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편의 건강에 대해 말할 수 없이 걱정하고 있었던 그런 때에, 내가 예상했던 일주일이 아니라 22일간이나 남편과 떨어져 지내야 했던 것이다. 오, 그 시간 동안 내가 겪은 고통이란! 특히 남편의 편지로 볼 때 그가 집에 돌아오는 것은 점점 더 연기되고 있는 반면, 그에게 위험하기 그지없는 흥분과 불안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내가 겪었던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 흥분이 꼭 이중 발작은 아니라 해도 발작으로 끝나게 될 것만 같았다. 더욱이 간질 발작을 일으킨 지가 오래되었으므로 조만간 발작이 일어날 것 같았다. 남편에게 발작이 일어나면 그는 정신을 채 차리기도 전에 나를 찾아 호텔을 헤매다닐 것이고,8 그곳에서는 그를 미친 사람으로 생각하여 그가 정신이 나갔다는 소문이 모스크바 전체에 퍼질 것이다.
-알라딘 eBook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지음, 최호정 옮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