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시간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닥치는대로 읽고 싶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구 씹어 먹고 싶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스스로가 알아서 내 생각을 만들었으면 한다. 여러 재료들을 다 넣으면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것 먹듯이 내 생각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내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으면 싶다. 말도 안되는 소리. 생각이 서랍장처럼 꺼내쓰고 닫고 보관할 수 있나. 그렇게 정형화된 사물화된 생각은 이미 생각이 아니다. 죽은 있는 단어일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말은 생명이다. 시인의 말은 살아 있다. 생명에서 바라본 것들, 그 속에서의 삶을 통해 인간을 바라보고 느낀 것들을 그대로 담는다. 그것이 2차라 할 지라도 그 조차도 못하는 평민들에게는 대단하고도 엄청난 일이다. 우리들의 시간을 나는 그런 느낌으로 읽었다. 생명은 자유다. 그런데도 우리는 물줄기를 이리틀고 저리틀고 막고 가두어버리듯 우리의 몸과 생각들을 틀에 맞추고 끼어넣고 맘대로 죽이고 살리려한다. 그건 이미 생명이 아니다. 그것이 스스로가 움직이도록 하는 일이되어야 한다. 내가 자연과 다르지 않고 자연이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있는 것이 인간이다. 따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시간은 외롭고 고독한 한 사람의 전투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