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시작으로 미야베 미유키를 탐독하기로 결정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소 대중적인 느낌, 그와는 또다른 느낌, 더 섬세하고 표현이 우아 여성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문체가 나오던데. 그 표현은 여성이기 때문에 나오는 표현인데, 책을 빌려읽어 기록은 힘들듯!


나는 게이고를 싫어했다. 원래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정서가 나랑 안 맞다고 생각했다. 근데 읽어보니 아닌거야. 드문드문 메시지도 있고. 미야베 미유키의 느낌은 게이고의 느낌보다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다. 영화보는게 가뭄에 콩나듯한 나에게 영화를 보게끔 만든 “화차”이다. 근데 아직 덜 봤다. 영화보는게 쉽지 않다.


난 이 작품을 대하면서 피츠제랄드<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명대사가 생각났다.


“누군가를 비판하고자 할 때 모든 사람이 너처럼 유리한 상황에서 자라난 것이 아님을 기억하렴”(의역했음).


그래서 성경은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복음 7:3)라고 했다.

윤태호의 <이끼>에도 보면 주인공의 아버지가 날리는 대사가 있다. “내 눈의 들보를 보게 하소서”-자신의 들보를 볼 수 있다면 남의 눈에 있는 티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으리라.


쇼코와 교코, 두 여자를 향한 추격의 여행, 나는 소설을 보면 감정이입이 잘 되서 마음이 아팠다.

화차를 피하려고 선택한 것이 또 다른 화차를 불러왔다는.

망국의 화차를 피해 멕시코로 떠났던 1000명이 넘는 조선인들이 기다리는 또 다른 화차를 다룬 <검은꽃>...절망의 꽃이 엄청나게 피었네. 최고의 밑바닥까지 가봐야 다시 밑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물이 100도가 되어야만 물이 끓는 것처럼.

내 인생의 화차는?
“화차여, 오늘은 내 집 앞을 스쳐 지나, 또 어느 가여운 곳으로 가려 하느냐?”(p.145)

*화차: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실어 나르는 불수레

“뱀은 생각해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게 행복하다...이 세상에는 다리를 원하지만 허물벗기에 지쳐버렸거나 게으름뱅이이거나 벗는 방법을 모르는 뱀이 수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뱀들에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주는 거울을 파는 뱀도 있다는 말씀, 그리고 뱀들은 빚을 내서라도 그 거울을 사고 싶어하는 거예요.”(p.346-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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