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무엇이든 악착같이 긁어모으려고 애쓰는 탓에 삶이 진정으로 베푸는 것을 거머쥐지 못 합니다. 걸인이 아닌 걸인,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 삶이 아닌 삶, 벗어던짐이 아닌 벗어던짐 - 그래서 내가 이를 벗어던짐이라 이릅니다만 - 바로 거기에 길이 있습니다.!"- 98쪽


남들이 갖고 있는 것은 당연히 가져야 하고, 남들이 갖지 않고 있는 것을 가짐으로 해서 존재를 과시하는 시대. 새롭게 등장하는 SNS는 사진과 텍스트로 스스로를 노출하는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게 만든다. 남들도 하는데, 너는 왜 못하냐고 몬다. 눈과 귀글 막고 살 수 없는 세상. 우리는 그 시간 속에서 점점 말은 줄고 이미지와 텍스트로 싸움을 걸고 붙는다. 


이전보다 먹을 게 많아지고, 삶의 환경도 달라졌는데, 우리 삶의 질은 어떤가. 더 행복하고 더 즐겁고 더 기쁜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가지지 못한 것을 채움으로 해서 만족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수많은 광고는 오늘도 우리를 소비의 광장으로 끌고 간다. 사거나 말거나. 


오늘 우리 시대를 둘러싼 광고의 메시지는 어떤가. 


더 멋진 몸매, 더 멋진 차, 그리고 집을 소유하라, 그러면 당신은 더 유명해질 것이고,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알렉상드로 졸리앙. 그는 태어날 때 남과 다른 몸으로 태어났다. 세상의 눈은 그를 바르게 보지 않았다. 자신할 수 있는가, 우리의 눈과 그의 몸이 마주했을 때? 그렇게 그는 3살부터 17년간을 요양 시설에서 보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자신의 삶에 무너지지 않았다. 무너져야 할 것이 없었다. 그리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그 깨달음의 순간, 그리고 그는 책을 쓰고 자신의 삶을 기록했다. 이 책이 바로 그 삶의 기록 중 하나다. 


"남의 지적을 결코 불쾌하게 여기지 않고, 작금의 현실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겸허라는 사실에 저는 만족합니다. 저는 어제의 제가 아니고, 내일의 저 또한 아닐 것입니다. 저는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저 자신일 때 겸허합니다. 그렇게 겸허히 존재한다는 것은 곧 전적으로 충만하게, 환희에 넘쳐 존재함을 의미합니다."-64쪽.


남들이 다 가지려고 몸부림칠 때 그는 자신의 마음에 가득 찬 불편한 것들을 내려놓으려 더 애썼다. 마음의 평정을 얻고 그는 우리 인간 삶을 들여다봤다.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 


"내려놓는 삶의 태도란 어쩌면 자신의 나약함을 더 이상 물리쳐야 할 적으로 여기지 않는 자세를 말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상처를 거북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기꺼이 끌어안는 자세 말이죠. 친구여, 인내하라! 저에게 기도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39쪽


철학가로서, 종교인으로서 살아가는 삶 속에서 그가 얻은 지혜들을 담은 문장들에 메마른 사회를 한 줄 한 줄 적신다. 


감사하는 마음, 

겸허한 마음, 

상대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있는 대로 받아들이는 마음, 

지금 누릴 수 있는 즐거운 마음,

거짓과 위선으로 둘러싸인 나를 벗어버리는 마음, 

집착을 버리는 마음,


오늘을 사는 우리가, 내가 가져야 할 마음들이다. 그리고 그냥 행복해라, 질문은 그만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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