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건축
이토 도요 지음, 이정환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내게 다시 학문 혹은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건축을 선택하고 싶다. 내가 갖고 있는 선천적 지혜나 기술을 뒤에 두고서라도 말이다. 받아주는 것은 그다음일이다. 내가 선택을 하는 일이라면 말이다. 


무엇이 나를 건축에 관심을 갖게 하는지는 모르겠다. 일본 작가들이나 혹은 건축가들의 수필류를 보다 보면 그들이 갖고 있는 건축에 대한 생각이 나를 이끄는 듯하다. 한국의 건축가들도 다르지 않다. 잘 알려진 분들의 글솜씨도 건축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깊다. 한 분야에서 그렇게 내공을 쌓는 일이 쉬운 일인가. 


주어진 환경과 여건을 토대로 해서 최대한 사람과 자연과 주변 환경이 어울릴 수 있는 조화가 건축에서는 필요하다. 때로는 파괴적이고 비상식적인 양식도 물론 필요하다. 


최선은 무엇일까. 


그 지점에서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대한 논쟁은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으로 결정된 이후부터 끊임이 없었다. 지금은 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중인지 조용하다. 일본의 건축은 지진이라는 자연재해 앞에서 보다 강건하게 서고자 하는 인간 노력의 결실 체라 고도 할 수 있다. 


건축의 기본은 다른 어떤 것보다 일본 지형적 특성에 따른 집중도 있는 건축양식이 우선이다. 


'내일의 건축'은 한국 태생의 일본 건축가로서 2013년 건축계의 가장 뛰어난 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이토 도요의 책이다. 그가 그동안 이룩한 작업물과 생각들을 통해서 일본 건축의 현주소를 찾아볼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다. 공공의 건축물이 어떻게 인간 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은 그다.


"하지만 건축의 강한 자립성과 완결성은 권위의 주장과 닮아 있어 건축에  내재되어 있는 질서를 사람들이 따르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나는 사람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안과 밖을 구분하는 건축의 경계를 적극적으로 약화시켜왔다. 하지만 안팎을 구분하는 것이 건축 본래의 정의이기 때문에 안팎의 경계를 애매하게 만드는 행위는 근본적인 모순으로도 볼 수 있다. 나는 이런 모순을 인식하면서도 굳이 이 테마에 도전하고 싶다. 그것이 나를 건축으로 향하게 하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167페이지, '내일의 건축(이토 도요, 안그라픽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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