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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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

  제 기억에 '1만 시간의 법칙'으로박에 남아 있지 않은 <아웃라이어>. 사실 책을 보지 않았고 귓동냥으로 들은 '법칙'이었는데요,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변에 다른 책들도 다들 괜찮더라고요. 무얼 고를까 한참 서성이다가 결국 이 책을 뽑았습니다. 결과를 봤을 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제가 가진 착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1만 시간을 어떤 일에 투자하면 그 일의 전문가가 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듣고 그냥 자기계발서겠거니 했습니다. 사실 별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전 자기계발서를 정말 안 좋아하거든요. 아직 학생이라 여유가 넘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책을 읽어 본 결과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인문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 근래 읽는 인문서들 모두 재밌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냥 좋은 책을 잘 골라서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건 간단하거든요. 여태가지 성공을 다룬 책은 다 뻥이다! 그동안 알고 있던 성공의 비결은 모두 틀렸다! 줄이고나면 별 시답잖은 말인데요, 이런 걸 증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가 필요합니다. 바로 그 예, 그 예시를 아주 재밌게 썼더군요.

  첫 장에서는 캐나다 하키 선수를 말합니다. 캐나다는 하키의 나라라고 하는군요. 그곳은 어릴 때부터 될 성부른 나무를 미리 캐치해서 집중 훈련을 시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사실이 있더라고요. 주니어 팀이었나 어디었나, 그 팀에 있는 선수들의 생일을 따져보니 웬걸, 전반기에 태어난 선수가 엄청 많은 거 있죠. 캐나다는 선수등록을 1월에 시작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러기에 1월 생과 12월 생은 같은 나이이면서도 경험과 발육 상태가 꽤나 차이가 난다고 하네요. 그런데 재밌는 건 성인팀에서도 주니어팀과 같은 경향을 보인답니다. 생일이 빠른 아이들이 팀에 미리 발탁되어 강한 훈련을 받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동안 생일이 늦은 아이들은 처음부터 하키를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캐나다 하키 계는 재능을 가진 이들 절반을 버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 우연과 기회가 합쳐져야 한다 이거지. 2장으로 넘어가니 이번엔 컴퓨터 얘기가 나옵니다. 빌 조이와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가 나오네요. 여기서 1만 시간의 법칙을 말합니다. 많은 성공한 이들은 1만 시간의 연습을 거쳐 제 분야에 엄청난 파도를 일으키고 창의력을 마구 발휘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컴퓨터 천재들이 태어난 년도가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죄다 1950년대 생입니다. 이게 우연일까요? 네, 우연입니다. 원래 컴퓨터는 본체를 방 하나에 가득 채우고 천공카드인가 뭐시기인가를 넣어서 한 번에 한 작업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1975년에 획기적인 물건이 하나 나옵니다. 커다란 메인 컴퓨터에 케이블을 연결하여 쓰는 컴퓨터 키트가 등장한 것이지요. 바로, 50년대 생 아이들이 커서 한창 공부를 할 시기에 말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주변에 많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천운'이라고 할 정도의 기회.

  이 외에 부모님이 영향을 미친 천재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오펜하이머 이야길를 보니 상당히 괴짜더군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좋은 영향(대화와 설득력)을 받은 그는 학교에서 정학을 받는 걸로 일이 끝납니다. 하지만 좋지 못한 가정에서 자란 크리스 랭건은 너무 똑똑하지만 교수와 소통을 하지 못해 학교에서 나오고 아무런 성공을 하지 못합니다. 바로 가정환경이라는 변수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성공'의 비결을 단순히 지능지수와 노력이라고 한 것들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운과 기회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틀림없죠. 헌데 2부에서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2부 제목은 유산(Legacy)입니다. 각 나라마다 내려오는 문화와 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처음에는 이게 대체 왜 소개돼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서 조금, 아주 조금 깨달은 게 있었습니다. 엮은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더군요.

