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공부하는 석유·가스 산업 - 산유국이 되려면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경제지식
오성익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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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p. 한국석유공사는 2024년에 한국동해유전 탐사시추를 위해 시드릴과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용선계약을 체결했다.(중략) 계약 규모는 3,200만 달러(440억 8,000만원)이다. 계약기간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동해 대왕고래사이트에서 40일간 시추작업을 진행하는 데 1일 54만 5,000달러(약 7억원)의 용선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 24년 6월 3일. 이 날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동해바다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세상에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배경에는 미국의 액트지오라는 회사가 분석한 보고서가 원인이 되는데 이 보고서에는 포항 일원 동해 심해 유망구조에서 35억 달러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로는 한국석유공사는 탐사시추소식이 계약이 진행되는 24년 12월 말 쯤 발표되길 바랬지만, 대통령실의 갑작스런 발표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정쟁의 한 복판으로 들어왔다. 그 이후 속속 보도되는 뉴스의 내용에 따르면 액트지오라는 회사의 자격논란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그리고 지금 현재 시점 윤석열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고, 전대미문의 현직 대통령 구속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흐릿해졌다. 하지만 위 계약 내용처럼 12월 20일에 탐사 시추선을 띄워서 현재 동해바다 인근에서 1월까지 시추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2. 책의 출간을 계획하고 원고를 작성하는 시점에는 국가 정세가 이렇게 급박하게 흘러갈 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 정부 추정치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 추산가치는 2,260조 삼성 시총의 5배에 달하는 지하자원(천연가스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석유도 25%정도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에 흥미가 생겨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처음 공부하는 석유·가스산업>에는 석유탐사와 관련한 지식들을 차곡차곡 담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나름대로 이해한 바에 따라 정리해보면 조광권이라고 부르는 석유개발권은 대부분 국가주도 사업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영기업의 영향력은 전 세계 모든 기업 중에서도 가장 앞자리를 차지할만큼 막강하다.

그러나 환상과 현실은 구분되어야 한다. 정부 발표에서 밝혀진 내용 중에서 가능성이 20%이고, 최대 매장량이 140억 배럴(최소 35억배럴)이라는 사실만 보고 산유국의 꿈에 부풀 수 있겠으나 냉정하게 바라보면 이것은 막연하게 추정치일 뿐이고, 만약 매장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상업적으로 시추가 가능해야만 경제성이 확보되어 유전개발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게다가 해양유전은 육상유전대비 4~5배의 생산비용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것은 탐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부분이지만 이제 더는 땅 위에서 석유를 채굴하는 것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책에 따르면 해양유전개발은 광구를 취득하고 탐사를 진행한 후 개발과 생산단계로 이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현재 대왕고래프로젝트가 수행하고 있는 과정은 물리탐사에서 유망하다고 판단한 구조를 직접 파서 석유가 있는지, 상업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탐사단계라고 볼 수 있다.

175. 한국 석유개발 역사에서 우리의 대륙붕에서의 탐사시추 횟수가 2024년 3월 말까지 총 48회에 이른다.

이 중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사례가 1998년 7월 6-1광구 중간에 위치한 고래V조 구조물에 대한 탐사시추로 이를 통해 1998년 상업성 있는 가스전을 발견했고, 2001년 동새-1 가스전 개발이 시작되어 2004년 7월 생산을 시작. 추가로 2005년 동해 -2 가스전을 발견하여 개발. 2021년 12월 31일 생산을 종료했다.

3. 이 책에도 언급하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률은 20%라고 한다. 혹자는 낮다고 생각할 수도 또 다른 누군가는 높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석유가 매장되어 있고, 이것은 확실하게 생산할 수 있다 의미가 아니었다.

위 단락에서도 소개되어 있지만 7광구에 총 48번의 시추공을 뚫어 시추탐사를 진행했지만 성과는 마뜩찮았다. 이번에 추진하는 동해고래 프로젝트 또한 최소 5번에서 10번 정도 유정의심 지역에 시추공을 뚫어 탐사를 수행해야 하는데, 정치적 갈등과 보고서를 발표한 액트지오라는 회사의 논란으로 인하여 불확실성이 증가하여 국회에서 전액 감액이 되는 등의 험난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1차 시추에 소요되는 비용 1000억원의 비용을 국가와 한국석유공사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으나 국회는 2025년 예산에서 국가가 부담하기로 한 비용이 거의 전액 삭감시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를 무턱대고 비난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한국석유공사는 국회가 요구하는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의혹도 상존하고 있는 상태에서 예비타당성조사까지 거부하기 때문에 하나의 시추공에 1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을 무조건 지불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은 타당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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