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 속의 외침 - 2판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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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유년시절을 보내면서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한다. 때로는 필요하고 시의적절한 경우case by case도 있고, 때로는 그 나이 때의 자아가 견뎌내기엔 너무 무겁고 버겁고 둔중한 damage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죽음을 목도하는 경우는 더할 나위 없는 충격이다. 무수한 충격, 총격에 버금가는 정서적, 정신적 충격에 거덜나지 않으면 좋으련만.

 

 

 

2

위화의 가랑비 속의 외침은 할아버지 손유원, 아버지 손광재, 그리고 주인공 손광림, 그리고 형제들, 친구들, 이웃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이야기들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 속에서 숟가락 하나의 무게를 덜기 위해 6살 때 왕립강과 이수영 부부에게 입양된지 5년 만에 다시 고향 남문으로 돌아오면서 소설은 마무리된다. 엽기적인 조부, 엽기적인 친부, 엽기적인 이웃들, 그리고 엽기적인 양부의 행각은 치를 떨게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위화의 기억을 관통한 이야기들이다.

 

 

 

3

주인공 손광림은 성장하면서 맞는 무수한 가랑비 속에 한 소년의 외침이 있듯이, 우리도 성장하면서 가랑비 속의 외침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4

광림과 소우의 우정의 한 컷은 감동적이다.

소우는 웬 아가씨를 성적인 충동, 욕구에 못 이겨 껴안고 도망친다. 그로 인해 학교에서 1년간 노동교육이란 처벌을 받게 된다. 1년이 지나 돌아온 후에 소우가 광림에게 한 여자를 껴안은 느낌친구 정량의 어깨를 안은 느낌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했을 때 광림은 자신이 아닌 정량이라고 이야기해서 몹시 서운해한다. 하지만, 후에 소우는 이전의 이야기를 수정해서 다시 말한다.

 

사실 정량의 어깨가 아니라 네 어깨를 안을 때의 느낌이었어. 그때 그런 느낌이 들었어.”(147p)

 

광림과 소우의 따뜻한 우정이 한 shot이다.

 

 

 

5

마치 천명관의 고래를 보는 느낌이다. 고래는 잘 정리된 이야기라면, 가랑비 속의 외침은 주인공의 기억의 파편들을 흩어놓은 느낌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도 집합된, 편집된 덩어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파편들과 조각들이 얽히고 설킨 채 우리의 뇌 속, 기억 속 저편에 남아 있지 않는가! 그래서, 이야기의 파편들임에도 불구하고 잘 읽힌다. 작가 위화는 인생을 쓸 당시에는 <마태수난곡>을 들으면서 적었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쓸 당시에는 다 쓰고 나서 음악을 생각했다고 한다.

 

위화, 이 사람 이야기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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