  책 후반부에 미국 교육 시스템에 대해 말한 부분이 있습니다. 농경문화가 내려오는 아시아인들은 비농경국가에 비해 성실합니다. 노력을 하는만큼 결과가 나오는 농사일을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고 공부를 하면서 피부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누구보다 아침 일찍 학교에 나가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자율학습을 마친 뒤 누구보다 늦게 학교에서 나옵니다. 미국은 그렇지 않죠. 그래서 이런 교육 문화를 미국에 조금 적용시켜 보았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다 이거죠. 한국에서 그리 욕하는 교육문화를 미국에서는 좋다고 난리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교육 효율성이 미국보다 좋느냐? 그것도 아닐 거란 말이죠. 반면 위계질서가 뚜렷한 우리 정서 때문에 대한항공 비행기가 괌에서 추락하고 만 사건도 있었지요.

  미국이 집중과 예절의 한국 정서를 배우는 동안 우린 여유를 말하는 미국 정서를 가져올 필요가 있는 거지요. 대한항공 머리로 외국인이 뽑힌 뒤, 위계질서에 집착하는 우리나라 기장, 부기장, 기관사들을 죄다 다시 교육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전처럼 권유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상급자더라도 과감히 명령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만들었지요. 그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쥐고 있는 비행사에게 필요한, 미국적인 사고지요. 또,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팀 내 위계질서를 없애고자 히딩크 감독이 했던 시도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명보야, 밥 먹자!"고 했던 김남일 선수의 말이 재밌죠.

  어떤 부분에선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곧게 지켜야 할 신념이 있어야 할 반면 필요한 부분에서는 남의 말을 잘 듣고 상황과 시기, 대세에 맞춰 유연히 대처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성공은 노력뿐 아니라 기회와 문화에서 온다는 사실을 강하게 알려준 이 책, 매우 좋았습니다. 우리 문화를 고집하지 않고 주위로 눈을 돌려 성공하는 문화를 발굴, 적용해야 한다는 것.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태도. 또 따져보면 난 안 될 거야, 하며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개인의 자세를 고치고 시야를 조금 넓게 보라는 메시지도 주는 책이었습니다. 많은 가능성을 죽이지 않고 이 사회를 일궈낼 수 있는 힘은 나뿐 아니라 기업과 사회에도 있다는 점을 '그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하긴, 그래서 그리도 인재개발에 많은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거겠죠?

  아, 쓰고 보니 결국 또 요약이 되어버렸네요. 인문서 감상을 이따위로 하면 안 되는데 큰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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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읽기를 권함 - 우리시대 어느 간서치가 들려주는 책을 읽는 이유
김무곤 지음 / 더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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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요새 들어서 좋은 책이 저에게 많이 옵니다. 책을 보는 눈이 생긴 건 아니고요, 소설의 비중을 줄이고 보니 전보다는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소설이 가치가 없진 않지요! 단지 여태까지 제가 접하지 못했던 분야에 조금씩 눈도장을 찍는 게 기쁘고 좋을 뿐입니다.

  참 우연히도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은 후 바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앞것이 실용도서를 외쳤다면 뒷것은 '무가치한 책 읽기'를 말하고 있지요. 홍대리에게 느꼈던 불편함은 이 책을 읽음으로서 모두 해소하였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읽은 뒤 애잔한 느낌을 받고 잠이 들기 전까지 잔잔한 여운을 느꼈지요. 참, 좋은 책입니다.

  처음에는 현 세대의 책 읽기, 종이책과 전자책의 비교 같은 것을 적은 책인 줄 알았지요. 하지만 예상과는 영 달랐습니다. 책 읽기에 대한 에세이와 비슷한 부류의 책입니다. 글쓴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 책 읽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책을 읽을 자유와 읽지 않을 자유까지, 덤덤하면서도 참 재밌게 글을 적어내려 갑니다. 주석이 쪽의 아래나 책 가장 뒷부분에 있는 다른 책과 다르게 이 책은 오른쪽 지면을 오로지 (필요한 경우) 주석에 할애했습니다. 주석을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글쓴이는 책을 천천히 읽어주십사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책에 쓰인 것처럼 내 마음대로 책을 읽을 자유가 있거든요.

