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환기 탄생 100주년 기념
이충렬 지음 / 유리창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김환기는 젊어서부터 조선미의 특징을 찾아내려고 무던히 노력했고, 결국 그것을 백자항아리에서 찾았다. 파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우리 것을 그리려고 애썼다. 그는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240페이지,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처음 그림을 볼 때는 무슨 점인가, 무슨 새인가 했었다. 이 책은 그러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김환기의 전기이다. 전문작가의 세밀하고도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재미를 더한다. 김환기와 변동림 그리고 김향안의 관계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었다. 몰랐던 것을 알게 해주는 책, 안 읽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작가의 작품 이미지가 더 들어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다. 이 책 읽고 미술관에 가본다면 좀 더 느낌이 다를 것이리라. 가 볼 일이다.

 

자신의 재산을 기꺼이 내려놓고 예술을 향한 집념 하나로 견뎌 온 세월이었는데 그의 마지막 삶은 그래서 더욱 간절 했었을텐데 그 끝은 허망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아쉬움을 남기고 간 그의 삶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는 김환기의 전기이다.

 

어려운 삶의 고비에서 그를 도와준 사람들의 정도 새롭다. 그의 삶이 진실했기에 사람들은 그를 지지했다. 이것도 저것도 하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그의 마지막은 한국미를 찾기 위한 시간이었다.

 

김환기는 화폭 전체를 우주로 만들고 수많은 별을 그렸다. 떠오르는 태양도 그리고, 하늘 가득한 은하수도 그렸다. 푸른 우주, 붉은 우주, 주황색 우주를 그렸다. 한 폭에 그리다 모자라면 두 폭에 나눠서 그린 다음 이어서 한 폭의 우주를 만들었다. 작품 한 점에 한 달씩 걸렸지만, 조선시대 여인들이 무명에 수를 놓듯 점을 찍어가며 우주를 그렸다.”

 

그의 그림을 이해하기에는 바탕이 약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부족함을 채워주어 이해를 돕는 가이드북이 되어 줄 것이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과의 차이를 느끼게 해 준다. 그림이라는 것이 보는 이의 감성크기만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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