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
리처드 용재 오닐 지음, 조정현 엮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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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주 그의 디토 앙상블 연주회를 다녀왔다.

젋고 잘생긴 음악가들의 연주는 귀만 즐거운게 아니라 눈까지 흐뭇하게 해준다는 걸 다시한번 감사(^^:) 하며... (여섯명 모두 왜그리 부티들이 좌르륵 흐르는지,,, 특히 피천득 할아버지 외손자 스테판 재키는 어설픈 프랑스 배우보다 잘생겼다.)

코앞에서 어설픈 영어인사를 건내며 여섯명의 풋풋한 아티스트들의 싸인까지 받고 돌아왔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인상적인건 역시 용재 오닐의 연주태도와 관중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였다. 아직 클래식 연주의 박수 타이밍을 제대로 인지 하지 못한 몇몇 관중들을 향한 온화한 미소는 그의 열정적인 비올라 연주 보다 사실 빛났다.

그의 그런 따뜻한 심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활자들. 그가 연주자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된 사적인 배경들이 조곤조곤,,,그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그가 사랑하는 연주가들,,, 그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좀더 친밀한 소통을 이룬다. 책이란 이래서 좋은 거다. 가까워지는 느낌. 앉아서 마주보고 대화하고 있는 느낌.. 다소 일방적이긴 하지만,,, 상상을 통해 뭔가 느낄 수 있는 소통이 좋다.

책 전반에 드러난 느낌은 참으로 소박하고 따뜻하고 맑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의 미소와도 같이... 지적인 척 하지 않고, 뭔가 유명인 같지 않고, 과장하지 않고, 특별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저 음악을 좋아하고 성공한 음악가가 아닌 성장하는 좋은 음악가가 되길 원하는 사람. 그가 마지막으로 바라는 삶은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거 였다. 좋은 연주는 그런 맘가짐이 있기에 가능한 거다. 최근에 본 가장 좋은 사람, 따뜻한 멋진 청년 용재 오닐~~ 오늘도 난 그의 비올라 연주와 함께 소소한 따스함을 즐기고 있다. 

아참... 이 책에는 간단하게 그동안 몰랐던 음악가들의 삶과 곡들의 정보들이 나오는데 나에겐 꽤나 흥미로운 새로운 만남이었다. 역시 사람을 알아 간다는건 여러모로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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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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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사신이 내 곁을 오늘은 얼마나 스친걸까? 아직은 때가 아니기에 여전히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나의 영혼도 무겁거나 가볍게 죽음 배달부에게 실려 가겠지?

씨이.. 젠장.. 다 읽어 버렸다. 이눔의 책도둑! 그리곤 멍때리고 앉아 있다. 적당한 분노와 그야말로 운명의 맞짱에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는 일개 인간임을 인정하면서....

1940년에 일어난 일, 그것도 나와는 전혀 동떨어진 먼나라 이웃나라 언저리에서 벌어진 전쟁이야기,, 겪어보지 못한 폭탄 세례와 지하벙커에서의 도피와 피신은 그야말로 지금의 나와는 상관없는 그것도 절대 공감하지 못하는,,,공감되지 않음에 계속 찝찝한 죄의식을 느끼며 상상력을 동원해 그야말로 말들, 글들을 씹는 순간... 이건 먼나라 이웃나라 역사가 아닌 인간인 나의 영혼에 관련된 이야기 였던 거다. 젠장~

일단의 현실은 전쟁이다. 그러나 그안에 포함된 가난, 추위, 상실, 죽음, 우정, 의리, 은신, 정의, 동정, 연민, 공포 등등.. 은 절절한 현실이다. 인간 영혼의 본능적이고 사실적인 감정들이 그 전쟁안에 절대적인 현실로 드러난다. 그래서 더 아프고 감사하고 눈물이 난다. 너무나 인간적이라서,, 동시에 너무나 추악해서... 1권과 2권 아주 제대로 마음을 무겁게 짓눌러 주시면서 경험하지 못한 상황의 현실로 이끌어 주시니,, 이눔의 작가 말빨,,, 제대로지..

더이상 그 전쟁의 공포에,, 생존의 악랄함에 심장언저리가 뻐근해질 때마다 책을 덮었다. 그리곤 한참 숨을 고르고 또다시 펼치면 악랄한 삶은 연장되어 지고 있다. 죽음의 사신은 두둥실~~ 생존자와 죽은자들 사이를 유유히 넘나들며 너무나 생생한 이미지로 나레이션까지 하면서 다음번의 죽음과 맞닥뜨릴 인물들을 냉정하게 덤덤히 알려 주신다. 친철도 하시지...

독자로 하여금 일말의 희망과 상상까지도 말살해 버리는 이눔의 사신이 꼭 히틀러랑 닮았다. 분노와 억울함의 눈물을 이 해설자에게 뿌려본다.. 아.. 젠장...

산다는것, 생존한다는 것의 위대함과 더불어 거추장스러움,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 그것의 선함과 악함, 아름다움과 추함의 양면성의 진리에 가슴은 계속 눌린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미지가 너무나 생생해서 내가 유대인의 행렬에 끼어 있는거 같고, 내가 채찍에 살점이 부풀어 오는 것 같아서,,, 눈물이 가슴을 치고 올라와 꺽꺽 오기로 참아 보기도 몇번이다.