  오늘도 또 한 선생님이 걱정을 했다. 요즘 학생들이 도무지 책을 읽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러나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아니 걱정해보았자 소용이 없다. 책 읽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일이 있겠지. (26쪽)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는 저는 남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하게 말해왔습니다. 그리고 항상 제가 감명 깊게 읽었던 책들을 말해주고 꼭 읽어 보라고 했지요. 앞으로 읽을 책이라고 적어 놓은 목록을 주면서 마음대로 골라 보라고도 했고요. 그러면 백이면 백 고개를 젓습니다. 제가 추천한 책은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책을 덮어버리고 애써 쓴 목록은 그냥 한 번 훑어보고 마는, 단순한 책 제목을 나열한 글밖에 되지 않았지요. 그럴 때마다 항상 답답했는데 돌이켜보면 제 위주의 생각이었나봐요.

  그런데 가만히 책을 읽고 있으면 또, 왜 이 책 읽는 재미를 모르고 텔레비전이나 모니터를 보며 히히덕거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뭉게뭉게 핍니다. 홍대리는 책 읽는 재미를 알자 지금까지 자신이 얼마나 헛된 시간을 아깝게 보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이지성, 정회일 지음,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105쪽) 하잖아요.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도 봤고, 게임도 해봤고, 운동도 해봤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든 걸 해봤는데 책 읽기만큼 재밌는 건, 없었단 말이죠.

  배우기 위해, 즐거워지고 싶어서, 글을 쓰기 위해, 또는 연설을 하기 위해, 회상하기 위해 책을 읽지 말라. 아무런 목적 없이 독서를 해야 한다. 현재를 읽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 독서하라. (50~52쪽)


  사람들은 때로 소설을 읽는 이들에게 '그런 책 읽어서 무슨 도움이 되냐'고 합니다. 예전에 저도 한번 이런 소리를 들었지요.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읽고 있었는데 옆에 앉은 친구 왈, 그런 책 왜 읽냐, 영어나 공부해라, 랍니다. 그때 확 열이 뻗쳐서 혼자 흥분했지요. 아, 지금도 화딱지가 나네. 한때는 저도 소설이 과연 내 삶에 도움이 되긴 하는지 의문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궁금하고요. 실용적인 동기를 가진 이에게 책 읽기는 분명 쓸모있는 일일 겁니다. 하지만 때로는 멍청해 보이고 가치와 의미가 없어 보여도, 책 읽기 자체가 주는 즐거움과 기쁨을 무시할 순 없겠죠. 전 계속 의문을 가지면서도 지금 같이 읽고 싶어서 읽으렵니다. 남이 권한 책, 똑똑한 사람들이 추천한 책, 이런 거 다 집어치우고 오롯이 제가 즐길 수 있는 책을 보면서 말이죠.

  책의 마지막 글줄처럼 저도 묻고 싶습니다. 책 읽기보다 더 즐거운 일은 무엇인가? 그게 있다면 저에게 가르쳐주면 좋겠습니다.

  (2012년 2월 3일 ~ 2월 4일,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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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에 어느 정도 기본이 잡힌 상태라면 남들이 쓴 작법서를 볼 필요가 없다고 하지요. 자신만의 틀을 구축해 나가야지 남의 방법을 따라하면 안 되거든요. 하지만 저처럼 아직 감도 잡지 못한 보통 사람이라면 글쓰기의 기본에 대한 책은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책장에 16권의 글쓰기 책이 있습니다. 많은 권수는 아니지요. 이렇게 기존의 저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요했고 소설도 많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실행 아니겠어요? 연습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전 연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모양 이 꼴이지요. 반성 백 번.

