
V.I.레닌 지음, 남상일 옮김 / 백산서당 / 1986년 6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은 요즘 비정규직법 개정에 따른 진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나라당은 4년이라는 기간 동안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묶어 두려하고 했다가 2년 근무에 더하여 얼마간의 유예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고, 민주당은 2년이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더 이상의 유예안을 두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민노당과 진보신당 쪽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원천적으로 철폐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 법안이 끝나는 2009년 7월 1일. 한나라당의 비정규직법 개정 기습상정뉴스가 들려오는 한편, 오늘은 보수당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의 연합으로 유예안을 1년6개월로 잡고 그 후에 다시 논의한다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대체 이 쟁점을 왜 서평에 늘어놓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이 법안과 레닌이 쓴 제국주의론 사이의 관계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한번 앞서 이야기해보았다.
레닌이 쓴 <제국주의론>의 원제목은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이며, 자본주의가 계속해서 발전하게 되면 더 이상 공정한 자유무역이 이루어 지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지를 궁리하는 제국주의로 변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레닌은 <제국주의론>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에 도달한 1900년대의 제국주의 국가(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들의 현상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로부터 제국주의가 점차적으로 독점이라는 한 점을 향해서 움직이며, 그 나라의 은행세력이 더 많은 이득을 위한 잉여자본수출활동을 벌이게 되며, 자본 수출로 벌어들인 이득으로 은행의 과두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며, 마침내 제국주의가 된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노동력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큰 자본을 만들 수 있을지를 읽는 능력이라는 그 사회의 특성에 관련한 의견을 주장했다.
돈의 위력과 함께 광활한 전 세계의 미개척지 앞에서 사람의 노동력은 제국을 만들기 위한 하찮은 것으로 전락해버린다는 레닌의 주장은 현재의 비정규직법이 인간의 노동력을 어떻게 하면 더 적은 지출로 착취해낼 수 있을지 골몰하여 나온 결과물인 동시에 매일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세계의 기업들과 경쟁을 펼쳐서 이기려고 하는 제국주의적 기업의 면모를 볼 수 있다.
레닌이 <제국주의론>을 발표하고 전 세계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우리들 자본주의 국가는 그들의 의견을 공산주의자의 헛소리라고 무시해왔다. 그 결과 레닌이 우려했던 제국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비극적인 결말을 일으켰으며, 그 후에 전쟁에 대한 금지조약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 전 세계 기업 간의 전쟁을 통해 되살아났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불어 닥친 글로벌화에 대한 압력은 레닌의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에 벌어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갈수록 관세를 비롯한 수많은 세계 자본의 공격에 대비해왔던 방어막은 무너지고 있으며, 도리어 그 자본과 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우리도 힘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생산비를 절감해야만 하고, 생산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를 낮춰야만 한다는 기업의 결론. 즉,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이처럼 생산비 절감이라는 압박에 직면한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각종 언론들도 이대로 비정규직법의 해결이 나지 않으면, 대량 실업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정치인들의 쟁점에 대한 봉합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의 바람대로 1년 6개월의 유예안을 통과시켰다고 치자. 하지만 그때가 되면 또 다시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1년 6개월의 시간동안 이 법안은 해결된 것으로 간주되어 저 멀리 밀려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우리들은 미래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노동자와 기업과 정부 간의 싸움을 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싸움이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원인에 대해 나는 레닌이 주장한 자본주의의 독점화에 따른 전 세계적인 ‘쩐의 전쟁’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광활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고통을 가장 먼저 받아야 하는 사람은 그 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자가 아니라 그들 밑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라는 인식이 계속될수록 그 싸움은 절대로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