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건축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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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건축가들은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자신들의 나라의 건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기 시작했다. 자연을 거슬러 만들어진 기계적이고  거대한 건축물은 재해로 인해 그대로 무너지는 현실을 목격했다. 구마 겐고는 이 처럼 거대하고 합리적이고 강인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쓰나미에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고는 그 지점에서 건축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으며, 새로운 사상이 시작되는 거대한 변화를 느낀다고 고백한다. 

 

구마 겐고는 이제 인간은 수동적인 형태의 구조물에 갇혀 사는 인간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우리가 필요한 에너지들을 얻어낼 수 있는 존재로 변신하고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은 '작은 건축'에 몰두하게 되었음을 밝힌다. 


그가 말하는 작은 건축은 단지 외형적으로 작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 책에서 "단순히 크기가 작은 것이 '작은 건축'은 아니다. 자신의 손으로 만들 수 있고 자신의 손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작은 것이다. 자신의 손을 이용해 자신과 세계를 연결하는 도구가 '작은 건축'이다(본문 101페이지 중에서)"라고 밝힌다. 


그리고 작은 건축은 의존을 통해서 더 강한 건축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그의 작업활동을 통해서 그는 증명한다. 


하지만 적절하게 다른 힘, 예를 들면 압축력과 조합시키면 장력은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구조체를 만들어낸다. 앞 장의 '의존하는 구조'와 마찬가지다. 적절하게 의존하는 '현명한 기생'이야말로 가장 강한 것이다. 


230페이지, '작은 건축(구마 겐고, 안그라픽스)'


이 책은 저자가 일본의 건축문화와 더불어 다른 나라의 건축 유형을 비교하여 작은 건축의 의미를 더욱 잘 드러나게 연구하고 조사한 결과로 만들어 진 책이다. 새로운 시도를 즐겨하고 재생 가능한 건축물을 통해 죽은 건축이 아니라 살아있는 건축물로서 인간과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서의 건축을 추구하는 구마 겐고의 건축이념이 잘 표현되어 있다. 


다양한 전시가 곳곳에서 있다. 그 때마다 좀 많은 건축 폐자재들이 생기는가. 재활용가능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한 번 쓰고 버리고 만다. 이러한 낭비를 줄이고 재생가능한 건축물을 만들 수는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다면 좀 더 우리는 지구환경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며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쌓기', '의존하기', '엮기'와 '부풀리기' 등 네 영역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우리는 좀 더 다른 부자재들을 쓰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교감가능한 건축물을 만드는데 신경쓰고 있는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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