  하지만 글이 막혔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이럴 때 가끔 글쓰기 관련 책을 읽곤 합니다. 글쓰기와 소설쓰기를 시작하는 분들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3권의 책을 권해봅니다.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05년 4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12년 02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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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쓰기를 겁내는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책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잘 쓰든 못 쓰든 우선 쓰라고 합니다. 무엇을 쓰든 큰 틀만 잡고 영혼 채 흔들며 휘갈기라고 말이죠. 썼던 글을 절대 뒤돌아보지 않고 머리 속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편집자들의 소리도 다 무시하고 말이에요.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지만 마음의 갈피를 잡게 해주거든요. 처음부터 쭉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라 짤막한 꼭지들로 책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 곳이나 펴서 읽으면 되는 책이 되겠습니다.
좋은 문장 나쁜 문장
송준호 지음 / 살림 / 2009년 8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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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2월 04일에 저장

문장이 안 된 글은 좋은 글이 아니다, 라고 합니다. 묘사나 서술, 이야기가 아무리 좋다 한들 문장이 엉망이라면 눈살을 찌푸리기 마련입니다. 아니, 그냥 책을 덮고 싶습니다. 문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떤 글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한번쯤은 읽어도 좋은 문장 관련 책으로 꼽고 싶습니다. 기본적인 주술호응, 접속사의 이용, 자연스런 문장 만들기, 깔끔한 문장 만들기, 문장 다듬기 등 문장의 기본기를 알 수 있어 참 좋은 책입니다. 96쪽의 아주 얇은 책이어서 부담도 적고 내용도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발상에서 좋은 문장까지
이승우 지음 / 마음산책 / 2006년 3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12년 02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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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들의 좋은 작법서들은 물론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 공작소>를 꼽지만 이 책을 포스트에 쓰는 이유는, 작고 가볍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미진한 건 절대 아닙니다. 할 말은 하고 필요없는 말은 배제하라, 소설은 큰 틀이 아니라 세세한 계획까지 짠 후에 써라, 등등. 소설가들의 작법서는 내용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많더군요.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통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있지요. 하지만 모든 작법서를 읽으면서 방법보다는 마음가짐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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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천재가 된 홍대리
이지성.정회일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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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

  이지성 작가는 <리딩으로 리드하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책을 읽은 후 감상을 적지 못했는데요, 제가 가진 글쓰기 능력으로 감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전율이 일었습니다. 내가 여태까지 읽었던 책들은 결국 내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책에서 언급한 인문고전 - 여태까지 한 권도 읽지 않은 - 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 이건 전율의 반인 자괴감이었고 다른 반은 두근거림이었지요. 나도 인문고전을 열심히 읽다 보면 더 똑똑해지고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이제부터 문학의 비중을 줄이고 인문서 위주로 책을 읽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지키지 못했네요. 책 뒤에 나온 추천 인문서 목록을 복사한 A4 종이가 아까워요. 하지도 못할 거 마음은 왜 먹었는지.

  인문서를 통해서 나를 바꾸자는 게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말한 주제였다면 이번 책에서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인문서보다는 자기계발 책과 자기 분야의 전문서적을 읽자는 거지요. 이야기는 소설 형식으로 꾸몄습니다. 전 살기 위해 독서를 한 정회일 씨(공동저자이십니다)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홍대리를 주인공입니다. 알고 보니 홍대리 시리즈가 있더군요.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 브랜드라네요. 어쨌든 직장에서 능력이 달려 다른 부서로 밀리고 잘못하면 잘리기 직전인 홍대리가 독서 멘토 해일을 만나 책 읽기를 시작합니다.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서 가벼운 책부터 읽은 후 100일에 33권 읽기, 나아가 1년에 365권 읽기로 점차 성장해갑니다.

  아무래도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책 읽기가 이 책의 주제인 것 같네요.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재밌고 책 크기도 작아 금세 읽을 만합니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저도 2시간만에 다 읽었어요. 그런데 뭔가 와닿지 않습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만큼 소름이 끼치지도, 순간 저를 멍하게 만들지도 못했어요. 그저 그렇구나, 직장에 다니면서 자신을 계발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지요.

