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의 거장”다치바나 다카시는 어린시절에 부모님의 영향으로 문학독서를 많이 했다. 하지만 그는 성인이 된 이후 문학독서를 내려놓았다고 한다. 그는 문학 즉 픽션보다 넌픽션이 더 흥미진지하고 재미있고 실제 이야기real story이기 때문이다.

이동진은 우리가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두가지로 이야기한다. 두가지 중 하나는 바로 우리가 한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기에 문학의 창을 통해 수많은 인생을 간접경험해야 하는 것. 참 좋은 이유인 것 같다. 너무나 지지부진한 이유이고 식상한 교과적인 이야기이지만 내겐 참 다가온 설득력있는 이유이다.

이동진은 자기 서재에 1만7천권의 책이 있다고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3층짜리 고양이빌딩을 지어 전체가 자신의 서재로 쓴다. 예전같으면 이들의 서재가 부러웠을 것이다. 이동진이 책을 권으로 세길래 나도 한번도 세지 않은 내 서재의 책을 대략 셈해보니 2천권에 좀 모자란 정도 이다. 그 책들? 다 읽을 수 있을까? 저자 이동진은 너무나 섭렵해야할 지식의 보고는 많으나 다 소유할 수 없고 다 읽을 수 없다. 죽을때까지. 그런데 그는 자신이 죽으면 자기가 쓴 글을 다 없애버리고 싶다는, 완벽하게 사라지고 싶다는 욕망을 표했다. 나는 그 부분이 너무 닮고 싶다. 난 다치바나 다카시의 지적인 욕망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나 부럽지는 않다. 왜? 부러우면 지는 것이니깐. 햐~

누군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책을 읽는 것은 그 저자와의 만남, 인격과의 만남이라고 했다. 나는 이 얇은 책, 이동진의 독서법과 철학, 그리고 인격을 대하면서 이 사람 참 괜챦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쓴 글은 작가가 잉태한 지적 자식이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완벽하게 사라지고픈 욕망”을 소유했다는 것이 무슨 도인처럼 내게 다가왔다. 욕망은 언제나 후유증을 낳는다. 노벨문학상후보까지 운운하는 시인이 요즘 미투운동의 리스트에 오른 것도 배후에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소설가 박일문은 “소크라테스는 철학때문에 자신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지만 문학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은 없다” 것을 개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학이 무엇인가? 자신이 배태한 문학과 작가의 삶이 어느정도 일치해야하지 않을까? 문학이 신선놀음이라면 그것도 또 하나의 권력의 욕망에 기대는 것이지 않을까?

이동진의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란 문구가 참 멋있다. 독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있게 독서하는 저자가 “완전한 소멸에 대한 욕망”을 인터뷰에서 나눈 대목이 신선하다.

독서는 쾌락이 아니고 행복이다. 쾌락은 단말마적인 것이고 일회적인 것이지만 행복은 습관에서 나오는 반복적인 것이라는 그의 생각이 참 좋다.

인제 이 책을 던져버려도 되겠다. 아웃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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