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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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12년 동안 근무한 저자가 아마존에서 피부로 느낀 경험들과 생각들을 책으로 펴냈다. ‘성별, 인종, 나이, 장애유무, 결혼 유무 등으로 절대 차별하지 않는’(136p) 아마존에는 매일 약 5,000장의 이력서를 받는 것으로 추정(215p)된다. 하지만, 거기에서 12년 동안 살아남은 것이 절대적으로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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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문은 능력있는 자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다’(245p)는 말에는 ‘바보 같은 질문’을 수없이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얼마나 질문하기가 힘든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던가!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요즈음은 조금 나아졌는지 모르지만, 서구식 교육제도를 따라 갈려면 아직도 많이 소원한 것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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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업무평가는 시간의 양으로 측정되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치 예비군이나 민방위 훈련시간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마존은 시간의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한다. 어찌하든지 궁댕이를 의자에 붙이고 오래 앉아 있는 ‘근무시간의 양’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적합한 역량과 능력으로 평가받는 곳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능력이 있는 자는 언제든지 등용되지만, 능력이 떨어지는 자는 언제든지 잘릴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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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놀랬던 부분은 바로 아마존이란 회사를 규정짓는 대목이다.
아마존은 과연 어떤 회사인가? 나는 아마존을 그냥 세계적인 인터넷 북스토어, 온라인 서점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아마존과 베조스회장은 아마존을 규정짓기를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세계의 판도와 트렌드를 읽고 단순히 물건을 파는 차원이 아닌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연구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바로 ‘아마존’이란 사실!
“우리가 되려고 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것입니다. 아마존이 무엇이 될 지를 설명하는 단어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제프 베조스 회장(3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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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경영철학은 ‘거꾸로 소비자로부터 시작하라’(106p)는 말을 한다.
언젠가 스마트폰 차량거치대를 산 적이 있다. 이미 다른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지만, 부실하기 그지 없었다. 아마도 부실한 지갑 탓을 하며, 내가 싼 것을 선호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공동구매로 구매한 이 몇 만원 짜리 거치대를 사용하기도 전에 방향을 틀다가 부러져버린 것이 아닌가! 그래서 구매후기에 너무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고 리뷰를 달았다. 그리고 통화를 했지만 교환해 주고자 하는 의지는 없어 보였다. 젠장! 나는 그 다음날 다시 사이트를 방문했다. 그런데, 내 리뷰는 이미 지워져 있었다. 제품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리뷰를 올렸을 뿐인데. 나의 악평리뷰(?)가 자기들에겐 손해가 되겠지...헐! 이런 식으로 고객을 응대하다니! 나는 그 사이트 뿐만 아니라 그 앱 자체를 지워버렸다. 진짜 너무 한 것 아닌가! 만약 아마존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존이라면 분명히 교환해줬을 것이다(배송료가 더 나오겠지만...). 아마존은 리뷰달기를 처음으로 시도했다고 한다. 리뷰달기는 고객의 솔직한 반응을 올리는 곳이기에 악평이 달리기 쉽다. 하지만, 아마존은 ‘리뷰달기의 단점’을 그대로 노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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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고객에게 베푼 호의가 백명의 고객을 데리고 온다’(124p)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약소기업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그 CEO의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구입했던 그 곳은 나는 두 번 다시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나같은 사람만 있으면 그 양반들 부자될 것이다. 나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 받을 것 받아내고 그런 스타일이 아닌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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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은 아마존은 무조건 옳다고 하지 않는다. 아마존도 빠듯한 일반 직장생활의 스타일과 다를 바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뭐 그런 점이 남다르다는 것? 저자 자신처럼 12년씩 오랫동안 근무하는 사람은 찾아 보기 힘들다고 한다. 능력이 너무 없어서 못 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능력이 없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버티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사내의 이직제도를 잘 활용했다. 아바존은 부메랑(회사를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제도를 장려한다고 한다. 과연 우리나라 같으면 그럴 수 있을까? 괘씸죄를 걸어 넘어지지 않을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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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지금 아마존에서 나와 개인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아마존에서 받은 ‘아마존DNA’는 자신의 인생에 큰 획을 그었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내가 아마존에서 받은 선물은 자유다!”(322p)
저자는 고정적인 수입과 안정된 직장인 아마존에서 자신의 인생의 새로운 설계를 그렸다. 그래서 “모든 모험은 안전한 땅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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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의 아마존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자는 질문한다.
“당신은 진정 행복하신가요?”
우린 직장생활을 하면서 날마다 질문한다.
“나는 지금 과연 행복한가?”
저자가 앞에서 이야기한 ‘아마존이 자신에게 준 선물은 자유’라고 했는데, 아마존의 12년이 있었기에 지금 자신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고통스럽고 무미건조하고 힘겨운 축적된 시간의 양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자신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나는 약 20년 정도 조직생활을 한 것 같은데, 그 시간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지만(물론 사람 일은 자신의 계획과 의지대로 다 되란 법은 없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 시간의 양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 마음, 지금의 내 자신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무엇이든 공짜로, 그저 주어지는 법은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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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서 책도 느낌이 다른가 보다.
나는 황농문 교수의 『몰입』을 읽으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다.
첫째는 역설인데, 제목은‘몰입’인데, 진짜 몰입 안 되게 쓴 책이라는 생각이다. 아뿔사! 둘째는 감사인데, 서울대 교수님이 쓴 책이 이렇게 재미없을 수가 있구나! 다행히 그래도 세상은 공평하구나! 다행이다! 라고 하면서 어설픈(?) 위로와 안도감을 순간 느꼈다는 사실이다. 물론 우스갯소리이다.(서울대 출신분들 너무 노여워하지 마시길 바라) 어, 근데 이책이 '2008년도 올해의 책'이었다니! 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마음의 그릇이 다른 모양이라 그렇다는 것이다.
저자는 『몰입』에서 아주 중요한 말을 인용한다. 가슴에 남는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28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