  왜냐, 이 책은 철저히 '생존독서'를 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홍대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분야에서 1위가 되고 싶다고. 그래서 성공한 이들의 자서전을 읽고 자기 분야에 관련한 책을 읽습니다. 책 가장 뒤에 '단계별 따라 읽는 홍 대리 도서 목록'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STEP 3_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한 도서 종류로 [자기계발, 시간관리], [업무], [공부법, 독서법], [인생, 꿈 찾기], [성공, 부자, 재테크]가 있습니다. 모두 실용도서입니다. 그런데 어라? 문학은 어딨나요? 소설과 시, 에세이는? 이것들은 내 삶이 풍요로워지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불편함이 바로 여기서 온 거지요. 책에서 자신의 삶을 바꿀 만한 무언가를 얻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책 읽기 자체에 즐거움을 느낄 때도 많다 이거죠. 멍청하게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해도 말입니다. 책 읽기의 목적이 오로지 자신이 성공하는데 있다고 말하는 건 조금, 아니 많이 아쉽습니다. 물론 성장 뒤에 성공이 따르는 건 납득할 만한 순서이긴 하지만 반드시 이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책 읽기는 평범한 삶에 지극히 평범한 일이기도 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런 즐기는 책 읽기와 성공을 위한 책 읽기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도 100% 맞다고 하지 못하는 것처럼 어느 쪽도 100% 틀리다고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글쓴이 이지성 씨가 말한 것처럼 세상에는 책에 파묻혀 살면서도 자기 앞 길도 제대로 헤쳐 나가지 못해 가정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을 다듬는다고 인문서를 읽으면서도 사회 정의나 봉사, 기부의 삶에 철저하게 무관심인 사람도 있습니다. (11쪽) 문학이든 자기계발서이든, 어떤 책을 읽어도 자신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다른 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어떤 책이든 가치가 없는 책은 없습니다. 시간 때우기용 소설이나 만화도 그 도가 지나치지만 않다면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좋겠지요. 하지만 뭐든지 도가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거, 명심하세요오.

  (2012년 2월 2일, 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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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글 바로 쓰기 1 우리 글 바로 쓰기 1
이오덕 지음 / 한길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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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우리가 반세기도 더 지난 옛날부터 무심코 부르면서 자라난 이 노래부터 우리 말법으로 된 말이 아니다. "내가 살던 고향'이지 어째서 "나의 살던 고향"인가? 이 노래 말을 쓴 이원수 선생도 살아 계실 때 이 노랫말이 잘못되었지만 모두 부르는 노래를 고칠 수가 없다고 하셨다. 일제시대에는 우리 말의 병폐가 그다지 심하지는 않았고 또 그것을 깨닫지도 못했으니 예사로 넘겼지만, 지금은 도무지 그럴 수가 없는 때가 되었다. 그래서 훌륭한 문학의 업적을 남긴 분도 우리들에게 잘못된 말을 가르쳐 우리 말을 병들게 했을 경우 그 잘못을 드러내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을 하는 사람, 더구나 어린아이들에게 겨레의 말을 가르치는 아동 문학 작품을 쓰는 사람의 책임이 얼마나 큰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123쪽)



  정말 오랜만에 눈에 불을 켜고 본 책입니다. 많이 틀리는 말법을 포스트잇으로 표시했는데 그 두껍던 포스트잇 뭉텅이 하나를 다 쓰고 말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리도 말을 잘못 쓴다는 것에 자책이 들고 이런 현실에 관심을 두고 고쳐나가려는 사람이 적다는 것에 한숨이 납니다. 물론 저는 노력하지는 않고 관심만 조금 기울인, 보통 사람입니다.

  이 책은 정말 우연히 집어들었습니다. 도서관에서 글쓰기에 대한 책을 고르다가 잠깐 편 것이지요. 이오덕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후 이 책의 고침판(개정판)이 새로 나왔다는 걸 신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마구 웃었죠. 한글 연구가의 이름이 '오덕'이라니! 우히히히아하하하. 물론 지금 그렇게 웃는 분들을 보면 조금 씁쓸합니다.

