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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나는 이 책의 제목 ‘압구정’이라는 말에 호감이 가서 구입했다. 조금은 답답하고 짜증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재미있기는 하다. ‘압구정 다이어리’는 말 그대로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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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들의 이야기
대한민국의 극소수인 부유층의 집합지인 압구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즐비하다. 이를테면,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하는 헤르메스 백과 몇백만원 하는 구두, 명품중의 명품의 의류와 악세사리, 제니퍼 로페즈가 만들었다는 브랜드 J는 츄리닝값만 몇십만원을 육박한다. 요즘 대세인 성형수술 그리고 차는 억대를 능가하는 외제차들을 선호하는, 그리고 음식도, 취미도 연예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아니면 그 이상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1%~5%에 속하는 사람들이 이야기이다. 언젠가부터 명품만을 밝히는 사람들에게 ‘된장’이란 말이 붙어 ‘된장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된장녀들의 이야기’이다.
된장녀들의 ‘굶주린’ 이야기
된장녀들의 끊임없이 굶주려 한다. 그 굶주림은 단순한 음식에 굶주림을 지칭하는 것만 아니다.
“응, 외모, 연봉, 집안, 장래성, 매너, 미적 센스.
이중에서 외모는 저 남자 정도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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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압구정동 지도이다. 책 안에 있다.
‘이 압구정. 청담 바닥에서 외제 차 몰고 다니는 잘생긴 남자들은 딱 세 부류인 거.
연예인, 청담동 도련님. 그러니까 나 같은.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스트!’
주인공의 남자 친구였던 상준의 말이었다. 돈이 최고라는 시대, 포스트모던 시대의 후유증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나가는, 강남의 압구정동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된장녀들의 굶주림의 정점은 ‘광림교회’에서
이 책의 정점은 마지막 대목에 여자 주인공들이 ‘광림교회’를 가게 되는데, 거기서 된장녀들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우리 나라에 이처럼 물 좋은 교회가 이곳 말고 또 있을쏘냐?’(누구나 한번 와 보면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완전히 GG다. 이런 된장녀들의 몸짓들을 보면서 광림교회에 있는 주인공의 고백이 의미심장하다.
‘그렇다! 그들이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아마도 마음속 공허함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돼버렸을까. 뭐 이런 심오한 생각들이 나와 전혀 어울리진 않지만, 가끔은 이런 기분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라는 장소적 특성 때문일까?...’
시대적인 대세 가운데 터져 나온 한 마디!
책 표지에 이런 말이 있다.
‘연애보다 재미있는 압구정 이야기’
그래, 재밌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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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가 30억이 넘는 차였던가?
작중 유라가 이 차에 반해서, 이 차주인-키가 작지만 돈이 많기에-인 남친을 사겼다가,
1주일만에 둘이서 같이 운동하는 와중에 헬스클럽에서 만난 알리샤와 바람나서 파토난다.
나이트 클럽에서 친구 소개팅 시켜주려고 애쓰는 주인공과 친구, 지안! 상대 남자가 3시리즈의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하길래, 된장녀는
“아, 저도 예전에 BMW3 타고 다녔어요. 무슨 색이에요? 전 파랑색이었는데.”
“하하, 전 BMW가 아니라 삼성 건데.”
“.....”
뭐, 뭐라고? 그럼 그 3시리즈가 SM3였어? 맙소사! 얘 뭐야? 세상에 어떤 사람이 SM3를 3시리즈라고 하는 거야? 젠장, 이젠 내가 더 이상 여기 있을 여유가 없어졌다. 괜히 시간만 버렸어.
이런 이야기들의 일색이다.
하지만 그 발칙한 것이 조금은 상큼하게 다가온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전혀 꿈꿀 수 없는 것들이지만.
머리 식히기 위해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은 발상!
된장녀들의 발칙한 행위를 훔쳐보면서 커피 한잔하고 머리 식히는 것도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는 좋은 방법!
말 그대로 이러한 것에 극도로 집착하는 굶주림과 갈증의 된장녀들이 주인공이다. 헬스클럽 1년 회원권도 이지훈이 CEO로 있는 헬스클럽, 엄청난 금액이다. 나이트 클럽도 명품 나이트클럽이 따로 있고, 거기엔 연예인들도 들낙거리는, 하지만 사인공세를 받지 않아도 되는 대한민국의 성역(?)과도 같은 압구정동!
보통 사람들이라면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압구정동의 점포라면 ‘맥도날드’정도?
수많은 잡지와 연예계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즐비하게 담겨져 있어 흥미롭게 줄줄 읽혀져 내려간다. 이 책에서는 ‘압구정을 돌아다니는 이들이 연예인을 봐도 모른 척 하는 이유’, ‘새벽녁 압구정에서 술 마시기 좋은 포차 Best3’, ‘Best dress code in night or club’, ‘압구정 젊은 남자들이 타고 다니는 차종 & 성향’,‘나이트 초기녀(~3개월) VS 나이트 후기녀(3개월~)’등이 열거되어 있다. 이런 가십같은 정보는 잡지에서나 어울리지만 이렇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색다른 맛이 있다. ‘압구정동 다이어리’라는 소설의 독특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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