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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의 노래 ㅣ 어린이를 위한 인생 이야기 7
미스카 마일즈 지음, 피터 패놀 그림, 노경실 옮김 / 새터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애니의 노래를 읽으면서 가는 지하철안에서 가슴이 울컥했다. 아이의 그 작은 말 속에서도 사람을 마음을 움직이는 울림이 있었다. 그 문장은 ‘양탄자를 천천히 짜면 안되나요’ 라며 엄마에게 묻는 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 양탄자를 짜기 시작했다는 부분. ‘왜 양탄자를 천천히 짜면 안되냐’고 물었던 애니가 다시 양탄자를 짜기로 마음을 먹은 일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할머니 곁에 있고 싶은 아이의 마음.
여전히 가슴을 울린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애니의 할머니는 자신의 운명앞에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아침에 동쪽에서 뜬 해는 저녁에는 땅으로 돌아간다고, 선인장은 영원히 활짝 필 수 없다고 하며 그것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손녀딸에게도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손녀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며, 양을 밖으로 내보내서 엄마가 양을 찾으로 나간다면 양탄자를 짜지 못해 하루를 쉬게 됨으로 해서 더 하루가 늦어지지 않겠나 하는 간절한 마음을 내비친다. ‘이제 식구들이 하루 종일 양들을 잡으로 다닐 거야. 그러면 엄마는 오늘 하루, 양탄자를 못 짜게 되겠지...’그러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실도 풀어헤치고, 선생님의 신발도 숨켜보았지만 그 또한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애니의 그런 행동을 본 할머니는 옥수수밭에서 애니에게 말을 한다. 그리고 애니에게 인간의 운명을, 자연스럽게 자연의 순리가 있음을 설명한다.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왜 죽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나이의 아이들에게 가슴으로 읽게 해 줄 수 있는 뜨거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애니도 자신도 언젠가 할머니처럼 땅으로 돌아갈 것임을 알고 양탄자를 짜기 시작한다.
참 차분하면서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