  이번 글은 책에서 감명깊게 봤던 내용을 요약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아동문학가로 활동하시면서 우리 겨레의 말을 살리는 데 힘쓰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중국과 통하며 중국의 문자인 한자를 써왔고(주로 글 깨나 배운 사람들이나 그랬죠) 일제시대에는 일본어가, 그리고 독립 후부터 미국을 비롯한 많은 외국어가 들어왔습니다. 우리 말글의 진짜 모습은 사라지고 차차 다른 말글에 물들어갔지요.

  글쟁이들의 '문자 쓰는' 버릇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진위는 차치하고라도' 따위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나타나고 있다. 될 수 있는 대로 민중들이 잘 안 쓰는 말을 써서 유식함을 자랑하고 싶어하거나, 적어도 너무 쉬운 말을 써서는 자기가 무식하게 보일 것을 열며하는 것이 글쟁이들에게 두루 퍼져 있는 버릇이다. 이 부끄러운 버릇을 싹 뜯어고치지 않고는 우리 말글을 살릴 수 없다. (43쪽)


  한자어는 우리말에서 약 90% 정도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런고로 한자어를 모두 없대고 모두 순 우리 말글로 바꾸는 건 아주 힘든 일일테고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말이죠, 정말 '문자 쓰는 버릇'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버릇은 나이를 먹을수록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배울수록 똑똑해져야 하는데 그 배움 자체가 조금은 그릇되었다고 해야 하나요? 우리가 자주 쓰는 말들을 책에서 몇 찾아 보았습니다.

· 한국여자 파죽의 4연승 (→거침없는) 『한겨레』, 1989. 1. 29
· 연습비행 중 새떼와 조우, 몇 마리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바람에 엔진에 화재가 발생, 추락했다. (→새떼를 만나 | →불이 나, 떨어졌다.) 『한국일보』, 1987. 9. 30


  오래 전에 나온 책이라 예시글도 옛 신문에서 쓰인 글입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의 신문기사 제목과도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왜 우리는 괜히 어렵게 한자를 쓰는 걸까요? 바꿔 쓸 수 있는 우리 말이 있는데도 굳이? 익숙한 단어라도 한번쯤은 생각을 달리해 우리 말글을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어릴 때 신문 스포츠 꼭지에서 '패자'란 단어를 보고 어리둥절한 적도 있습니다. '진 사람'이란 뜻인지 '으뜸인 사람'이란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한자는 같은 발음인데도 다른 의미를 가진 게 많으니 이런 사용도 자제해야 하겠죠.

  한자어를 모두 순 우리 말글로 바꿔 쓸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애쓸 수는 있습니다.

  이번엔 우리 말을 병들게 하는 일본말 차례입니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후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일본어를 사용했습니다. 뭐라고요? 늙은 사람이나 일본어를 써서 그렇지 우리 젊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말하는 그 '늙은 사람'이 아랫사람을 가르치고 그 아랫사람이 우리를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한자어는 단순히 단어를 그리 쓴 것 뿐이지만 일본어는 우리 문법을 파괴하고 말았습니다. 책은 이 글에 쓰기 귀찮을만큼 많은 예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잘못 쓰는 것들만 몇 가지 적어 볼까요.

· 세계 최대의 범종으로 만들어지는 이 종은…… (→만드는) KBS 방송, 1988. 8. 11
· 국가보안법의 출판규제 폐지돼야 (→폐지해야) 『중앙일보』, 1988. 7. 20
· 나의 첫 번째 존경하는 분 (→내가) 『길』, 제 11집
· 나에게 있어 낙선은 고배가 아니라 축배다. (→나의, 나에게) 『여성자신』, 1988. 7.
· 문화작업의 시작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시작으로서, 시작이 되는, 〔을〕 시작하는) 『한겨레』, 1988. 7. 8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감옥 속의, 감옥에서 〔얻은 생각〕), 어느 책 이름
· 어린이들을 보다 안전하고 포근하게 돌보고…… (→더, 더욱) 『해송 아기둥지』
· 문화제, 예술제 (→문화 잔치, 예술 잔치)


