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그의 태도는 언제나 내게 “어떤 튼튼한 벽이 되었다. 나는 언제나 그 벽에 기댈 수 있다고, 아니 더 정확하게는 의지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벽은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살아나게 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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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남편과 나는 “완전히 다른 구조, 다른 기질, 다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의 모습으로 남아” 조금도 서로를 흉내 내거나 서로에게 아부하지 않고 자신의 정신세계를 갖고 있어 나는 남편의 심리에, 또 그는 나의 심리에 말려들지 않았다. 그렇게 남편과 나, 우리 두 사람은 자신이 자유로운 영혼임을 느끼며 살았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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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평생 수수께끼같이 여겨지는 것이 있었다. 내 남편은 다른 많은 남편들이 자기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하듯 나를 사랑하고 존경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마치 그를 위해 창조된 특별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거의 경배했다. 나를 대하는 남편의 이러한 태도는 결혼 초기만이 아니라 그가 죽는 그 순간까지 지속되었다. 그런데 사실 나는 특별한 미인도 아닌데다 어떤 천부적인 재능도 없었고 지적 수준도 특별하지 않았다. 그저 중등교육(여자 고등학교를 마친)을 받은 평범한 여자였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나 지적이고 천재적이었던 사람으로부터 깊은 존경과 거의 숭배에 가까운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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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중한 남편은,” 내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이상적인 인간 그 자체였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지고의 도덕과 종교적인 품성에서 그이는 가장 높은 경지에 달한 사람입니다. 그이는 선량하고 마음이 넓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었죠. 정의롭고 사심이 없으면서도 섬세하고 자비로운 사람이었어요. 세상 누구도 그이 같은 사람은 없답니다! 그 사람의 강직하고도 고결한 심성 때문에 그토록 많은 적이 생겼죠!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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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이 되자 외부인들은 모두 돌아갔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극심한 절망에 빠져 저녁 내내 울었던 아이들을 잠자리에 눕힌 다음, 우리 세 사람(어머니와 동생, 그리고 나)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고인의 시신 옆에 있을 수 있었다. 운명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는 그 마지막 밤을 떠올린다. 그날 밤 나의 소중한 남편은 온전히 우리 가족에게 속해 있었다. 나는 보는 사람들이 없는 가운데서 거리낌없이,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하며 마음껏 울었고, 고인의 명복을 간절히 빌었다. 또 가정생활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졌던 사소한 다툼들, 언제나 뜨겁게 나를 사랑했던 남편을 내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기분 상하게 만들었을지 모르는 모든 일들에 대해 고인에게 용서를 빌었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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