전쟁의 공포, 상실, 이별과 죽음, 죽는게 무섭냐? 아니,, 인간의 영혼을 저당잡아 농락하는 운명의 죽음이 두렵다. 인간적인 옳음과 선함과 따뜻함이 유린당해야 하는 무시무시한 또다른 인간적임이 두렵다. 그것이 공포다. 인간이 또다른 인간을 억압하고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이 공포다.

폭탄이 지하벙커를 갈기갈기 찢어 놓치 않아도, 시체들이 조각나 길거리에 널려 있지 않아도, 우리는 다른 그 무엇의 불편함과 내 유익을 위해 여전히 소리없는 칼날로 또다른 심장들을 찢어대고 있다는 거다. 60여년 전에 벌어진 일들이 여전히 또다른 먼나라 이웃나라에선 현실로 벌어지고 있으며 소리없는 비명들은 바로 가까운 내 이웃들에서도 악악 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알았다.. 알았어.. 이젠 좀더 제대로 살아볼께. 추악한 세상에 적어도 무관심으로 고개 돌려 외면하진 않을께, 말이 왜 필요한지,, 책읽는 행위가 왜 필요한지, 글이 왜 필요한지,, 알았다구요.적어도 작은 소녀 책도둑의 리젤만큼은 아니지만, 더디게 나마 성장을 할꺼라고.. 말의 힘을 믿는 그 작은 책도둑이 자신만의 말을 남길 만큼의 성장 만큼... 나도..요~ 작가님.. 마커스 주삭!  당신은 참 교묘하게 책읽는 의미를 알려 주는 군! 말의 힘, 글의 힘, 독서의 힘, 당신은 그걸 알고 있는 거 같어. 그리고 따뜻하고 정의로운 심장을 가진 것 같아요.. 적어도 한명의 독자에게 뜨겁고 무거운 눈물을 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당신.. 감동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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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 비치 - 앞서가는 그녀들의 발칙한 라이프스타일!
로리 프리드먼.킴 바누인 지음, 최수희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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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일단 이 책을 서점에서 후루룩 핵심만 꼽아 읽었으니 전반적인 감상평도 후루룩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대체적으로 어느정도 각인된 몇가지 정보가 뇌리에 박혔는데,,, 그건 육고기에 대한 정면 비판과 더불어 완전 채식주의 지향! 그리고 우유와 치즈에 대한 반발!

처음 이 책은 이쁜 몸매를 원하십니까? 이렇게 먹으시면 됩니다.. 정도의 다이어트 지침서 처럼 다가온다. 그러다가 후반부로 갈 수록 우리의 현재 먹거리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경각심을 다소 무시무시한 문체로 다뤄줌으로 오늘 하루 내 가 먹은 무의식의 음식들을 확인하게 한다.

음식에 대해... 다이어트에 대해!! 결코 아름다움을 위해서가 아닌 우리의 건강을 위한 식생활 개선은 누누히 반복된 지침이다. 어쩜 이 책도 그동안 출판된 수많은 먹거리 비판서와 다이어트 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두가지를 잘 믹싱해 놓은 편집의 승리 일수도...

아무생각 없이 잠이 안올때,, 아침식사 대용으로,,, 그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뼈도 튼튼 이도 튼튼 키도 쑥쑥을 믿으며 완전식품 일순위로 마셔댔던 우유를 이젠 그다지 좋아하지 못할 것 같다는 것! 그리고 완전 채식주의자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식탁에 올라오는 다양한 육고기에 대한 경건한 죄책감으로 맛있게 몇조각 먹어 줄 것이고,,, 될 수 있는한 아침식사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로 기름진 나의 오장육부를 청소해주기로 다시한번 다짐했다.

벌써,,,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은 온전한 채식! 그 자체였으니 벌써 부터 반기는게 변비다. ㅋㅋ

그렇담... 우리 최고의 건강 음료 생수를 마심으로 장운동과 더불어 혈관 청소도 한번 해보자...물은 정말 최고의 보양식이다. 이건 절대 확신할 수 있다.. 몸이 느끼니까... 다른 것들은 알면서도 나의 의지는 분명 반기를 들것이 분명하고 사실 지키리라고 장담 할 수 없는 게 나의 진실이니까... 여기까지다. 잘먹고 잘살다 잘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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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행 - 이상은 in Berlin
이상은 지음 / 북노마드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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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그 껑충하고 비쩍 마른 그녀가 대학가요제로 잠깐 얼굴 비추고 사라질 줄 알았다. 중성적인 컨셉으로 후덜덜 거리는 다리 춤으로 담다디만 부르곤 끝낼 줄 알았는데... 끊임없이 자기를 되살리고 끊임없이 예술을 논하고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 당당히 창작을 하고 있다.