  예시글로만 보시면 잘 모르실 겁니다. 책을 꼭 한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에서 잘못 받아들인 문법 중 하나가 '의'인데요, 이는 일본어 'の'에서 온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어에서는 이 'の'가 문법에서 꼭 필요한 존재랍니다만 우리 말글에서는 '의'를 없애고 말을 조금만 바꾸어도 충분히 뜻이 통하지요. 책은 '의'가 들어간 잘못된 문법을 무려 8개나 말하고 있습니다. (의, 와의, 에의, 로의, 에서의, 로서의, 로부터의) 글 가장 위에 있는 '나의 살던 고향은'도 마찬가지겠죠.


  현실적으로 한자어는 고치기 힘듭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건너온 엉망진창 문법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글은 바르게 못 써도 부끄러운 줄 모르면서 영어는 글자 한자 잘못 쓰면 크게 수치스런 일로 아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교육이고 정치고 문화고 제 갈 길을 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오랜 세월 길들여진 종살이본성을 뿌리째 뽑아버리지 못한 때문이다. 걸핏하면 외국손님 보기에 부끄럽다는 식으로 말하는 버릇도 우리가 마치 외국 사람들 위해 살고 있는 것처럼 알고 있는 종살이본성에서 나온 말이다. (199쪽)


  종살이본성은 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허허. 하지만 위의 말은 마음에 들지 않나요? 맞춤법 틀린다고 누가 잡아가냐. 이런 사람들이 꼭 영어단어 잘못 쓰면 부끄러워하고 남이 그럴라치면 놀리고 그러죠. 세계화시대에 영어를 배워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렇다고 우리 말글을 놓치면 절대 안 되겠죠. 마지막은 서양말입니다.

· 너 아까 우리한테 넘어졌었잖아. (→넘어졌잖아)
·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었다. (→몰랐다)


  제가 보기엔 영어에서 때매김(시제)을 잘못 받아들였다고 봅니다. 영어에서 때매김은 현재, 과거, 미래와 진행, 완료, 완료진행이 뒤섞여 총 12개의 때매김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말글에서는 3개 뿐이지요. 이적(현재), 지난적(과거), 올적(미래). 더 낭감을 나타내는 때로서 '-고 있다' '-고 있었다' '-고 있겠다'가 있을 뿐이지 '-었었다' 식의 지난적끝나때(과거완료시)라고 쓰는 말법은 없습니다. 과거완료를 쓰고 싶다면 '-했던 적이 있다' 같이 써야 하겠죠.

  과도한 수동태 문장도 잘못 받아들인 것 중 하나이고 무분별한 외국어도 문제입니다. 앞것은 충분히 고칠 수 있다지만 뒷것은 글쎄요, 이건 모르겠습니다. 텔레비전, 컴퓨터, 마우스, 노트북, 왁스, 스프레이, 포스트잇, 배터리. 제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이리 많네요. 하지만 예전에 '네티즌'도 어떻게 바꾸나 했는데 '누리꾼'이라는 단어로 멋있게 바꿨잖아요? 서로 생각을 나누다 보면 차차 나아지겠죠.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보며 그리 열광하던 때가 별로 되지 않았습니다. 한석규의 쌍욕에 열광했나요? 신세경의 미모에 열광했나요? 밀본의 정체에 깜짝 놀랐나요? 단지 그뿐이었나요? 바꿀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바꾸기 무섭고 힘들기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지 않는다면 누가 한단 말입니까? 남들도 다 '누군가 하겠지'라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는 누가 올바로 알려줄까요? 조그만 것부터 시작하는 우리 말글 살리기, 이 책 읽고 한번 도전해 보세요.

  (2012년 1월 29일 ~ 1월 31일,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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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04: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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