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말을 걸다 - 외롭고 서툴고 고단한
신현림.신동환 지음 / MY(흐름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신현림 시인의 이번 책은 아빠다. 살아 계신 아빠와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 놓치고 잃어버리고 발 동동 구르고 울고 불고 하기 전에 살아 계신 아버지와 좋은 추억을 만들라는 것이다. 

아무런 예고 없이 맞는 죽음이 아니라 천천히 건강하고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자고 한다. 만나면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지만 우리는 애써 외면한다. 쑥스럽기도 하고 해보지 않은 것이니 받아들이는 일도 쉽지 않다. 


갑자기 어느날, 아버지에게 맥주 한 잔 하러 나가자고 하거나, 여행을 떠나자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을 하실까. 대개 뭔 소리야, 갑자기, 비싸게 왜 나가서 그러냐, 돈 쓰지 말고 그냥 사다먹자고 하시거나 됐다고 하시고 말 일이다. 


그래도 꾸준히 하자, 하나 둘씩 하다보면 늘어난다. 대화하지 않으면 묻지 않으면 통 답을 주시지 않으시니 자식이 묻고 말을 걸어드려야 한다. 그러면 못 이기는 척 한 말씀 두 말씀 꺼내 놓으시다보면 못다한 꿈,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건질 수 있다. 그게 인생이 아니겠는가. 매일 나가 외식을 하지 못하더라도 주말에 한 번씩 뵐 때 그렇게라도 한다면 이야기는 남지 않는가. 


책 속 마다 아버지와 했으면 하는 것과 했던 일들을 한 장 한 장 써 나갔다.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하숙생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 노래를 잘 부르시는지 궁금하다. 그럼 어떻게 하나, 가보면 될 일이다. 가자. 익산 미륵사도 가고 박물관도 가서 아버지가 궁금해하시는 것들을 알아보고 지난 시간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웃으며 대화해보자. 그게 할 일이고 그게 인생이 아니겠는가. 어려운 일 아니다. 


여러 밑줄 치고 싶은 문장이 있지만 하나를 여기에 옮긴다면 돈에 대한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돈이면 사실 어느 정도 행복할 수 있다. 이왕이면 좋은 자리 이왕이면 크게 쓸 수 있게 해주는 게 돈 아닌가. 


“사람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는 세상 풍토가 달라지지 않는 한 죽음으로 향하는 나약한 절망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 염려된다. 이 세상은 돈이 없어 절망하는 게 아니라, 모래알처럼 부서지는 인간관계,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이기심, 연민과 배려 없음, 고독감 등에 절망하고 죽어간다.”


그렇다 사람관계다. 행복은 관계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관계에서 끝난다. 가족은 그 관계를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없이 갖고 나온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를 제 맘대로 흔들어 버린다. 돈은 부모도 외면하게 한다. 


오늘 저녁에는 전화를 한 번 걸어보자. 그리고 묻자. 말을 걸어보자. 


돈이 아니더라도 소박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새삼 저자가 잠자고 있는 소소한 행복거리들을 꺼내 말을 걸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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