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페이퍼는 <초예측>의 6-8장의 내용을 다룬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1-5장까지 줄기차게 '이민에 대한 중요성'을 전인류적으로 강조했는데, 정작 미국의 현실은 그 이민으로 인해, 다양성으로 인해 야기되는 갈등을 대면했다는 대목에서 모든 정책이 무조건 옳고, 무조건 정답이다라고는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앤 윌리암스1)의 변()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대다수 언론과 유권자들이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확신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도날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선거일을 불과 11일 앞두고 이메일 스캔들을 이유로 들 수 있지만, 이유는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앤 윌리암스는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계급에 대한 무지때문이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지했던 백인 노동자 계급White Working Class, WWC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국가의 번영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지 못해 좌절한 사람들’(167p)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전체 미국인의 53%에 달하는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2016년의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의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이 백인 노동자 계급의 분노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가구당 연봉이 75000달러(8400만원)을 웃도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이다.

 

 

 

   개인적으로 미국 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진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미국이란 나라에 흑인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인종차별의 벽이 무너지고 평등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상징해주는 듯 했다.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 물러나고,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공화당)가 당선이 되었다는 것은 미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균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것은 바로 노동자 계급과 전문직 사이에 상당히 깊은 골이 패여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미국인이란 <나다운 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부류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인물이고요. 투박하고 직설적인 그의 화법은 노동자 계급에게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반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말투는 엘리트 그 자체였지요. 상당히 계산되고 사려 깊은 말투에 논지까지 분명합니다.’(173p)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도 역시 엘리트 출신이다. 우리는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아메리칸 드림은 이미 신화가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민주당은 중산층의 몰락을 막지 못했다. 민주당의 관심은 오직 성차별, 인종차별, LGBTQ(성 소수자)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옮겨갔다. 엘리트 계층은 무엇이든 최첨단을 좋아했고 가족적이고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노동자 계급의 문화를 무시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런 미국의 중산층 노동자의 계급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힐러리 자신도 엘리트 출신이니. 저자는 만약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가 후보자로 지명받았다면 어땠을까? 라는 가정에 대해 버니 샌더스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 출신으로 인해 경제적인 불안에 대한 접근이 더 현명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 요인은 40년 동안 태만했던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또한 트럼프 당선을 유도한 러시아의 여론 개입도 한몫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힐러리 클린턴이 계급에 대해 무지했기에 패배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대선결과를 분석해보고 진단해보면, 초예측의 첫 번째 페이퍼에서 제러드 다이아몬드를 위시한 모든 석학들이 이민의 중요성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현실은 그 이민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인종이 섟인 미국의 다양성이 오히려 혼돈을 초래했다는 점이 주요하다. 물론 다이아몬드는 이민이 주는 장단점, 단일성이든 다양성이든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는 했다. 하지만, 그가 칭찬하는 미국이란 나라가 지금 산통을 겪고 있는 모양새이다. 과거에는 인종, 피부색, 젠더가 주요한 사안이었다면, 이제는 계급적 중요성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표면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넬 페인터2)의 견해

   이런 부분에 대해 7장에서 넬 페인터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트럼프가 역시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188p) 단언한다. 이제껏 인종 차별은 백인에 의한 차별을 의미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후로 오히려 백인이 차별받는다는 피해 의식이 생겼고 그 불만과 분노가 2016년도 대선에서 등장한 것이다. 이것은 백인의 불만, 백인의 민주주의, 백인의 힘white power이 대두된 것을 의미한다. 특권층 백인을 White Anglo-Saxon Protestant, WASP라고 하는데, 이 백인이라는 정체성도 역사적으로 굉장한 변화가 있어 왔다. 이 말은 백인 가운데서도 출신에 따라(이를테면, 튜턴족, 앵글로색슨족, 켈트족, 아일랜드계, 스코틀랜드계 등)우월과 열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백인들이 2016-2017년에 우리가 희생자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정체성 정치는 젠더, 인종, 민족 등의 정체성 때문에 차별과 억압을 받아온 집단이 스스로의 권리와 이익을 주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2016년까지 정체성 정치에서 정체서의 주체는 여성, 흑인, 소수민족, 장애인, 동성애자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백인까지 그 주체가 되었습니다.’(194p)

 

 

   

   백인 우월주의는 소수파이다. 하지만 2016년 미국대선의 결과는 미국사회가 커다란 균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굉장히 평등을 강조하고 평등할 것만 같은 미국에서 차별의 차별이 발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이민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물론 목욕물이 더럽다고 목욕 후에 아기까지 버리는어리석음은 없어야 하겠지만, 수많은 이민자들과 다양한 혈통과 인종이 짬뽕된 나라인 미국의 내재되었던, 예견되었던 속앓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더 나아가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의 요인 중에 힐러리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패배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도 미소지니misogyny(여성혐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세대 간 분열이 존재합니다. 저3)처럼 한물간페미니스트들은 모두 힐러리를 지지했으나, ‘신세대페미니스트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힐러리에서 닮고 싶지 않았던 본인들의 엄마가 떠올랐기 때문이지요.’(201p)

 

 

 

   미국에는 알트라이트Alt-Right(스스로 대안 우파라 칭함, 온라인판 백인 우월주의)는 인터넷 SNS를 통해 활동한다. 이들은 현대과학기술을 이용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알트라이트 세력을 강화시키는 점도 있다.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라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한 말은 미국을 다시 희게 하라Make America White Again”라는 의미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말한다. 저자는 미국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남편과 함께 캐나에서 한 달 동안 요양을 할 정도였다고 고백한다.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더 앞서가고 있고 선진국이다. 그런 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실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든다.

 

 

 

 

 

윌리암 페리4)의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생각

   북한의 핵문제는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좌우할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가장 중요한,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는 최우선 과제는 바로 체제 유지’(212p)이다. ‘김씨 세습정권의 체제 유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전쟁만이 능사가 아니며, 우발적 핵전쟁은 언제나 가능하다. 저자는 핵무기에 대한 정치적 활동도 중요하지만, 교육, 즉 대중의 이해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을 통한 핵의 위험성을 일반 대중에게 주지시키는 것이다. 정치나 과학의 문외한이 나로서 이 핵의 위험성을 주지시킨다는 차원이 어떤 부분인지 구체적인 체감은 어렵겠다.

저자는 북한의 김정은은 가장 성공한 경영자’(223p)라는 표현을 쓴다.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김정은 가장 성공한 CEO’라는 기사가 실렸다. 과연 김정은이 자신이 들고 있는 핵이라는 카드, 마지막 보루와 같은 그 카드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싶다.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베트남 열풍이 불었고 많은 한국인들이 베트남을 찾는다고 한다. 특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공항에서는 양말까지 벗어서 검사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고 근래에 베트남에 다녀온 지인의 말을 들었다. 이 회담을 통해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솔직히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집불통 꼰대처럼 귀 막고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자리에 같이 앉는다는 것, 소통하려고 하는 몸짓이라도 보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국가와 국가 사이도 역시 소통이 필요하다.

 

주:

1)캘리포니아 대학 헤이스팅스 로스쿨 교수, 학교신하 워크라이프 법률센터 설립자 겸 초대 소장이다.

 

2)프린스턴 대학교 명예 교수, 미국과학 아카데미 회원

 

3)저자도 여성이다.

4)클린턴 행정부 국방부 장관 역임, 현재 스탠퍼드 대학교 명예 교수로 재직중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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