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박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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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다. 문학계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신예 작가들이 등용되고 있다. 내가 뭐기에? 나는 세상의 중심이기에, 주관적이고도 이기주의적인 발상을 해 본다. ‘스타일’의 백영옥처럼 시원시원하게 글을 적어가고 있다. 백영옥은 잡지기자출신 답게 모든 것을 브랜드와 트랜드로 이미지화시키면서 소설을 재미있게 적어 나가고 있고, 박주영은 제목처럼 ‘냉장고’에서 모든 연애이야기를 가져온다. 이를테면 누굴 만났는데 무슨 레스토랑에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주인공이 요리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한지 하루만에 읽어버렸다. 연애이야기를 너무 재미나게 써내려가고 있다는 생각! 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그 연애의 시선! 보통 남자 작가들은 ‘성’, ‘섹스’이야기를 반드시 하고야 만다. 하지만 박주영은 여류작가이다. 그는 정말 ‘섹스이야기’를 하나도 언급하지 않는다. 남녀관계에서 반드시 개입되어질 ‘성’이 빠진 굉장히 건전한(?) 소설의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이다.

나는 800페이지에 달하는 ‘교양서’를 몇 달 동안 읽어 내려가면서 완전히 지적인 파김치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책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더 나아가 소설은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 박주영의 소설은 거기에 속하는 글이다. 일단 재미있다. 나영, 수진, 유리 그리고 은주...이렇게 여자친구들끼리 얽히고 설키는 연예관계를 아주 속도감있게 전하는 박주영의 필치가 돗보인다. 연애를 요리로 비유하여 글을 적어가는 것도 신선하다. 나는 남자라서 덜하겠지만, 요리에 직접적으로 접하는 여자 독자들은 더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나는 주인공인 나영이 과연 누굴 선택할지 끝까지 궁금해했다...읽는 독자라면 누구나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의 다소 보편적이면서도 의례적인 콤멘트를 옮겨보면,


오늘의 요리


-아무리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한 가지쯤은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준비할 수 있는 최상의 재료를 준비하자.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자.

-돌이켜보고 반성하자.

-느낌, 감각, 습관,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믿자.


작가는 요리를 연애로 보고 있다는 관점! 그게 이 소설의 특색이다!


하나 더 이야기하면, 특히, 박주영의 이 소설의 표지가 굉장히 이뿌다. 느낌이 사뭇 다르다. 만져보면 촉감이 다르다. 그것은 포스트잇 붙이는 부분을 볼록하게 처리함으로 디자인에 신경을 좀 썼음을 알 수 있다. 이것도 멋진 마켓팅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Written By Kar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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