비록 주류의 상업성으로 자신을 포장해 대중적 인기에 편승하지 않더라도 이상은은 고요히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 가면서 음악을 하고 있다. 그가 가진 삶의 철학을 음악이라는 예술매체를 통해 나즈막히 세상과 소통시키고 있는 그녀가 베를린으로 여행을 떠난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님은 제목을 통해서도,, 그간의 그녀의 삶의 흔적에서도 엿보여진다.

그녀가 지닌 보헤미안적인 기질과 내면의 깊이 있는 성찰은 베를린 곳곳을 여행하면서 더욱 확장되어지는 걸,, 독자들은 대리만족으로 느낄 수 있다. 가난한 예술가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가능성의 도시 베를린! 인간의 자유와 철학을 예술이라는 매체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보들이다. 용기를 가지고 떠날 수 있는  자 에겐 그만큼 기회의 땅이라는 것인데,,, 그걸 통해서도 인간의 삶은 여행이다.

자신의 편안하고 아늑한 보금자리를 조금 벗어난 삶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많이 흥분하고 더불어 두려워하는지... 어쩜 이상은 자신은 그런 안주함이 싫은 지도 모른다. 인간은 정체되어 있으면 썩게 되는게,,, 인지상정이니까.. 그래서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대는 작업이 그만큼 고단하고 그렇지만 자유에 대한 뿌듯한 희열 또한 느끼는 거 아닐까?

어쩜 예술과 인생은 너무나 밀접하게 닮았다. 끊임없이 만들어 가고 다듬어 가고 부시고 다시 채워내야 하는거! 그걸 이상은 그녀는 알고 있고 철저히 자신의 고정된 벽들을 부시고 또다시 짓는 창작의 삶을 여행이라는 숨쉬기로 살아가는 것이다.

읽는 내내 동감하고 또 동감하는 많은 부분들! 나이들면서 점점 더 안정된 삶만을 갈구하지만 그래서 오랜시간 그렇게 머물지만, 그 삶의 공허와 무기력과 나태의 유혹을 나또한 여행!! 그것도 관광이 아닌 진정한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여행으로 만들 기회를 지금도 계획하고 있으니... 자꾸만 변화시키려는 나의 삶에 자극과 동시에 용기를 얻는다.

삶은 여행이다. 끝나지 않는... 그리고 분명치 않은 길... 그길을 우리는 많은 도전과 실패와 승리와 만남들로 이끌어 가야 한다. 웅덩이에 고여 썩지 않는 영혼! 그녀의 삶이 더욱더 자유롭길....비슷한 보헤미안 기질을 가진 동지 로써 그리고 어줍잖은 예술의 끼를 가진 자로써 기도한다.

단순한 장소에 대한 정보 이상의 성찰과 고백을 담담히 그러나 열정적으로 잘 녹여낸 그녀의 글쓰기! 진정한 여행기 잘 봤다. 손에 잡히는 책의 느낌도 굿! 크기나 질감이나 두께나... 이래저래 만족스런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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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 스페인 산티아고 편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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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 교보문고가 생기고 단연코 좋아라 하는 공간 일순위로 등극!. 교보문고내 작은 카페에서 커피한잔 시키고 원하는 책들을 훑어 보면 어느새 두세권 정도는 읽고 있다.

그동안 도서관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너무나 적막한 집중이 부담스러울 땐 이곳에서의 마끼아또 프레도의 부드럽고 씁쓸한 커피맛과 어울리는 자유로움의 책 미팅을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자유롭길 원했던 나의 영혼은 9월에 계획중인 산티아고로의 여행기를 집어 들고 완전 몰입하고 있었다. 자신을 까칠하고 소심하고 겁많은 여자 라고 명하며 혼자 떠난 산티아고 걷기 여행! 그길을 9월이면 나도 걷게 된다.

그 여행을 계획하고 맘에 담아 두기 까지 지난 삼개월! 나의 인생에는 적잖은 시련과 더불어 또다시 인생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변화의 성장통을 심하게 앓았다. 그녀가 떠났던 나이보다 더 많은 나이! 변하지 않으면 터져 버릴 것 같은 영혼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행이다. 나와 비슷한 사고를 가지고 있고, 비슷한 나이와 비슷한 성격을 하고 먼저 다녀와준 그녀가 있어서... 읽는 내내 중간 중간 감정에 치받혀 눈물이 울컥 했던건 감동적인 문장이 아니었는데도 ,, 그냥 인간이 살아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뭉클해졌던 거다.

신과 인간과의 관계 앞에 겸허해질 수 밖에 없는 마음. 그동안 지치고 힘들었던 방황의 끝에 잡힌 어렴풋한 길 찾기! 한 인간이 가야만 하는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수많은 만남과 그리고 고독! 삼개월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심하게 아팠던 사랑! 그리고 확장된 나의 영혼의 그룻과 자유와 사랑!

아직 떠나지도 않은 길!

어떤 한 여자의 과거 걸었던 그 길을 눈으로 마음으로 함께 걸으며 어느새 이미 난 가야할 내 길을 온전히 걷고 있었다. 그리곤 어렴풋햇던 인생의 그 길이 확실한 목적의 길로 들어섰음을 알수 있었다. 책을 덮고도 그래서 그렇게 감사 할 수 있었고,, 감동의 눈물을 훔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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